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학 온 뒤로 말걸어 주는 친구도 없고
서먹한데다가 밥도 혼자 먹거든요.
도한이가 교실청소를 마치고 줄을 마추려는데
주원이 책상아래서 뭔가 꿈틀꿈틀
자세히 들여다 보니 소라게였어요.
야구공이 그려진 껍데기를 뒤집어쓴 채 고물거리고 있었어요.
주원이가 아침에 가져온 소라게 같은데
도한이만 안 보여 줬거든요.
'책상 밑에 두고 갈 거면서 보여주지도 않고'
도한이는 속이 상했어요.
이사온지 한달밖에 안되고 아직 말도 해본적 없는데
주원이는 도한이한테 왜 그러는 걸까요?
주원이는 집에 가져가면 혼난다고 일부러 두고간거라
자기 모습같이 외로워 보여서였을까요?
도한이는 주말동안 혼자 지낼 소라게가 걱정되서
주말동안 자기가 데려가겠다고 해요.
집에도 두마리가 있어서 같이 두면 될 것 같거든요.
교문에 도착할 때쯤 민성이가 도한이를 불렀어요.
"도한아 주말에 시골에 가야하는데 내 소라게도 돌봐줄 수 있어?"
소라게를 걱정하는 민성이가 맘에 들어서
맡아 주기로 해요.
주원이 소라게는 공모양 껍데기를 입고 있고
민성이 소라게는 스파이더맨이 그려진 껍데기를 입고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