막시무스의 인간 동물원에서 살아남는 법
막시무스 지음, 송진욱 그림 / 이른아침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1.동물원에 가다.

이 책을 읽기 전 인간동물원이 아닌 평범한 동물원에 다녀왔다.
주말을 맞아서 단체관람을 온 외국인으로부터 주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 나들이객, 서로 손을 꼭 잡고 다니는 연인들, 그야말로 남녀노소를 불문한 사람들이 동물원을 찾는다.
나 역시그 중에 있다.
동물원에서 우리에 갇혀 지내는 동물들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불쌍함의 표시로 아니면 재롱을 즐기기 위해 우리안에 먹을거리를 던지기도 한다.
그런 인간들의 놀림 섞인 행동에 어떤 동물들은 박자를 맞춘다.
먹이를 받으려 온갖 제스쳐를 취하고, 때론 인간 흉내를 내며, 손짓을 한다.
때론 잘 한다며 오히려 인간에게 박수도 친다.
그런중에도 인간들을 싸늘히 외면하는 동물들도 있다.
단지 귀찮았던 것일까? 
하긴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같이 찾아와서 얼굴 들이밀고 신기한 표정으로 자신의 누드를 보고 있다고 생각을 해봐라.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만도 하지만, 부끄럽다는 생각도 잠시, 귀찮은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생김새가 비슷할 뿐 사람들의 지문만큼이나 저마다 다른 성격과 외모을 갖고, 다른 생각을 하며, 다른 환경속에서 살고 있다.
그렇다면 막시무스가 인간사회를 동물원에 비유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어떠한 학습을 목적으로 대자연의 갖가지 동물들을 잡아와 갖춰진 틀안에서 길들여 살아가게 하는 곳이 동물원이다.
인간사회도 이념을 달리한 국가라는 틀속에, 정치,경제라는 원리의 틀속에서  문화라는 우리에 사람들이 길들어 살게끔 만들어 놓았다.
결국 인간동물원에 우리는 살고 있다.

2. 인간동물원에서 살아 남는 법.

동물원에서는 인간들이 의도했던 가치가 없는 동물들은 대자연에 방생되거나, 또 다른 방법으로 인간의 유용성에 기인하여 사라진다.
인간동물원 역시 마찬가지다.
권력과 힘의 논리로 인간동물원의 인간들을 지배하고 조종하는 사람들은 도태되거나, 지나치게 혁명적인 인간들이 무가치하거나, 위협적인 존재로 생각되면 당연 제거의 대상이 된다.
동물원이든, 인간동물원이든 순종만이 최상의 살길이다.
책을 읽어갈수록 선인들의 명언이 주는 순수한 의미나 막시무스가 덧붙인 현 인간동물원의 상황은 암울하기만 했다.
마치 이 책의 말들은 인간동물원의 모순을 순응하면 살아가라는것처럼 들린다.
나의 착각이다. 
막시무스는 선인들의 말씀과 더불어 자신의 의지를 담아 인간동물원에서 진정한 삶을 지탱해줄 힘과 용기를 전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스스로 모순된 원리에 길들여져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 
막시무스는 우리가 가진 모순을 자각시켜 주고 싶어 한다.
선인들의 거스를수 없는 법도처럼 느껴지는 말들을 통해, 자신이 덧붙이는 쓴소리 한마디를 통해서 말이다.
사랑,돈,친구,교육,정치,인생,일등에 관한 쓴소리를 통해 테레사 수녀를 대신해 어두운 세상에 작은 촛불을 켜고 싶어 한다.


3. 인간동물원에서 탈출하는 법.

동물원의 동물들은 실제로 동물원이 아닌 대자연속에서 대자연의 섭리에 맞추어서, 먹이사슬에 기인해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간 역시 가장 자연스러운 삷을 추구하려 한다면 그것은 인간동물원에서 탈출해서 자연스러운 사회환경에서 살아가야 한다.
책의 첫장의 느낌과 다르게 마지막장에 다다랐을때 뭔가 탈출구가 보이기 시작한다.
좀 더 진화된 인간사회에서 아직 탈출하지 못한 인간동물원의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의 탈출구이다.
탈출구를 빠져 나가기 위한 노력이 한번 더 필요한 시점이다.
"인간동물원에서 살아남는 법"에서는 세번의 트레이닝이 가능하다.
한번은 선인들의 과거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경험의 가르침을 마음속에 새겨야 한다.
또, 한번은 막시무스가 그 가르침에 때로는 지금의 현실에 맞추어진 쓴소리로 화답한 좀 더 깊어진 생각을 다시금 마음속에 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두번의 트레이닝으로 느낀 자신만의 깨달음을 책의 빈칸에 채워가야 한다.
선인들도 막시무스도 할 수 없었던 자신만의 새로운 창의성을 발견해 낼 지도 모른다.
따로 빈칸이 마련되지 있지는 않지만, 이런 생각을 반영하듯 활자가 작게 편집되어 나름의 활용공간은 충분하다.
세번의 트레이닝이 끝낸다면 아마도 좀더 진화된 인간의 모습으로 동물원의 동물들을 바라보듯, 인간동물원의 인간들을 한차원 높은 곳에 살면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드디어 인간동물원으로부터 탈출이다! 
인간동물원에 계신 여러분!
오늘부터 막시무스와 함께 탈출구를 향한 몸짓을 시작해 보세요.
한차원 높은 생각들이 기다리고 있는 세상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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