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15권)

 

  가장 읽기 쉽고, 작가 자체가 전쟁사나 건축사 그리고 이야기식 서술에 관심을 들인 누구나 다 알만한 베스트셀러입니

다.

 

  하지만 작가가 극심한 일신교까에 원수정 로마빠인 까닭에 정체불명의 "로마혼" "로마다움"을 강조하는 데 이것이 퀄리티에 계속 상당한 악영향을 주면서 잘못된 시각들을 전파합니다.

 

  그나마 예전부터 연구가 활발했던 로마 전기에서는 이 문제점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로마 제국이 본격적으로 기독교화되고  원수정 아래에서의 문제점이 폭발하는 전제정 시기 에서는,

아예 없는 것을 있다고 하고, 있는 것을 없다고 하는 지경에까지 이릅니다.

 

이것이 14권 이하로 내려가면,  관점이 다른 게 문제가 아니라 아예 틀린 사실을 써버리거나, 전체 역사상을 이해하는데 장애가 되버릴 정도로 자기가 곤란한 FACT는 멋대로 쳐내버리는 지경에까지 이릅니다.

 

 쉽게 말해서, 서로마 제국의 흥망성쇠와 각 권의 질이 정확히 일치하는 신기(神技)를 보입니다.  

   

   때문에 1권은 솔직히 영 그렇고, 2권...3권...4권 가면서

  9~10권에 이르면 드디어 최고조를 보입니다. 

 

  로마인 이야기 10권은 극심한 시오노 나나미 안티 학자들도 인정하는 최고의

역작입니다만....로마가 슬슬 쇠퇴기가 되어가는 11권부터는 점차 그림자가 잦아들기 시작합니다.

 

 12권에서는 3세기의 혼란과 함께 글에도 혼란이 옵니다만, 13권부터는 급전직하로 퀄리티가 강하하기 시작하더니, 14권에서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쇠락합니다.  해서 드디어 15권부터는 로마의 멸망과 함께 그녀의 퀄리티도 함께 멸망하죠.

 

   사람들이 로마 제국에 대해 흔히 하는 오해가 로마 제국 이천 년 사에서 이십분의 일이 될까말까하는 원수정 로마 병사에 대한 이미지가 전체 로마인 줄 알고, 공화정 로마와 원수정 로마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른다는 건데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이런 편견을 완화하기는 커녕 더욱 부채질합니다.

 

   로마인 이야기 7~12권까진 돈 주고 소장할 가치가 있으나,

1~6, 13~15권은 그냥 빌려다 읽는 걸 추천합니다.

 

   다만....다시 반복하자면 어느 분이 인터넷에서 한 얘기를 거진 그대로 옮깁니다만 그래도 로마인 이야기는 역작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일신교와 비잔틴에 대해 하는 얘기들만 스킵해버리면 되므로 비판적인 읽기가 생각 외로 쉽습니다.  의외로 가장 강력한 강점입니다.

 

 

  안소니 에버릿의 키케로, 아우구스투스

 

   

흥미롭고 재미있게 잘 써졌으며, 시오노 나나미 선생께서 다소 치우치게 쓴 부분들이

 

어느 면에서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영 딱딱할 줄 앍고 처음에는 지레 겁먹었지만,

 

번역자 분이 번역을 잘 해주셔서 물 흐르듯 별 어려움 없이 잘 읽혔습니다.

   

 

 

 

  비잔티움 연대기 1~3권

 

 

    로마인 이야기가 유스티니아누스에서 끝나는 걸 아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들 보시는 책입니다.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콘스탄티노폴리스 건설에서 시작해서 그 도시의 함락에서 끝나는 시기까지

다루는 책인데요.

 

  대체로 쉽게 읽을 수 있게 비전문가가 여러 책과 자료를 참조해서 이야기처럼 쓴, 말하자면

로마인 이야기류의 동로마판 버전이라고 보면 되겠는데요.

 

   누가봐도 대단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재미나게 써졌고, 저자 자신이 시오노 나나미같은 역사 아마추어기에 로마인 이야기에서 느꼈던 재미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장점이자 단점으로, 어느 한 편에 치우친 관점은 없지만 바로 그게 원인이어서인지

퀄리티가 1권이나 2권이나 3권이나 똑같습니다. 한결 같다고도 볼 수 있지만, 간혹 2%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

 

  첫째. 주로 동로마사가 포커스라 그런건진 몰라도, 콘스탄티노폴리스가 건설된지 거의 한 세기 반 넘게 존속한 서로마 지역 역사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실한 편입니다. 누구처럼 자기 입맛에 맞게 왜곡한 건 아니지만 좀 생략하는 부분이 많아집니다.

 

  둘째. 번역자가 일껏 번역 잘해놓고 이상한 후기들을 남겼는데, 원작자가 하지도 않았고

    또 의도도 아니었던 얘기들을 멋대로 합니다.

 

     내용들이 거진 건질 게 없으므로 번역자 후기는 걍 넘어가시길 강추합니다.

 

  셋째. 사실 비잔티움사 자체가 국내에 제대로 나온 교양 서적이 드물긴 합니다만....그래도 굳이 지적한다면, 비잔티움 제국이 6~7세기의 아랍 제국의 맹진에서 군사적, 경제적인 위기를 경험했으나

그 경험들을 토대로, 아랍 제국에서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면서 문화적, 군사적, 정치적인 꾸준한 성장을 하면서 이것이 8~10세기의 융성으로 이어진 것이 최근(그래봐야 학계에선 90년대쯤 결론이 난 것 같지만 -_-;;) 연구 성과인데 이 부분이 제대로 다뤄져 있지 않습니다.

 

       대강의 줄거리를 파악하는 게 아니라 "왜" "어째서"   가 궁금하신 분들은 

     다른 책들을 참조하는 게 필요하실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로마 제국 쇠망사

 

 

 그 유명한 기번의 역작입니다. 다만, 축약본으로 나온 것들은 보지 말고 어지간하면 완역된 판본들을 읽기를 추천합니다. 축약본들에서는 기번 선생의 근성이나 분석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고,  그렇다고 읽기가 쉬운가 하면 그렇지도 못합니다.

 

  일단 시오노 나나미가 중요하지 않다고 해서 빠뜨린 부분에 대한 많은 부분 참고가 가능하며, 당대 야만족들에 대해서도 그리고 로마 제국이 상대했던 적들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 모를 때는 시오노 나나미 선생의 후기 로마 제국에 대한 편견이 기번 탓에 나온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막상 제대로 정독을 두 번 가까이 해본 결과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기번의 무서운 강점. 기번은 자기가 맘에 안드는 내용도 모두 언급하고 넘어갑니다.

 

"이건 이러이러해서 믿을 건 못되지만 참고 사항이 되니까 어쩌구 저쩌구..나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 죄다 틀렸다고 생각하지만 맞게 생각할 여지도 좀 있고 이래서 저래서 있기는 있다......니들이 알아서 판단하도록 해라.."

 

 대강 이런 식인 것 같습니다. 누구처럼 아예 딱 단정지어서 요건 요래서 아니다하는 식으로 독자를 현혹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18세기에 나온 저작이고 비잔티움 제국에 대한 연구는 20세기에서도 후반 들어와서야 제대로 된 조명이 이뤄지는 탓에, 기번이 로마 제국 쇠퇴 원인을 주로 정신 면에서 탓을 하는 부분은 깎아서 봐야 하며, 그가 말하는 후기 로마 제국의 추태는 상당 부분 과장된 면이 많습니다.

 

  때문에 대강 기독교화되는 테오도시우스- 유스티니아누스 시대로 접어드는 3, 4권은 주의해서 읽을 필요가 있으며, 비잔티움 제국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5권부터는 더욱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근데.....솔직히 로마인 이야기보다는 잘 읽히지가 않습니다. ;;

 

    제가   이거 완역본 출간한 민음사에서  뭐 하나 받은 건 없지만, 왠만하면 이건 구매해서

 집에 놓고 두고두고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제가 머리가 나빠서인지 한 번 훑어볼 땐 솔직히

뭐가뭔지 잘 몰랐고, 로마인 이야기를 읽어서 기본 지식이 없었다면 아예 읽지도 못했을 것 같습니다.

 

   돈이 아까운 분들은, 이거 전질이 있다면 앞서의 비잔티움 연대기 1, 2, 3권 중  1권 즉 샤를 마뉴가

 대관하는 시기에서 끝나는 분량의 책은 안 사도 될 것 같습니다.

  로마 제국 쇠망사 3~5권에 거기 있는 왠만한 내용은 다 있습니다.

 물론 비잔티움 연대기가 더 쉽게 읽히긴 합니다만.....

 

 

  다음부터는 로마인 이야기보다는 약간 읽기 어려운 책들입니다. 

 

 

사생활의 역사 1권 - 조르주 뒤비 저  

 

 

  시오노 나나미가 그토록 찬양하는 공화정 로마, 왕정 로마의 구린 뒷모습이 드러납니다.

물론 조르주 뒤비가 그녀같이 일정한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나열한 것은 아니지만....

 

 시오노 씨가 보여준 왕정-공화정사는 사실이되 거의 빛에 해당하는 모습만이었다면, 이 책은

서로마 제국 붕괴기까지 거기서 다루지 않은 그림자 부분을 잘 뒤벼주는 것 같습니다.

 

 또한 놀랍게도 동로마 제국 초기부터 바실리우스 때까지의 생활사 부분에 대해서도 잘 다뤄주고 있고요.  이야기식 서술에만 치중하는  유명한 존 노리치의 비잔티움 연대기나 오스트로고르스키의 비잔티움 제국사가 빠뜨리고 있는 부분을 잘 보충해 주는 것 같습니다.

 

 

비잔티움 제국사 - 게오르그 오스트로고르스키 -디오클레티아누스때부터 동로마 멸망까지

 

 

 유고슬라비아의 노학자인 게오로그 오스트로고르스키의 역작입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때부터 동로마 제국 멸망때까지를 다룹니다.


 정치 - 경제 - 사회적 변화에 대한 상세한 해석과 흐름을 짚어줍니다.

 

 상당한 격조와 정통 역사 서술의 맛을  느끼게 해줍니다만....문제는 바로 이거.

 쉽게 말해, 정말이지 지루하고 재미가 없습니다. -_-

 

  그리고 헤라클리우스 황제 이후로는 인명을 다 코이네, 즉 고대 그리스어로 통일했는데

사실 중세 로마 제국, 즉 비잔티움 제국의 인물들이 쓰던 인명이나 언어는 코이네가 아니라

중세 그리스어였습니다.

 

   비잔티움사 연구에서 그 표기를 코이네로 하던 경향이 강했습니다만 요즘은 그렇지도 않은 데

그 책이 좀 예전에 번역되어서 그런지 이 경향대로 따라가고 있는 건 약간의 옥의 티입니다.

 

 비잔틴 제국의 역사   -  워랜 트레드골드 저

 

 

   국내 번역된 책들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하고 있고, 오스트로고르스키의 비잔티움 제국사보다는 읽기가 쉽습니다.

 

   비잔티움 제국사나 비잔티움 연대기와는 달리  디오클레티아누스의 4분 통치때부터를 비잔티움 제국의 시초로 보고 있으며,  주로 제도나 경제, 정치 같은 면에 주력하면서 유물론 적으로 분석하면서도

그럭저럭 매끄럽게 잘 읽힙니다.

 

  왜 로마 제국이 디오클레티아누스의 개혁을 거칠 수 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슬람 제국의 맹공에서 살아남으면서 제2 융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신 분들께는 강추입니다.

 

  그리고, 워랜 교수가 서문에서 대놓고 비잔티움 연대기는 기번의 통속적 내용들을 반복했으며

오스트로고르스키의 비잔티움 제국사는 옛날 연구라 요즘 연구 성과가 안 들어갔다고 까는 건 약간의 재미이자 충공깽. ;;;;  앞서 비잔티움 연대기에서 빠져 있던 부분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만 번역 퀄리티가 낮다는 이유로 여기저기서 까이고 있는데, 적어도 제가 보기엔 오역 탓에 내용 파악을 못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좀 눈에 띄는 오류로는, 워랜 선생이 라틴어나 그리스어로 된 인명이나 지명을 다 영역해서 써버리셨는데 그리스어->영어로 된 부분은 번역자가 잘 몰라서인지 고유 명사인 걸 모르고 막 한역해버린 부분이 있습니다만 역시 이것도 그렇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면 콘스탄티노폴리스 수도를 방어하는 타그마 부대들 중 테이씨스타이와 비글라라는 부대가 있었고, 기병 부대들 중에는 아다나토이란 부대가 있었는데 이거 영역하면 Walls, Watch, Immortal 등이 됩니다만  이것들 사실 엄연히 고유 명사인 부대 명칭입니다.

 

 근데 이걸 번역자 분은 월스, 경비 부대, 이모탈로 번역을 하셨더군요. 그건 아닌데...;;

 

  바랑기안 가드로 나오는 부대는 원 명칭이 타그마 톤 바랑곤 혹은 바랑고이가 맞는데 이 부분도

잘 되어 있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어설프게 코이네를 고집한 번역의 관철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역자 분들이 간혹, 기껏 번역 잘해놓고 저자의 의도와는 다른 괴이한 후기를 남겨놓는 관행이 있는데 이 분은 적어도 그렇진 않았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가람기획에서 나온 이 책은, 아쉽게도 요즘 절판.....;;

도서관에서나마 빌려보도록 추천합니다.

 

  하지만 이 책도 중세 로마 제국이 겪은 11세기의 혼란에 대해서는 다소 약간 예전 학설의 경향을 따 라가고 있으며,  문화사 부분이 약간 약한 건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이켈하임의 로마사

 

  

 추천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저는 이 책을 대강 한 서너 번 제가 궁금한 부분만 훑어본 게 전부라서 감히 이러쿵저러쿵 평을 하긴 사실 좀 그렇습니다.

 

 하지만 대강 본 느낌으로 봐선 아주 좋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가장 무난한 책"이란 게 될 것 같다....그 정도 생각.

  

 

 

위 책들을 읽으면서 절대로 피해야 할 순서

 

 로마인 이야기   -> 로마 제국 쇠망사

 

  ......

 

 어떻게 읽어도 좋지만, 어지간하면 이 테크는 피하길 추천합니다.

이렇게 읽으면 기초 지식이 없는 분들 입장에선 비판적으로 읽는 게 도저히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붉은돼지 2015-01-2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부터 동로마제국 관련하여 이런저런 책들을 보고 있는데요
이 페이퍼를 보니 잘 정리해 놓으셔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진작 볼 것을...ㅎㅎ

마법의활 2015-01-27 14:25   좋아요 0 | URL
로마 제국 쇠망사가 있다면, 비잔티움 연대기 1권은 굳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겹치는 내용이 많습니다.
 
로마제국 쇠망사 6 로마제국 쇠망사 6
에드워드 기번 지음, 송은주.김혜진.김지현 옮김 / 민음사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로마 제국에 대한 왜곡을 걱정했지만 6권이 오히려 그런 문제가 적습니다. 이유인즉슨 동로마 제국에 대한 비중은 5권이 더 커서지만...다만 리뷰들은 여전히 엉터리. 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마제국 쇠망사 5 로마제국 쇠망사 5
에드워드 기번 지음, 송은주.김혜진.김지현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마 제국 쇠망사는 로마사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분명 무난한 기본서지만,

동로마 제국에 대한 객관적이고 비평적인 이해는 20세기 중반을 넘어선 시기에서야 시작되었음을

생각해볼 때, 18세기를 살았던 기번에게는 동로마 제국사를 객관적으로 조명하는 게

무리였음을 반드시 더 생각해봐야만 한다.

  부족한 자료를 토대로도 날카로운 통찰력을 발휘하는 기번의 능력은 5권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구시대인들의 한계는 여전함 또한 매우 절실하게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최근의 로마제국 쇠망사에 대한 리뷰들은 이 점을 간과한 채 무비판적으로

따라가는 경향들이 강하여,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그런 리뷰들의 대표적인

오류와 오독 그리고 아예 틀린 사실들을 나름대로 정리하도록 한다.

1. 걸핏하면 말하는 게 옛 로마 제국이란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았다는 건데, 그들이 말하는 껍데기란 그저 로마 제국이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1~2세기의 원수정 로마에 불과하다.

 모든 기준을 원수정 로마에 맞추고 거기서 달라지면 그것 자체가 악이라는 괴이한 견해는 기번조차도 주장하지 않던 건데 도데체 책을 제대로 읽기는 했는지 궁금해진다.

 겨우 백 년도 안되는 시기의 모습을 가지고 반천 년의 역사를 함부로 재단하는 이런 용감한 행태는 동로마 제국에 대해서는 비뚤어지게 적용되는데,  <사방을 둘러싼 이민족의 침략과 내부의 정치적 분열로 콘스탄티노플 주변 지역이나 겨우 유지하는 찌질한 약소국으로 전락>하였다?

 아무래도 로마 제국 쇠망사에 텍스트만 있고 지도가 없어서였는지 이런 용감한 견해가 등장하는 것 같다. 동로마 제국이 콘스탄티노폴리스 주변으로 영토가 축소된 건 1300년대 후반에서 망하기 직전까지 백 년 동안인데, 그 세월이면 소위 동로마 제국 역사로 분류되는 330년부터 보면 십분의 일도 안 되고, 이슬람 제국 맹진기인 7세기 이후로 봐도 반의 반의 세월에도 못 미친다.

 로마 제국 쇠망사 5권만 제대로 읽었어도, 동로마 제국이 상당 부분 동안 오늘날의 터키와 그리스, 불가리아 등의 판도를 합친 것보다 더 큰 영토를 유지했음은 알텐데. 책을 제대로 읽고 리뷰를 남겨야지 이렇게 대강 잘 알지도 못하고 마구 리뷰를 쓰는 건 기번한테 큰 실례다.

2. 동로마 제국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사망한 이래로도 끈덕지게 부단한 체제 개혁과 군제 개편, 쇄신을 통해 강대국의 위치를 12세기까지 유지했다. 대제가 사망한 후 거의 육백 년에 육박하는 시기인데, 육백 년 동안 강대국을 유지한 정체가 "얼마나 허약했는지 보여주는 증거"??

  그리고 동로마제국에서는 <이렇게 황가(皇家)를 이룬 사례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대놓고 틀린 소리를 뻔뻔히 하는데  오히려 안정된 황위 계승은 로마 제국 전성기 때에도 드문 일이었다. 동로마 제국 역사 천 년기에서 안정적인 왕조들인 헤라클리우스, 이사브리아, 마케도니아 등의 왕조들은 백오십 년 혹 이백 년 동안 유지되었는데  이게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딱 맞는 형국? 외혀 팔라이올로구스 왕조는 가장 약체일 동안에도 최장수를 자랑했다. 왕조의 안정성에 대한 몰이해도 문제지만 그 자체가 국가 체제를 담보한다는 이상한 견해를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3. 크리스트교가 허약해진 제국 곳곳에서 망조의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는 건 기번도 하지 않은 거짓말이다.  삼위일체 논쟁과 성육신 논쟁에 이어서 또 다른 신학논쟁과 파벌싸움? 그건 제국이 여전히 초강대국이었던 콘스탄티누스 대제 시절부터 반복되던 것이고, 다 꺼져버린 학문의 불꽃이 살 수 있었던 건 크리스트교의 비호 덕분이었으며 동로마 제국의 학술와 논리학이 발달에 불을 당긴 건 교리 논쟁이었다.

4. 각자의 주장에 외곬으로 빠진 광신(狂信)은 국가의 안위에마저 큰 해악을 끼쳤다? 그런데 그렇게 광신으로 빠진 국가가 어떻게 강대국 지위를 육백 년 넘게 유지할 수 있을까? 참으로 미스테리다.  바울파와 야고보파라는 근본주의적 종파가 사라센인들이 쳐들어 왔을 때 자신들의 믿음을 유지하기 위하여 도시의 안위를 팔아넘긴 걸 예로 드는데, 제국이 그로 인해 입은 타격은 불과 십 년도 가지 않았다.

 게다가 이슬람교 쪽에서도 쿠람마이트들과 마론다이트파들은 "기독교인들이 쳐들어왔을 때 자신들의 믿음을 유지하기 위해" 도시의 안위를 팔아넘겼는데, 왜 이건 쏙 빼놓고 말하는 걸까? 기번은 양쪽 사례 모두 공평하게 다루었는데 왜 이렇게 엉터리로만 책을 읽고 리뷰를 남기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동로마 제국이 위기에 처할 때 서방 기독교 세계는 그렇게 수수방관하지 않고 꽤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베네치아인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사수하려 한 것, 교황이 적극적으로 제국을 도우려 했던 것, 분명히 로마 제국 쇠망사 5, 6권에 나온다.  

 기번의 편견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도 문제지만, 편향적인 내용 해석에 자기 편견만 적극적으로 끼워넣는 이런 건 정말이지 폐혜가 크다.  

5.  [로마제국 쇠망사 5]권의 동로마 제국에 대한 내용은 이렇듯 아주 위험성이 크다. 그나마 기번이 쓴 내용만 제대로 읽어도 위험이 큰데, 이 지경으로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서 잘못 이해하거나 편향적인 부분만 기억하는 건 아주 큰 문제가 있다.

  황족을 비롯한 신하들의 도덕적 타락과 부패, 무능함은 있지도 않았으며, 동로마 제국의 황제들은 앙겔루스조와 두카스조의 몇몇 황제들을 제외하면 정말 성실하게 제국을 통치하려 노력하였다. 신하들의 도덕적 타락과 부패, 무능함?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타락과 부패, 무능함은 어느 시대 어느 국가에서나 있었으며 그건 로마 제국 최전성기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그런 타락과 부패, 무능이 고쳐지는지 혹은 자정되는지 여부인데 이건 역으로 크리스트교 성직자들의 감시와 감찰에 의해 가능했다.  "점차 변질되기 시작하는 크리스트교의 세속적 권력 추구와 무관용성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  오히려 여기서 읽히는 건, 현대 한국의 어떤 독자가 가지고 있는 지독히 불건전한, 특정 종교에 대한 편견이다.

 광신도가 싫다고 광신적으로 배격하면 같은 광신도가 될 수 밖에는 없다. 제발 역사책은 맨 정신으로, 특히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읽도록 하자.

 로마 제국 쇠망사 5권은 때문에 반드시 필독서임을 여기서 재확인한다. 제대로 읽지도 않고 함부로 기번이 한 얘기인양 도처에서 떠들어대는 불량 리뷰들이 어디서부터 잘못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단고기 역주본 (원전)
계연수 엮음, 안경전 옮김 / 상생출판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계에서 위서로 판명된 게 분명하고 내용도 하나 신빙성이 없는 이따위 책이 또 나왔다. 이런 멍청한 짓은 동북공정과 임나일본부보다 더한 짓인데 왜 우리가 꼭 그짓을 해야 하나? 한심할 노릇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kallito 2013-01-15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양우주관,삼신문화의 틀을 이해못하면 이 책은 영원한 위서일뿐이다.

마법의활 2013-01-15 21:13   좋아요 0 | URL
kallito// 합리적인 사유, 역사학의 중요성, 기본적인 논리를 이해 못하면, 동양 우주관이든 삼신 문화든 무식쟁이의 자기 합리화의 소재에 쓰일 뿐이다.

기천 2013-12-27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를 이해할때에는 그 지방 혹은 그 나라의 세계관도 함께 이해해야 되지 않을까요?
동양우주관과 삼신문화가 세계관의 하나라고 생각되는데요
또한 세계관을 이해하다가 보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의 합리적인 사유가 나올것이고 그 역사 나름대로의 중요성이 나올것입니다.
뭐... 저도 이 책을 읽어보지는 않아서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마법의활 2013-12-27 16:01   좋아요 0 | URL
동양 우주관과 삼신 문화를 명백한 위서 합리화에 끌어오는 건, "그 지방, 그 나라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것과는 전혀 별도 문제니까요.

이문영 선생님의 "만들어진 한국사"를 추천드립니다.
 
로마제국 쇠망사 4 로마제국 쇠망사 4
에드워드 기번 지음, 운수인.김혜진.김지현 옮김 / 민음사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마 제국 전기사에 대한 연구가 일찍부터 잘 이뤄진 반면 후기사에 대한 부분은 그렇지가 못한게 현실이다. 다만 최근 서구에서는 적어도 학계에서는 이런 면이 많이 극복된 반면, 로마사가 어디까지나 남의 역사인 한국에서는 여적까지도 19세기의 견해를 고수하는 게 현실이며 이는 문제가 많은 로마인 이야기에 의해 더욱 심해지는 형편이다.

 

 

 

 다들 로마인 이야기의 편견을 거친 체로 이 책을 읽으려 드는데, 적어도 4권 이후로는 다른 비잔티움 제국 관련 서적들을 먼저 읽고 봐야 기번 시대의 편견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밑의 리뷰들에서 본 어처구니 없는 구절에 대해 논하자면,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외국에서 얻은 성과는 동로마제국의 내부의 힘을 배양할 개혁조치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그가 해외 원정에서 얻은 성과는 동로마 제국의 태생적인 한계, 즉 양면 전선을 강요당하는 형국을 적어도 최악의 위기가 찾아오는 7세기까지는 미룰 힘을 주었다. 그의 사업이 실패한 건 무리가 아니라 전염병이 원인이다.

 

 

 언제 창검을 자신들에게 돌릴지 모르는 신뢰할 수 없던 이민족들을 용병으로 고용하여 국가의 안위를 맡길 수밖에 없었던 시민정신의 실종? 웃기는 소리다. 오히려 유스티니아누스 때 토착민을 상비군으로 고용해서 운용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었는데?

 

제대로 정규 봉급 줘서 운용하는 상비군이 용병이면, 그렇다면 현대 대한민국 국군의 직업 군인들도 다 봉급 줘서 굴리니 다 용병인가?

 

 

 다른 국가들의 침략과 협박을 금전적 보상으로 무마해야만 했던 나약함을 운운하는 대목에서는 쓴웃음만 나온다. 그럼 조공-책봉 체제로 침략과 협박을 무마했던 중화 제국도 나약한 제국인가? 오히려 유스티니아누스 이후 유스티누스 2세가 이런 정책을 썼다가 엄청나게 쓰디쓴 실패를 맛보았던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로마 제국에 막대한 뇌물을 바쳤던 전성기의 이슬람 제국은 나약해서 그런 조치를 한 것인가? 이 대목이 궁금하면 다름아닌 로마 제국 쇠망사 5권을 참조해보라.

 

 

군사적 성공과 대중적 인기를 얻은 신하 또는 동료에 대한 질투와 모함? 그건 이전 시기 로마 제국에도 있었으며, "지배적 종교(크리스트교)가 보여주고 있는 독단과 독선"이 문제였다면 제국은 이미 오래 전에 망했어야 한다.

 

 

시민들은 지쳐 있지 않았으며 병사들은 폭동을 일으켜서라도 돈을 받았다. 병사들은 빈곤하지 않았으며 봉급으로 인한 폭동은 자랑의 카이사르 로마군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미 체불된 급여는 용기나 위험이라는 대가도 치르지 않고 전쟁의 이익만을 가로채는 관리들이 사기를 치며 지연시키고 가로채고 있었던 현상? 아주 과장된 서술이지만 그렇다쳐도 이건 3세기부터도 있었다.

 

 

 

군대는 공적-사적인 곤란 때문에 모집되었으나, 분명 공적인 기능을 발휘했다. 전장에서는, 더구나 적을 앞에 두고는 그 수가 언제나 모자랐다는 건 기번도 믿지 않을 뻔뻔한 거짓말이다.

 

허구의 국민 정신이 부족해서 운운하는데 이런 생각은 제대로 역사적인 분석을 할 때 방해만 되는 사상이다. 카르타고는 어디 "국민 정신"이 부족해서 망했는가?

 

 

 

무질서한 야만족 용병으로 군대가 메워졌다고? 그건 오히려 3~4세기 때 극심했는데 그때는 왜 제국이 망하지 않았을까? 기번의 저서를 무비판적으로 읽는 것까진 좋은데 시오노 나나미의 편견을 거친 체로 보다보니 이런 엉터리 같은 감상이 나온다.

 

 

 

덕성과 자유가 사라졌다고 말하는데 도데체 이들이 말하는 덕성과 자유가 뭔지 정체불명이다. 가장 영토 넓었을 때 로마 제국을 기준으로 하고 거기서 다른 게 있으면 함부로 "미달"이라 착각하는 거 아닐까? 그건 그냥 덕성과 자유가 아니라, "땅따먹기 게임"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역사는 스타크래프트나 롬 토탈워 같은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다.

 

 

 

 전 세대와 비교해 전례없이 불어난 수의 장군들이라고 말하는 데 오히려 이는 군사 체제의 발전을 말한다. 5세기 로마 제국 연대의 간부단 수효는 현대 한국군의 그것에 비하면 절반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이렇듯, 기번의 저작은 확실히 명작이지만 반드시 4권부터는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

명약도 너무 많이 먹으면 독이 되듯, 기번의 로마 제국 쇠망사는 분명 좋은 약이지만 많이 먹으면 치사량이 되는 독이 된다. 기억하고 명심하자. 이 책은 18세기에 나온 책이다.

 

 

존 노리치의 비잔티움 연대기도 좋지만 주관적인 감상이 너무 들어가 있다. 객관적인 상을 원하는 이는 게오르그 오스트로고르스키 혹은 워랜 트레드골드의 저작을 반드시 참조할 것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