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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들 (양장) ㅣ 생각하는 크레파스 3
하디스 라자르골러미 글, 알리 마훠케리 그림, 김영연 옮김 / 큰나(시와시학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표범이불과 파란거울, 그리고 작은배...3가지 이야기이다.
*표범이불: 나는 표범 무늬 이불을 덮고 자는 게 께름칙하다. 성질도 고약하고 찡그린 얼굴을 한 표범의 얼굴만 봐도 잠이 달아날 것 같다. 그런데 표범이 웃으면서 내게 말을 걸어온다. 표범은 생각만큼 사납지도 않고 윙크도 잘한다. 또 낮엔 장농속에 파묻혀있는 외로운 녀석이며 슬퍼할줄 알고 낭만도 아는 멋쟁이었다. 우리는 어느새 친구가 되었다. 나는 표범에게 밤 거리에 나가 달 구경을 하라고 권한다. 그 동안 나는 평화로운 꿈을 꾸며 잠에 빠져드는 것이다.
* 파란 거울 : 파란 거울은 나를 쳐다보지 않는다. 내 얼굴이 더럽기 때문이다. 나는 얼굴을 씻고, 빗으로 머리를 빗고 나서 거울과 다시 친구가 되었다. 난 혼자 있었지만 혼자가 아니다.파란 거울도 있고 내그림자와 파란 거울속에서 이야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 작은 배 : 이제 엄마는 더이상 목욕을 시켜주지 않는다. 그만큼 내가 컸기 때문이다.나는 욕실 안에 있는 작은 욕조를 배로 만들었다. 그리고 선장이 되었다. 비누, 샴푸, 목욕용 스펀지는 손님들이다. 이렇게 나는 목욕도 잘 마쳤고 항해도 잘 마쳤다.
아이들의 상상력의 세계는 정말 무한대인 것 같다. 어쩌면 언어 하나 하나가 이렇게도 아름답고 재치있을까?
나도 어렷을때를 떠올려보면 모든 사물이 내 친구였던 것 같다. 거울,시계, 이불, 별, 해,바람,,, 모든 것 들과 대화하며 보냈던 것 같다.
또한 2층 다락방은 철저한 나만의 공간이었다.
엄마는 도대체 그 안에서 뭐하고 노냐며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혼자서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인형들과 대화도 나누고 내일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
헤어짐이 아쉬울땐 꿈에서 만나 다시 놀자고 달래기도 하고..
이 책을 읽다보니 어렷을적 생각이 많이 난다. 서정적인 언어들이 이미 굳어버린 내 머리속 상상력의 세계에 불을 지핀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하듯.. 어쩌면 이리도 잘 풀어나갈수 있을까?
우리 아이도 어서 말을 능숙하게 했으면 좋겠다.
저 작은 입에서 얼마나 놀라운 언어들을 쏟아낼까?
이 밤.. 문득 아이에게 표범 이불을 덮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