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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서 보는 그림의 비밀
이정우 지음 / 투래빗 / 2025년 9월
평점 :
이 서평은 서평단 선정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술관에 가서 명화들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없으세요? '와, 정말 아름답다!'라는 감탄 뒤에 '근데 저 그림이 왜 그렇게 비싼 거지? 도대체 누가 저런 가치를 매기는 걸까?'하는 의문 말이에요. 저도 그랬습니다. 특히 마르셀 뒤샹의 '샘' 같은 작품을 보면서는 '이건 그냥 변기잖아?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죠. 예술의 세계는 너무 어렵고, 우리와는 동떨어진 세계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책, 『줄 서서 보는 그림의 비밀』을 읽고 나니 그 의문이 말끔히 해소됐습니다. 저자 이정우 작가님은 우리가 익히 아는 명화들의 가치가 단순히 '아름다움'이나 '천재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이 치밀하게 계획한 '전략'의 결과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예술이 단순한 창작 활동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비즈니스'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책은 우리가 미술 교과서에서 만났던 거장들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줍니다. 충격적이었던 뒤샹의 '샘'은 단순한 변기가 아니었습니다. 뒤샹은 작품을 직접 만들지 않아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파격적인 개념을 제시하며, 예술의 본질을 '물질'이 아닌 '아이디어'와 '개념'으로 옮겨놓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그로 인해 현대 미술의 문이 열렸죠.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은 작품을 대량 생산하며 미술을 '소비'의 영역으로 끌어왔습니다. '누구나 15분 동안 유명해질 수 있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예술을 대중의 삶 속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어요. 또한, '살아있는 천재'라 불리는 데미안 허스트는 자신의 작품을 직접 경매에 부치며 미술 시장의 규칙을 뒤흔들었죠.
그들의 작품이 비싼 이유는 단순히 잘 그려서가 아니라, 그 안에 시대를 읽고 대중의 심리를 파고든 영리한 전략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은 미술사를 딱딱하게 나열하는 대신,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가기 때문에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림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게 되면서, 미술 작품을 보는 시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미술관에 가면 이제는 그림을 보며 '이 작가는 어떤 전략을 썼을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그림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치열한 고민과 영리한 한 수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었죠.
그림의 가치가 궁금했던 모든 분들께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예술을 사랑하게 되는 아주 특별한 비밀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