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테러
브래디 미카코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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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여성의 몸으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몸 바쳤던 세 명의 여인이 등장합니다. 박열 연인으로 잘 알려진 가네코 후미코, 여성의 참정권을 위해 선봉장이 되어 싸웠던 서프러제트* 에밀리 데이비슨, 스코틀랜드 출신 아일랜드 의용군으로 활동했던 마거릿 스키니더까지 서로 다른 국가에서 여성의 몸으로 사회적 통념을 직접 부수어나가며 권리를 위해 투쟁했습니다. 당시 근현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눈에는 영락없는 테러로 보였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책은 특이하게, 세 명의 이야기가 계속 번갈아가며 등장합니다. 사실 일제강점기의 조선, 영국, 아일랜드까지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던 이들의 이야기가 단편적으로 분절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세 명의 이야기는 모두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활동했지만 권리를 위해 투쟁하며 사회에서 겪었던 고난도, 그들이 가진 생각도 비슷했기 때문이죠. 결국, 세 명의 이야기는 한 편의 여성 투쟁사로 완성됩니다. 올해 읽었던 책들 중 가장 멋진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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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이 운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이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2015년에는 여성 참정권도 보장하게 되었답니다.) '아직도 저런 나라가 있어?'라는 말이 뉴스 댓글에 빠지지 않고 나왔죠. 하지만, 1894년에 뉴질랜드가 세계 최초로 참정권을 인정한 것을 시작으로 19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야 여성 참정권이 세계적으로 정착했다는 게 사실이죠. 당연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책의 배경보다 백 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히잡을 벗기 위해, 누군가는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또 누군가는 할례를 피해 위해 투쟁하고 있죠. 각자의 깊이와 이유는 다르지만 직접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세 명의 여성을 통해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서프러제트(Suffragette) 는 20세기 초 영국과 미국에서 여성 참정권을 하던 운동가를 이르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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