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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전사의 탄생 - 분쟁으로 보는 중동 현대사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동아시아를 극동, 서아시아를 중동이라 부르는 것은 영미권의 시각.
제국주의적인 관점이 담겨있는 용어를 고스란히 수용해서 지금도 중동이라고 부르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우리가 접하는 외신 또한 영미권의 시각에서 테러, 야만, 학살, 독재, 미개, 오일달러,게으름...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오리엔탈리즘이란 용어는 그들의 자기중심, 제국주의, 기독교 일방주의적 시각을 지적하는데, 이러한 편향은 고스란히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되고 있는 것 같다.
식민지억압, 분단과 내전을 겪고 서양에 대한 사대와 자기 비하까지 포함해서.
이 책은 차단된 서아시아 지역의 현대사적 흐름과 주요사건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그들의 역사는 아직도 청산되지 못한 제국주의의 폐해에 근거하고 있다.
제국주의자들은 현재까지도 인권과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때론 기독교의 이름으로, 때론 정당방위의 명분으로 총칼을 나눠주며 전쟁과 반란을 유도하다가 자신들의 통제권을 벗어나면 암살과 무차별 폭격으로 서아시아의 역사에 개입하고 있다.
정부군이 그렇게 괴멸되고 친서방정부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은 불가피한 행위로 수반된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저항은 게릴라전 또는 테러로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제국주의자들의 일방적 폭격과 민간인 살해, 정치권력에 대한 개입이 테러에 대한 정당방위로 미화되는 과정이 서아시안들에게는 얼마나 큰 증오로 되었을 것인지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이책은 이슬람의 분쟁을 이성적으로 정리하는 것 같지만, 서양적 접근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이슬람 분쟁의 본질적 원인은 종교적 제한성이나 국내 정치세력의 각축이 아니라 제국의 개입일테니까. (기독교가 타 종교보다 덜 폭력적인가?)
(서아시아 현대사 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음에도)
식민지에서 학살을 경험한 우리나라 기자로서 서아시안에 대한 공감보다는
빈라덴을 추격하고 살해하는 무법자들의 행위에 공감하는 듯한 저자의 시각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