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에 나오는 6대 물질은 그리 희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 그러나 이 세상의 뼈대를 이루는 벽돌과 같다. 제국의 번영에 연료를 공급하고, 도시를 짓거나 무너뜨리는 일에 도움을 주었다. 이것들은 지금껏 기후를 바꿔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앞으로는 지키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35p)

"온 세상의 건물을 짓는 데 사용하는 모래처럼 우리의 눈에 띄지 않는 물질도 없을 것이다. 모래는 현대적 삶의 기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물질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으며, 더 나아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77p)
-
이 책의 저자는 세상의 근간은 물질로 이루어졌다는 당연하고도 근본적인 생각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물질의 역사를 따라 문명의 발전과 현대 사회의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그려냅니다.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 등 다소 생뚱맞아 보이는 6개의 물질이 어떻게 세상을 구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었는 지 하나하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동시에 기후 위기, 불평등, 분쟁 등 인류가 직면한 도전과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나누며 미래에 대한 발전 방향도 생산적으로 고민합니다. 물질과 세상에 대해 저자가 힘 있게 책을 이끌어가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저자의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들의 테러
브래디 미카코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에는 여성의 몸으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몸 바쳤던 세 명의 여인이 등장합니다. 박열 연인으로 잘 알려진 가네코 후미코, 여성의 참정권을 위해 선봉장이 되어 싸웠던 서프러제트* 에밀리 데이비슨, 스코틀랜드 출신 아일랜드 의용군으로 활동했던 마거릿 스키니더까지 서로 다른 국가에서 여성의 몸으로 사회적 통념을 직접 부수어나가며 권리를 위해 투쟁했습니다. 당시 근현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눈에는 영락없는 테러로 보였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책은 특이하게, 세 명의 이야기가 계속 번갈아가며 등장합니다. 사실 일제강점기의 조선, 영국, 아일랜드까지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던 이들의 이야기가 단편적으로 분절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세 명의 이야기는 모두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활동했지만 권리를 위해 투쟁하며 사회에서 겪었던 고난도, 그들이 가진 생각도 비슷했기 때문이죠. 결국, 세 명의 이야기는 한 편의 여성 투쟁사로 완성됩니다. 올해 읽었던 책들 중 가장 멋진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
몇 해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이 운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이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2015년에는 여성 참정권도 보장하게 되었답니다.) '아직도 저런 나라가 있어?'라는 말이 뉴스 댓글에 빠지지 않고 나왔죠. 하지만, 1894년에 뉴질랜드가 세계 최초로 참정권을 인정한 것을 시작으로 19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야 여성 참정권이 세계적으로 정착했다는 게 사실이죠. 당연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책의 배경보다 백 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히잡을 벗기 위해, 누군가는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또 누군가는 할례를 피해 위해 투쟁하고 있죠. 각자의 깊이와 이유는 다르지만 직접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세 명의 여성을 통해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서프러제트(Suffragette) 는 20세기 초 영국과 미국에서 여성 참정권을 하던 운동가를 이르는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5월
평점 :
품절


캐럴라인 냅은 아이비리그 출신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여성운동가입니다. 의사 아버지와 화가 어머니 아래에서, 흔히 말하는 좋은 집안에서 쌍둥이 자매와 성장했죠. 온실 속의 화초로 곱게 자랐으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녀의 삶은 투쟁이었습니다. 여성으로서 미국을 살아가며 충돌하고 때로는 사로잡혀야 했던 많은 순간들에 대해 고뇌했고 이를 에세이로 남겼습니다. 숨겨야 했던 욕망을 표출하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죠. 식욕, 성욕, 소유욕. 겉으로 표출되는 것이 터부인, 욕구에 솔직해지는 순간 자기관리하지 못하는 헤픈 여성이 되었던 그녀의 경험은 오늘 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내면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주변의 압박에 시달리던 그녀는 거식증에 걸렸었고 정숙하고 근검한 여인이 되라는 사회의 기준에 본인을 억지로 끼워맞췄습니다. 그녀가 솔직해지기까지는 많은 노력과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저자는 42년이라는 짧은 삶을 마치고 세상을 떠났지만 남은 여성들은 자신과 다르기를, 내면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솔직해지길 바랍니다.
시간이 꽤 흐른 지금, 여성들이 욕구를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욕구를 비밀스럽게 간직합니다. 일부의 시선과 비난에 맞설 용기가 필요하죠. 욕구를 드러내지 않는 것도, 욕구를 드러내는 것도 여성들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욕구를 숨긴다고 무작정 비난할 수도 없는 노릇이죠. 다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존중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택을 존중받을 수 있다면 좀 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여유를 여성들이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광장의 오염 - 양극화 시대, 진실은 왜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없는가
제임스 호건 지음, 김재경 옮김 / 두리반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게 거리에 만들어 놓은 넓은 빈터 혹은 여러 사람이 뜻을 같이하여 만나거나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국어사전에서 광장을 찾으면 나오는 사전적 정의입니다. 예로부터 광장은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장소로 역사적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져왔죠. 독립 운동, 민주화 운동, 그리고 촛불집회까지 대중이 모여 자신들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장소였습니다. 최근에는 이 물리적인 장소가 온라인에도 많이 생겨났는데, 커뮤니티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하는 일은 익숙한 풍경입니다. 실제로 온라인 광장에서 모여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도 속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누구의 말이 맞는 건지, 누구와 함께해야 하는건지 판단하기 쉽지 않죠. 특히, 코로나가 창궐한 뒤 사실을 확인하고 옳은 판단을 하는 게 더욱 어려워졌다고 느낍니다.

이 책에서는 전문가, 교수, 종교 지도자 등등 우리 시대 지성이라 불리는 26인이 현 시대의 오염된 광장에 대해 논합니다. 저자가 기후변화와 환경에 초점에 맞췄기에 이를 중심으로 왜 광장이 오염되었고, 해결책은 무엇인지 이야기 합니다. 광장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소통'인데 사회의 고위층을 점하고 있는 정책 입안자와 자본가, 전문가들은 적절한 소통법을 찾지 못하고 대중에게 전문용어를 사용하며 자신들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 여기서 자본의 힘이 들어와 본질을 흐리기도 하죠. 하루하루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당장 눈 앞의 먹거리와 적절한 돈이 주는 생계가 중요하지 고고한 학자들이 이야기하는 탄소배출은 먼 이야기로 느껴지니까요. 올바르지 못한 소통은 광장에 흙탕물을 만들고 진실을 보이지 않게 만듭니다. 이 흙탕물을 거둬내기 위해서는 차분히 내면에 귀를 기울이며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를 하는 일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때부터 진정한 소통이 시작되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 - 내 삶과 세상을 바꾸는 페미니즘
김현미 지음, 줌마네 기획 / 반비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페미니스트,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여전히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꽤 오래 전에는 그 중 한 명이었죠. 뉴스에 나오는 몇몇 사건을 보며 여성 인권 신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종종 극단적인(?) 활동가분들을 볼 때면 '꼭 저렇게 말해야만 하는걸까?' 혹은 '저렇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갖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평소에 우리가 페미니즘과 여성에 대해 가졌던 편견과 의문을 쉽게, 또 불편하지 않게 설명해주는 좋은 지침서 입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여성이 살아왔고 살아가야 하는 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많은 부분들이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저는 소비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비가 그 사람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비건 식품을 소비하고, 공정무역 커피와 과일을 주로 소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른 생각과 성향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 처럼 말이죠. 여러 단체에서 여성의 권리를 향상하고 알리기 위한 굿즈들이 쏟아져 나오는 데, 굿즈를 구입하여 본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일이 늘어나고 있지만 무분별하게 많은 굿즈가 만들어져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내 정체성을 나타내는 현명한 소비라고 생각했지만 그저 온라인에서 굿즈를 구매한 뒤 '나도 동참했다'는 식의 손 쉬운 자기만족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닐지 돌아보게 됩니다. 어떻게 소비를 하고 이 소비에 얽힌 권력 관계와 가치사슬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일이 비단 여성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평소에 여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분들이나 혹은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가졌던 분들도 한 번 쯤 쉽게 읽어볼 수 있다고 생각되는 책입니다. 저자가 활동하며 겪었던 내부 갈등과 고민에 대해서 담긴 것은 물론, 서로 다른 생각을 이해할 수 있도록 책 안에 우리의 일상 이야기를 가득 담아놨기 때문이죠. '왜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군기를 더 잡는거야?' 혹은 '모두가 능력대로 승진하고 있는거 아니야?', '왜 아들 가진 엄마들은 저렇게 극성이야' 같은 누군가에게는 궁금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들렸을지 모르는 이야기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에 딱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