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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그림 찾기 - 차별과 편견의 경계에 갇힌 사람들
박천기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9월
평점 :
내 안의 '틀린 그림'을 찾는 용기: 박천기, 『틀린 그림 찾기』
[출판사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책을 처음 받고 제목을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틀린 그림 찾기'.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그림 속 '틀림'을 찾아내며 승리감을 맛봤죠. 그런데 박천기 작가님의 『틀린 그림 찾기 (차별과 편견의 경계에 갇힌 사람들)』를 읽고 나니, 그 '틀린 그림'이 결국 내 안의 편견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인종차별, 성차별,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차별 등, 우리 삶에 깊숙이 뿌리내린 다양한 차별과 편견을 다룹니다. 하지만 여느 책처럼 "이것이 옳고 저것이 그르다"고 단정 짓지 않습니다. 대신, 그 모든 차별의 시작이 우리의 무의식 속에 숨겨진 선입견에서 비롯된다는 날카로운 통찰을 제시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차이'와 '평등'에 대한 성찰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작가님은 이 고귀한 목표를 이루려는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사람들의 삶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모두를 똑같이 만들려는" 우리의 강박이 차별과 편견을 낳는다고 지적합니다.
우리의 삶은 태어날 때부터 다르고, 가진 능력과 환경이 다릅니다. 이 '다름'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에게 동일한 '평등의 잣대'를 들이밀어, 그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틀린 존재'로 배제합니다. '다르다'는 것을 '틀리다'고 규정해버리는 폭력이죠. 스스로가 굳게 믿고 있는 '옳음'의 영역에서 벗어난 모든 것을 '잘못'으로 몰아세우는, 바로 그 닫힌 마음이 차별의 근원이라는 겁니다.
책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정말로 열려 있는 사람이라면, 먼저 자신의 닫혀 있음을 의심할 것이다." 이 문장을 읽고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저는 얼마나 자주 제가 속한 커뮤니티의 생각만을 고집하며, 다른 결의 생각들을 '틀림'으로 단정하고 배제했을까요?
『틀린 그림 찾기』는 차별을 고발하는 책이라기보다, 우리 자신의 무의식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입니다. 나의 닫혀 있는 마음을 발견하고, 그 선입견을 의식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작가님의 주장은 무거운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경계를 무너뜨려 모두를 획일화하려는 힘이 아니라, 경계를 건너 타인의 '차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함을 깨닫게 해준 소중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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