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 한 권으로 읽는 오리지널 명작 에디션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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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복잡한 人名 때문에 등장인물들이 헷갈려서인지, 현실과 너무도 흡사한 스토리가 진부해서인지 매번 중반부에 안나의 불안한 심리가 묘사되는 즈음까지 가까스로 읽다가 좀처럼 집중이 되지 않아 꽤 여러 출판사의 <안나 카레니나>를 끝까지 완독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내용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번에 완독한 이 소설의 결말은 내게 다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안나가 스스로의 삶을 포기하는 데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마음의 상처와 절망을 겪었을지, 그녀를 둘러싼 환경과 인물들은 안나의 마지막 선택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 지에 주목하며 작품을 접해보니 안나가 마치 실존 인물인 양, 한 인간으로서의 꽃다운 인생이 한없이 안타깝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더욱이 그것은 초반부에 브론스키가 반하게 되는 안나의 외모며 풍기는 이미지와 극명하게 상충하기에 더욱 큰 좌절감과 충격을 동반한다. 이 소설의 큰 줄기에는 어쩌면 뻔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거기에 얽혀있는 인간의 심리적 통찰이 그리 단순한 양상이 아니기 때문에 인생의 전반적인 의미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성찰하게 된다. 그러나 톨스토이가 안나와 주변인물들을 통해 보여주는 인간의 다양하고 내밀한 감정들은 결코 현실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 브론스키와 안나와의 부정적인 사랑에 대비되게 이상적인 커플로 그려진 레빈과 키티의 사랑 이야기 또한 이 소설의 깊이감에 힘을 보탠다.

당대 러시아 상류층에서 일어나는 문화적 이슈들과 인생에서 겪는 기본적인 일들, 이를테면 사랑, 결혼과 이혼, 육아 등과 그로부터 생겨나는 인간 내면의 조밀하고 섬세한 감정들을 비교적 밀도 있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앞으로 세월이 많이 흐른다고 해도 세계적인 걸작으로서의 위상에 변함이 없을 것이다.

특히 이번에 접한 스타북스의 명작 에디션은 원작의 방대한 양을 깔끔하게 한 권으로 압축해 읽는데 부담감이 줄고 좀 더 수월하게 읽혔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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