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가 할아버지를 만난 날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2
에이미 헤스트 글, 홍연미 옮김, 헬린 옥슨버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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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비단이에요.

 

작년 이맘때쯤 『찰리가 온 첫날 밤』을 처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온 나라가 며칠씩 퍼붓던 눈소식에 정신이 없었을만큼 추웠던 겨울이었는데

『찰리가 온 첫날 밤』을 읽던 순간만큼은 참으로 포근했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답니다.

 

그로부터 일 년 후 『찰리가 온 첫날 밤』의 후속편인 『찰리가 할아버지를 만난 날』를 만날 수 있었어요.

저 처음 보자마자 꺄~! 하고 소리질렀다는 :D

 

 

 


 

 
 

찰리가 할아버지를 만난 날

헬린 옥슨버리 그림 / 에이미 헤스트 글 / ㅣ홍연미 옮김

215*255mm 40p 양장본

권장연령 4~7세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2

시공주니어

 

 

 


 

 
 

『찰리가 온 첫날 밤』에서 길을 잃은 강아지 찰리를 반려견으로 맞이한 헨리는

자신의 소중한 친구를 사랑하는 할아버지에게 소개하려 해요.

 

요즘 우표 붙여 손편지를 주고 받는 친구들이 거의 없을텐데 편지글로 운을 떼는 장면부터가 어쩐지 다정합니다.

조부모와의 사랑까지 눈깜짝할 새 주고받을 수 있는, 그야말로 눈이 팽팽 돌아가는 요즘이잖아요.

바닥에서 저지레를 하고 있는 찰리의 모습과 더불어 책상에 앉아 할아버지에게 사랑을 담아 편지를 쓰고 있는 헨리의 모습.

첫 페이지만 넘겼는데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되돌아가는 듯한 여유로운 향수에 젖어들게 해요.

 

역시 헬린 옥슨버리, 역시 에이미 헤스트랄까 :D

 

 

 

 


 

 
 

째깍째깍, 시간이 흘러갔어요.

 

뭐든 처음이라는 것은 늘 설레며 두려움을 동반하지요.

사실 손자인 헨리를 보기 위해 단박에 달려온, 강아지와는 친구가 될 줄 모르는 할아버지.

 

처음 만나는 찰리와 할아버지의 미묘한 긴장감이 짹깍짹깍, 우리에게도 전해집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칠 줄을 모르는 눈은 더 세차게! 더 하얗게! 더 세차게! 그러다가

할아버지의 모자가 바람에 홱 벗겨져 하늘로 올라가버렸어요.

 

그리고 찰리는 세찬 눈보라 속에서 모자를 뒤쫓았어요.

 

찰리! 찰리! 찰리이이이!

찰리! 찰리. 어서 돌아온!

 

 넌 순하니? 아니면 사납니? 라고 물어보며 미소를 짓지 않았던 할아버지는

어느새 헨리만큼이나 큰 목소리로 애타게 찰리를 찾게 됩니다.

 

 

 


 

 
 
 

째깍째깍, 시간이 흘러갔어요.

만나서 반갑다, 꼬마 친구야.

 

할아버지의 마음이 열리는 순간, 둘은 이제 친구가 됩니다.

 

여러분은 친구와 처음 만났던 순간이 기억나세요?

누군가와 처음 만날 때의 미세한 흥분과 두려움, 설렘과 불안함이 교차하는 복잡한 심정 말이에요.

물론 대부분의 만남은 막연한 기대감에 휩싸여 기분좋은 설렘으로 기억되겠지만

헨리의 할아버지처럼 강아지와 친구가 되는 방법을 모르는 이에겐

나이와는 상관없이 그 처음이란 순간이 무척이나 겁이 나는 일일꺼에요.

비단 반려견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죠.

 

누구나 처음은 겁이 날 수 있어요.

하지만 일단 해보고 나면 막상 더 좋을 수도 있는게 바로 인생의 묘미겠죠.

 

 

 

 


 

 
 

친구가 되는 과정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따뜻한 눈맞춤이에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내 인생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성숙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살아온 인생만큼의 아집을 품을 수도 있는 일이죠.

그렇기에 강아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찰리와의 만남을 통해 변화시켜 나가는 할아버지의 순수한 성숙함이 존경스럽습니다.

 

손자에 대한 사랑과 손자의 반려견에 대한 애정을 동시에 담고 있는 『찰리가 할아버지를 만난 날

 

각 페이지마다 마치 액자에 담아놓은 듯 테두리를 둘러 더욱더 다정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이 책은

글과 그림 모두 화려한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한껏 체온을 높이는 특별한 재주가 있더군요.

올 겨울, 아이와 눈을 맞추며 따뜻하게 읽기에 더할나위 없이 사랑스런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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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울지마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20
오호선 글, 유승하 그림 / 길벗어린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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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비단이에요.

 

아가야, 울지마.

살면서 울지 말라는 말을 이렇게 많이 하게 될 줄 엄마가 되고서야 알았네요.

엄마는 태어나는 순간 아가와 다른 몸뚱이가 됨을 알지만 우리 아가들은 아직도 한몸인양 서러워 할때가 많죠 :)

어르고 달래도 엄마만 옆에 없음 울음이 터져나오곤 하는 우리 아가들을 위해 동물 친구들이 똘똘 뭉쳐 달래주러 왔어요.

 

어떤 이야기인지 한번 볼까요.

 


 

 
 

아가야 울지마

오호선 글 / 유승하 그림

2001년 초판 발행 / 2008년 개정판

220*275mm 29p 양장본

권장연령 1~3세

길벗어린이

 


 

 
 

이야기의 구조는 간단해요.

잠에서 깬 아가는 엄마를 찾으며 울음을 터뜨리고 그럼 동물 친구들이 나와 아가를 달래주는 형식의 반복이에요.

간단한 구조의 반복과 페이지당 두어줄의 간결한 문장으로 어린 친구들의 읽기 독립용 책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잠에서 깨면 제일 먼저 찾게 되는 존재, 엄마...

가끔은 잠결에 짜증스러울때도 있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참 고마운 일이에요.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해온 나라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이렇게까지 절대적인 존재로 맹목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말이에요.

물론 그런 시절도 앞으로 몇년 안 남았지만서도요 ㅎ

 

 

 


 

 
 

누가 울어?

 

야옹야옹 고양이가 달려와 토닥토닥 아이를 재워줍니다.

 

와... 저 고양이 그림! 정말 한눈에 반해버렸지 뭐에요 :D

민화 속에서 아가를 달래주기 위해 단숨에 현재로 건너온 것 같은 매력적인 고양이 그림이에요.



 

 

고양이와 같이 코코 자고 일어나서도 눈물이 터져나오는 아가를 위해

멍멍 강아지와 꼬꼬댁 수탉, 풀썩풀썩 게, 그리고 엉금엉금 거북이가 차례차례 등장합니다.

 

어린 친구들이 동물들의 이름과 동시에 사는 장소를 자연스럽게 인지하도록 꾸며져 있어요.

그리고 다음 책장을 넘기면 어떤 동물이 나올까 두근두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죠.

물론 아가들이 사랑해마지않는 흉냇말로 동물을 소개해 각 동물들의 특색까지 알려주고 있답니다.

 

특히 꼬꼬댁 수탉이 등장하면서 함께하는 발자국 찍기 놀이는 그림이 참 근사하더군요.

동물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놀이들을 통해 다양한 놀이를 알 수 있고

이미 알고 있는 친숙한 놀이라면 더욱 더 안정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새로 개정된『아가야 울지마』는 판형을 키우고 손글씨와 가까운 활자체로 아기자기함을 더했다는군요.

그리고 발자국 찍기 놀이를 하는 장면과 갈매기와 함께 하늘을 나는 장면을 보완해서 새로 출간된거라고 해요.

 

좋은 그림책이니 개정판이 나오는 것일테고

단순히 개정판을 찍어내기만 하는게 아니라 끊임없이 작품에 애정을 솟아붓는 작가들의 마음 씀씀이가 참 따뜻합니다.


 


 

그래요.

꿈속에서 동물친구들과 노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뭐니 뭐니해도 최고는 역시 엄마의 품이죠 :D

 

 

36개월 단이는 요즘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어요.

이제 두 달이 채 안되었는데 아직까지 하원하면 엄마가 많이 보고싶어서 열 번이나 울었다고 말한답니다.

물론 진짜 열번씩 울고 돌아오는건 아니에요 ㅎ

아이가 셀 수 있는 가장 큰 수인 열에 엄마가 보고싶었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어필하는거죠.

 

보고싶으면 눈물이 날 수도 있어, 엄마도 열 번이나 네가 보고 싶었단다.

이젠 아가야, 울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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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특별한 집 - 1954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3
모리스 샌닥 그림, 루스 크라우스 글,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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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비단이에요.

 

2012년 모리스 샌닥이 83세의 나이로 타계한 후 더 이상 모리스 샌닥의 작품을 볼 수 없는건가 아쉬웠는데

1954년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한 작품인 『아주아주 특별한 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이 무척 반갑습니다.

 

 

어떤 책인지 살짝 볼까요.

 

 


 
 

아주아주 특별한 집

모리스 샌닥 그림 / 루스 크라우스 글 / 홍연미 옮김

1954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210*297mm 30p 양장본

권장연령 4~7세

네버랜드 세계걸작 그림책 233

시공주니어

 

 


 
 

일전에 그의 유작이 된 『범블아디의 생일파티』에서도 봤듯이

사실 모리스 샌닥은 36개월 저희 단이보다 제가 더 좋아하는 작가이긴 해요 :)

 

특히 『아주아주 특별한 집』의 경우 내용은 "진짜 아이들"의 마음을 담은 작품이긴 하나 글밥의 압박이 좀 있더군요.

내용을 이해할만한 연령대의 친구들이 보기에 좋은 책일 것 같아요.

 

물론 모리스 샌닥의 자유로운 드로잉을 보는 즐거움은 연령대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 즐길 수 있을거에요.

 

 

 


 
 

즐겁습니다 :D

보기만 해도 엄마 미소가 지어지는 그림이라고나 할까.

저절로 랄랄라 흥얼거리며 어깨를 들썩이게 되는 책이에요.

 

 

 


 
 

오직 나만을 위한 집이에요.

 

아이에게는 오직 자신만을 위한 아주아주 특별한 집이 있어요.

작품은 그 특별한 집을 소개하는 내용이랍니다.

 

출판사 리뷰를 보면 어린아이의 상상이 담긴 노랫말이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권장연령이 있어서 그런지 진짜 노랫말처럼 가락을 느끼긴 힘들었어요.

원서로 읽으면 좀 다를려나 :D

 

 

 

 


 
 

36개월 단이는 글밥보다 파란 멜빵바지가 개구진 아이의 움직임을 따라 읽고 있어요.

 

정말 큰 거인과 함께 우아우아 노래부르며 노는구나!

저렇게 큰 사자가 의자를 먹어치우고 있어!

 

이런 식이죠 :)

 

36개월 단이가 오렌지책이라고 부르는 이 『아주아주 특별한 집』에서 할 수 없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어요.

뭐든지 마음껏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아주아주 특별한 집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또 해! 또 해! 또 해! 또 해!

 

아이들은 최소한 45번을 반복해야 만족한다고 하더군요 ㅎㄷㄷ

솔직히 전 10~20번 사이가 한계에요.

그 이상은 인간적으로 힘들더라구요 ㅠㅠ

 

아무도 그만, 그만, 그만하라고 말하지 않는 집이라니 얼마나 특별한 집인지 알 수 있겠죠?

'진짜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글밥과 그림이 분명합니다.

 

 

 


 
 

그렇게 특별한 집이 어디에 있냐고요?

 

내 머릿속 한가운데에 쏙 들어 있답니다. 쏙, 쏙, 쏙, 쏙.

 

'진짜 아이'의 무한한 상상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아주아주 특별한 집

무려 반세기도 넘게 오래전에 쓰여진 책이 오늘날 아이들에게까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걸작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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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각시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5
김용철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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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비단이에요.

 

가끔씩 그런 이야기들이 있죠.

당연히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어떻게 됐더라... 곰곰 생각해봐도 결말이 아리송한 :D

아마 구전되는 옛이야기의 특성상 다양한 결말을 접하다보니 그런 걸 수도 있는데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우렁각시>도 다양한 버전의 엔딩이 존재한답니다.

 

그럼 [길벗어린이 옛이야기]에서 들려주는 <우렁각시> 이야기는 어떤 내용인지 읽어보기로 해요.

 

 



 

 
 

 

우렁각시

 

김용철 글.그림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268*239mm 40p 양장본

권장연령 4~8세

 

 



 

 
 

둔감한 편이라 처음 책을 읽을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사진을 찍으면서 배경색이 없다는 걸 깨달았네요.

동양화와 서양화의 차이 중 하나가 바로 이 여백의 미라고 하잖아요.

표지만 봐도 김용철 작가의 화풍을 짐작할 수 있었지만

보면 볼수록 작가가 추구하는 그림이 어떤 그림인지 새삼 와닿습니다.

 

2010년도 네이버캐스트에서 김용철 작가를 소개하기를

'소리에 이미지를 더해 이야기의 세계를 확장한 작가'라고 평하고 있더군요.

김용철 작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한다'는 말의 의미가 분명해진다면서 말이에요.

 

어때요?

위의 삽화 두 장만 봐도 <우렁각시>의 이야기가 절로 떠오르지 않나요?

입말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라는 소리에 맞서지 않고 공존의 길을 선택한 작가의 그림이

작품을 정말 '그림책'답게 만들어 줍니다.

 

 



 

 
 

처음 우렁각시의 모습을 보았을땐 사실 좀 적응이 안되더군요 :D

그런데 곰곰 쳐다보니 고귀한 여인과 평범한 남자와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우렁각시의 고귀함이 잘 드러나는 모습이 아닌가 싶더군요.

 

사실 뭐 이런건 이야기를 알고 있는 어른들이나 하는 소리고

우리 어린 독자들은 다양한 그림을 가감없이 접하며 받아들일 수 있겠죠.

 

 



 

 
 

우렁각시가 너무 예뻐 일하러 가지도 못하는 젊은이에게 우렁각시는 초상화를 그려줘 보냅니다.

그리고 그 초상화는 바람에 날려 임금님 손에 들어가게 되지요.

딱봐도 심술궂게 생긴 임금님의 모습이에요 :)

 

 

 


 

 
 

우렁각시를 손에 넣기 위해 임금님은 젊은이에게 누가 집을 빨리 짓나, 내기를 제안하고

우렁각시는 자신이 용왕의 딸임을 밝히며 요술북을 얻어오게 해요.

역시 집안에 일이 터지면 수습하는건 여자들의 몫이로군요 ㅋ

 

이 북을 세 번 치면 내기에 이길 거에요.  딱 세번만 치세요.

 

짜잔, 금기의 등장입니다.

금기는 깨지라고 등장하는거라고 우스개소리를 한 적도 있는데 역시 신이 난 젊은이는 북을 한 번 더 쳐버려요.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우렁각시는 임금님에게 잡혀가면서 또 젊은이에게 해결책을 일러줘요.

활쏘기 삼 년, 눈치 보기 삼 년, 뛰어넘기 삼 년, 합해서 구 년을 배우고 찾으러 오라고 하죠.

 

잡혀가는 와중에도 젊은이를 걱정하는 우렁각시도 각시지만

막연히 우렁각시의 도움을 받아 임금님을 물리치기만 하는 수동적인 젊은이의 모습에서 벗어나

자신의 실력을 길러 우렁각시를 구하러 오는 보다 능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우렁각시가 일러준 내용 중 눈치보기 삼 년은 왜 시키는걸까, 궁금했는데 요것도 다 쓸모가 있더군요 :D

삼 년 동안 활쏘기를 해 모은 새털옷을 입고 궁궐에 들어가 덩실덩실 춤을 추는 젊은이를 보며 우렁각시가 빙그레 웃어요.

이 모습을 본 왕이 젊은이의 새털옷을 빼앗아 입었죠.

이때 찡긋찡긋 우렁각시의 눈치를 보고 젊은이는 얼른 왕의 옷을 입고 임금님의 자리까지 뛰어넘어 앉을 수 있었어요.

 

금기를 어겨 위기에 처했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자신의 행복을 쟁취하는 모습이 훌륭합니다.

 

구비전승의 문학답게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을 동시에 간직하는 <우렁각시> 이야기.

그 중 김용철 작가는 작가의 어머니가 전해 주신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할머니가 손주를 무릎에 눕히고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는 듯한 입말이 살아 있는 내용이었어요.

 

 

 

요즘 열감기가 부쩍 유행이라더니 34개월 단이도 지금 일주일째 고열에 시달리다 회복중이에요.

밤마다 잠들기 전 <우렁각시> 이야기를 들으며 잠이 들었는데 실제 책을 만나면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네요.

권장연령이 조금 높은 책이라 열광할 것 같진 않지만

우렁이가 사람으로 변한다든지 북을 치면 집이 만들어지는 마술같은 일들은

단이의 눈에도 무척 재밌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봅니다.

 

그럼 모두들 아이와 함께 즐거운 책읽기 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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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 2013 칼데콧 상 수상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1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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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비단이에요.

 

요즘 존 클라센의 그림책을 어쩐지 자주 읽게 되네요.

대세는 대세인가봅니다 :D

 

 

 


 

 
 

1981년생인 이 청년은 2010년부터 그림책 작업을 시작해

2011년 쓰고 그린 첫 그림책 <내 모자 어디 갔을까?>로 혜성처럼 등장하였답니다.

<내 모자 어디 갔을까?>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그림책 TOP10'에 선정되고

뒤이어 나온 그림책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는 2013년 칼테콧 상을 수상했어요.

 

그의 사진을 보면 한결같이 파란 야구모자를 즐겨 쓰고 있는 흔히 볼 수 있는 옆집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비범합니다. 

젊고 감각있는, 앞으로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그림책계의 신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존 클라센 그림.글 / 서남희 옮김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1권

2013년 8월 5일

280*220mm 32p 양장본

권장연령 4~6세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그냥 몰래 가져온 거야.

 

 

존 클라센의 그림은 단순하고 절제된 색감을 특징으로 하고 있어요.

그의 작품인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더라도 곧 존 클라센의 그림이라고 눈치 챌 수 있을 정도죠. 

바다 속 작은 물고기가 유영하고 있는 첫 장면만 보더라도 단박에 존 클라센의 작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깊은 검은색을 배경으로 아주 작은 물고기가 어디론가 재빨리 헤엄쳐가고 있어요.

찬찬히 봐야 푸른색임을 알 수 있는 앙증맞은 모자를 쓰고 말이에요.

그것도 아주 조잘조잘 거리며 달아나고 있네요.

 

 




 

 
 

작은 물고기는 커다란 물고기가 아마 오랫동안 잠에서 깨지 않으리라 확신에 차 있지만

작은 물고기의 말과는 달리 커다란 물고기는 두 눈을 번쩍 뜹니다.

그리고 곧장 자신의 모자가 없어진 것을 깨달아요.

눈동자의 변화만으로도 작은 물고기의 바람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걸 어린 독자들조차 금방 눈치챌 수 있어요.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고도 충분히 액자식 구성을 만들어내며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드는 그림이 먼저 훌륭합니다.

 

 


 

 


 

 
 

 

작품 속 씬스틸러를 꼽자면 바로 붉은 꽃게를 들 수 있겠네요.

미친 존재감이랄까 :D

작은 물고기를 배신하는 이 꽃게 덕분에 작품은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이지만 숨막히는 추격전과 두뇌플레이, 믿음과 배신, 그리고 강도높은 결말까지

마치 미장센이 뛰어난 한편의 범죄영화를 보는 듯합니다.

으음...? 뭐래?

좀 오버인가요 ㅎㅎㅎ

 

 



 

 
 

 

존 클라센의 전작인 <내 모자 어디 갔을까?> 모자를 잃어버린 곰이 화자로 등장해 결국 모자를 찾지요.

그리고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의 경우 모자를 훔친 범인이 화자로 등장합니다.

모자 절도 사건(?)을 매개로 마음 속의 선과 악을 허심탄회하게 마주칠 수 있도록 해주는 이 모자 시리즈는

열린 결말을 통해 어린 독자들에게 그 어떤 교훈도 강요하지 않는게 미덕입니다.

 

정말 순수하기 때문에 선악의 기준이 모호한 우리의 아이들과 책을 읽고 나눌 이야기가 무척 많을 것 같아요.

물론 이야기를 나누는 엄마 아빠도 입이 간질간질 하시겠지만 아이에게 교훈을 강요하진 않으시겠죠?

 

 

 



 

 
 

 

저희 같은 기성세대의 입장에선 단박에 섬뜩하다 여겨질만한 결말입니다만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은 어린 영혼들은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해 정말 할 말이 많은 결말이 될거에요.

 

 

 




 

 
 

단이는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의 긴장감이 조금 버거운지 읽을때마다 걱정어린 눈빛이에요 :D

물풀들 사이로 완전 범죄를 꿈꾸는 작은 물고기 뒤를 바싹 쫓고 있는 커다란 물고기의 모습에 근심걱정이 한가득입니다 ㅋ

 

 



 

 
 

 

34개월 단이가 작품의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기는 힘들어요.

 

다만 유아 도서 중에서는 보기 드문 검은색과 무채색의 향연에 읽는 즐거움을 더해 줄 요량으로 활용하기에 좋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작은 물고기와 큰 물고기의 대비를 통한 크다, 작다의 개념 익히기에도 무척 유용하고요.

색상이 돋보이는 유일한 존재인 꽃게를 통해 바다 속 다양한 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물론 작품의 매개체인 모자를 짚어보는 것도 좋겠죠.

 

권장연령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활용하려면 무궁무진한 그림책의 세계.

다만 몸이 무거운 엄마를 둔 죄로 요즘은 진짜 읽기만 하고 있습니다 :D

 

 

그럼 모두들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책읽기 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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