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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역사 1955 2025 - 시민과 더불어 써 내려간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
박혁 지음 / 들녘 / 2025년 9월
평점 :
처음엔 단순한 연대기일 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탄생, 분열, 통합, 수난, 저항’이라는 키워드로 70년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저자는 민주연구원 연구위원답게 방대한 사료를 토대로 하면서도 연대기가 아닌 사건 중심의 구성을 택한다. 덕분에 권력 교체의 명암, 거리에서 울려 퍼진 시민의 목소리, 개헌과 제도 개편의 변곡점 등이 생생히 드러난다.
가장 깊은 울림을 준 문장은 “정당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민심이 빚은 그릇이다.”라는 구절이다. 정당은 늘 실망을 주기도 하지만, 그 실망조차 제도 안에서 교정되는 것이 민주주의의 힘임을 깨닫게 된다. 책은 정파적 미화를 경계하고, 실패와 균열까지 담담히 기록해 오히려 설득력을 높인다. 승리보다 패배의 순간에서 제도가 진화하고 민주주의가 회복력을 얻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거울임을 알게 된다.
정치적 호불호를 떠나, 이 책은 “왜 정당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실증적으로 답한다. 정치에 관심이 많지 않은 독자라도 민주주의가 어떻게 제도를 통해 작동하고, 시민의 요구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라 말할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이며, 본문에 담긴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