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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한국사 - 멸망으로 시작해서 건국으로 이어지는 5,000년 역사 이야기
조경철.조부용 지음 / 클랩북스 / 2025년 5월
평점 :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한국사를 읽는 또 하나의 방법을 이 책은 제안한다. 『거꾸로 읽는 한국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건국과 멸망’의 순서를 뒤집어 ‘멸망과 건국’의 관점에서 역사를 다시 바라본다. 단순히 서술의 순서를 바꾼 것이 아니라, 시선의 방향 자체를 전환하는 시도이다.
이 책은 멸망 이후를 공백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고조선의 마지막 왕 우거왕이 끝까지 저항했던 장면에서부터, 고구려 멸망 이후 30년이 지나 발해가 건국되기까지의 시간을 저자는 ‘계승의 시간’으로 읽는다. 백성의 입장에서, 한 나라의 멸망은 삶의 단절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시간일 수 있음을 책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무려 천 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한 달 차이가 무슨 대수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발해의 마지막을 멸망으로 볼지, 고려로의 계승으로 볼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차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역사는 단지 연도와 사건의 집합이 아니라 해석의 문제이며 시선의 차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익숙한 연표 너머에 놓인, 익숙하지 않은 서사를 읽는 경험은 매우 신선하다. 단절된 듯 보이는 역사 속에서 흐름과 연결을 읽어내는 일,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큰 선물이다.
[추천의 말]
역사를 단지 ‘왕의 역사’가 아닌 ‘백성의 역사’로 읽고 싶은 독자, 다양한 관점에서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교과서 바깥의 살아 있는 역사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도서 제공 고지]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