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부부의 주말여행 버킷리스트 - 꼭 가봐야 할 두근두근 인생 여행지 70
조유리 저자, 김재우 사진 / 길벗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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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치와 센스와 유머를 고루 충족하는 콘셉트로 이미 SNS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카레부부가 함께 만든 여행책이다. 평범한 인생을 살다 운명 같은 남편을 만났고 그와 함께 하는 여정의 기록들을 채워 나가며 여행 작가라는 가장 큰 버킷리스트를 이룬 조유리 씨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나라 구석구석의 여행 정보를 얻게 되었다는 만족감은 둘째 치고, 여행은 확실히 삶을 활력 있고 마음을 풍요롭게 해 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었다. 대중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셀러브리티이기에 그들의 삶은 다소 꾸며지고 포장되었겠지 하는 나의 어리석은 의심을 비웃듯 여행기에 쏟아낸 인간적이고 소소한 감정들은 오히려 친근하면서도 포근하게 느껴졌다. 감동이 스며있는 그녀의 따뜻한 글에 여러 번 뭉클했고 서로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이 부부에게 한없이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살아가며 겪는 다양한 경험들과 감정들이 여행을 통해서 어떤 모습으로 재생성되는지 진솔한 문체로 풀어낸 이 책을 보면서 여행은 어쩌면 인생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구성은 로맨틱, 힐링, 에너제틱, 컬처, 시크릿 등 다섯 개의 테마별로 나누어 전국 곳곳의 대표 여행지 70여 곳을 소개하고 각 여행지와 관련된 교통편, 주변 명소, 인생 샷을 찍을 만한 사진 스폿, 추천 맛집 등 다양한 팁을 제공해준다. 나 또한 여행을 좋아하고 특히 최근 국외로의 여행에 제약이 많아 주로 국내 여행지를 찾아다니다 보니 내가 가본 곳이 책에서 소개하는 곳과 겹치는 장소도 몇 군데 있었으나 그 지역이 훌륭한 여행지임을 미처 알지 못했던 곳이나 앞으로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여행지도 무척 다양했다. 관련 역사나 장소에 얽힌 이야기들도 함께 게재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특히 남편인 개그맨 김재우 씨가 대부분을 찍었다는 사진 자료가 풍부하게 실려 있어 인터넷 매체로 검색하는 것 만큼이나 충분한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의도한 바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사계절의 여행기가 골고루 포함되어 있어 각 계절에 따른 여행의 묘미 또한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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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Killer's Wife 킬러스 와이프 라스베이거스 연쇄 살인의 비밀 1
빅터 메토스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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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에는 일반 소설과는 다른 4대 요소가 있다고 한다. 사건, 범인, 탐정 그리고 추리가 그것이다. 일단 이 네 가지가 잘 충족되어야 잘 만들어진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한 순간도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추리 소설이다. 소설은 행동이나 심리 묘사가 세밀한 부분까지도 문자로 표현이 되고 시각적으로 즉각 보여지는 영상물과는 다르게 화자의 입장이나 상황을 상상하거나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어서 더욱 사고와 감각이 풍부하게 열리곤 하는데, <A Killer`s Wife>는 특히 스릴감과 서스펜스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작품이다.

 

자신에게는 다정하고 매력적이기만 했던 남편 에디 칼이 끔찍하고 잔인한 살인을 저지른 사이코패스라는 엄청난 현실과 마주한 주인공 제시카 야들리.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내고 결혼생활도 끔찍하게 막을 내렸지만 강인한 그녀는 과거의 악몽에서 벗어나 검사로서의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아빠에게서 특출나게 명석한 두뇌와 파란 눈동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야들리의 딸 타라는 그녀의 전부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울 수 없는 과거는 지독하게 불운한 꼬리표를 남겨 주었다. 살인자의 딸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채 타락의 길로 빠져드는 타라가 늘 걱정거리인 것을 제외하면 새로운 사랑과 함께 새롭게 가정을 꾸린 그녀의 삶은 평범하고 자연스러웠다. 전 남편 에디의 살해수법과 동일한 연쇄살인이 라스베이거스에 일어나기 전까지는......평범한 부부들이 연이어 잔인하게 살해되는 연쇄살인이 일어나자 FBI는 그 수법이 에디 칼의 범행을 모방했음을 알아채고 전 부인인 제시카 야들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 책의 저자 빅터 메토스는 본인이 어린 시절 겪은 부당한 일을 계기로 변호사가 되기로 하고, 결국에는 검사로 맹활약, 이후 유타주 최고의 형사소송 전문기관으로 성장한 로펌을 창업 하기도 했다. 10년 동안 100건이 넘는 재판을 담당하면서 본인의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법정 스릴러와 미스터리에 초점을 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은 법정에서 다루어지는 사건과 관련한 팽팽한 긴장감을 여타의 추리소설보다 더욱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범인으로 지목된 인물은 소설 속에서 예상보다 이르게 두각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는 어떻게든 무죄선고를 받아서 빠져나가려하고, 범인의 유죄를 샅샅이 밝혀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제시카 야들리. 이 둘의 두뇌 싸움과 교묘한 신경전을 펼치는 장면들이 특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 소설의 키 포인트다. 마지막까지 허를 찌르는 반전이 있어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식상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는 말이 이 소설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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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 호스피스 의사가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깨달은 삶의 의미
레이첼 클라크 지음, 박미경 옮김 / 메이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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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즐겨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의사들은 현실과 큰 괴리감이 느껴지게도 친절은 기본에 인정스럽고 눈물이 많으며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에 진심으로 아파하는 마음을 가진 따뜻한 이미지로 그려졌다. 이 책을 통해 또다시 그런 의사를 만나게 됐다.

 

저자 레이첼 클라크가 의사의 길을 걷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영향이 있었다. 그녀는 시골 마을에서 지역 보건의 일을 하면서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테러 현장에서 자신의 목숨을 잃을 뻔한 엄청난 일을 겪기도 했다. 생사가 오갔던 찰나에 목숨과 맞바꾼 일종의 사명이라 느꼈을까. 저널리스트에서 의사로의 직업 전환은 생각보다 빠르게 이루어졌다.

 

책을 구성하는 두 개의 파트 중 첫 번째 파트에서는 레이첼이 의사가 되어 겪은 에피소드와 거기에서 느꼈던 솔직한 감정들을 다룬다. 앞서 드라마에서 연출하는 의사의 이미지가 현실과는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듯이 레이첼이 의사가 되어 직접 경험한 의사의 세계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환자를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는 감정이 없는 듯한 의료계의 특성에 실망감과 혼란을 느낀 레이첼은 완화 의료를 선택했다. 완화 의료 보다는 호스피스라는 말이 더 익숙한데, 어쨌든 죽음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와 가까운 위치이기 때문에 완화 의료를 행하는 의사든 의료를 받는 환자든 주변의 불편한 시선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용기와 연민과 사랑하는 마음 등 인간 본성의 선한 자질이 가장 정제된 형태로 존재하는(p.230)’ 호스피스에서 만난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거기에는 죽음 앞에 선 레이첼의 아버지도 포함이 되었다. 의학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레이첼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던 아버지 또한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들을 마주한 것이다. 아무리 환자들의 죽음을 많이 접한 노련한 의사라 할지라도 가족의 죽음 앞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러나 레이첼이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바는 단순하게 가족을 잃은 슬픔에 대한 감정적인 호소가 아닐 것이다. 자신이 돌본 수많은 환자들과 가장 가까운 존재인 아버지의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발견하게 된 진지한 삶의 성찰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은 호스피스 의사가 들려주는 생생한 경험담이면서 동시에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고 삶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자신 또는 사랑하는 이들이 의미 있게 인생의 끝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참고서 같은 역할을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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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6

아버지는 의학을 인간적으로 느끼게 해 주었다. 어렸을 땐 아버지를 영웅으로 받들며 빠져들었던 온갖 이야기가 이젠 부녀지간의 친밀감을 상징하는, 좀 더 미묘하고 복잡하고 소중한 형태로 바뀌었다.

 

p.214

당신은 당신이기 때문에 중요하며, 생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중요합니다. 우리는 당신이 평온하게 생을 마치도록, 그리고 그때까지 의미 있는 삶을 살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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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 한 권으로 읽는 오리지널 명작 에디션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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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복잡한 人名 때문에 등장인물들이 헷갈려서인지, 현실과 너무도 흡사한 스토리가 진부해서인지 매번 중반부에 안나의 불안한 심리가 묘사되는 즈음까지 가까스로 읽다가 좀처럼 집중이 되지 않아 꽤 여러 출판사의 <안나 카레니나>를 끝까지 완독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내용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번에 완독한 이 소설의 결말은 내게 다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안나가 스스로의 삶을 포기하는 데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마음의 상처와 절망을 겪었을지, 그녀를 둘러싼 환경과 인물들은 안나의 마지막 선택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 지에 주목하며 작품을 접해보니 안나가 마치 실존 인물인 양, 한 인간으로서의 꽃다운 인생이 한없이 안타깝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더욱이 그것은 초반부에 브론스키가 반하게 되는 안나의 외모며 풍기는 이미지와 극명하게 상충하기에 더욱 큰 좌절감과 충격을 동반한다. 이 소설의 큰 줄기에는 어쩌면 뻔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거기에 얽혀있는 인간의 심리적 통찰이 그리 단순한 양상이 아니기 때문에 인생의 전반적인 의미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성찰하게 된다. 그러나 톨스토이가 안나와 주변인물들을 통해 보여주는 인간의 다양하고 내밀한 감정들은 결코 현실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 브론스키와 안나와의 부정적인 사랑에 대비되게 이상적인 커플로 그려진 레빈과 키티의 사랑 이야기 또한 이 소설의 깊이감에 힘을 보탠다.

당대 러시아 상류층에서 일어나는 문화적 이슈들과 인생에서 겪는 기본적인 일들, 이를테면 사랑, 결혼과 이혼, 육아 등과 그로부터 생겨나는 인간 내면의 조밀하고 섬세한 감정들을 비교적 밀도 있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앞으로 세월이 많이 흐른다고 해도 세계적인 걸작으로서의 위상에 변함이 없을 것이다.

특히 이번에 접한 스타북스의 명작 에디션은 원작의 방대한 양을 깔끔하게 한 권으로 압축해 읽는데 부담감이 줄고 좀 더 수월하게 읽혔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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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조지 오웰 서문 2편 수록 에디터스 컬렉션 11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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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작 중 하나인 <동물농장>을 이제야 제대로 읽었다는게 부끄럽긴 하지만 세계적 명성의 조지 오웰의 걸작답게 근래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인상 깊은 소설이다. 어린 시절에 접했던 이 책에 대해 오랜 기억을 끄집어 내어 보니 단순히 인간들에게 앙심을 품은 동물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소동 쯤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이 책에 실려 있는 서문을 보면 사회주의자였던 조지 오웰은 분명한 정치적 비판 의도를 담고 <동물농장>을 집필했으며 그런 이유에서 당대에는 출간조차 수월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 때문에 당시에는 함께 수록되지 못하고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공개된 표현의 자유라는 초판본의 서문과 우크라이나어판 서문이 이 책에 수록되어 있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존스 씨가 운영하던 한 농물농장은 어느 날 그곳의 동물들에 의해 주권을 빼앗기고 만다. 그러나 인간의 착취에 반항하여 인간을 몰아내고 다른 동물들을 선동하여 농장 내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은 돼지들은 동물들에게 이전보다 더욱 혹사를 가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폭동이 반복됨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결국 지도자들인 돼지들은 인간과 거래까지 하게 되고 농장은 기존의 인간사회와 분간할 수 없는 똑같은 사회가 되고 만다.


동물들이 반란을 일으켰던 초반의 야심찬 포부를 생각해보면 마지막에 동물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진 자리에서 둘의 생김새를 구분할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는 동물들의 시점을 묘사한 부분은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래서 씁쓸하면서도 우스꽝스럽게 날카로운 풍자를 담아낸 조지 오웰의 탁월한 문학성에 다시금 감탄하게 된다.


동물 한 마리 한 마리가 뱉는 말과 하는 행동마다 해학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음은 물론이고 작가가 어떤 진의를 담았는지를 찾아내는 재미 또한 <동물농장>의 매력 포인트다.


20세기 가장 중요한 정치 풍자소설로 꼽히는 <동물농장>. 이 작품을 재차 접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 간결하면서도 매끄러운 번역으로 재탄생한 문예출판사의 에디터스 컬렉션은 훌륭한 선택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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