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의 소개 문구에서 "우리의 현실과 관심에 맞게 새롭게 펴낸"이란 글귀를 보고,

 
이런 유의 책들이 정작 다루는 내용과는 달리 저자의 의도대로 독자를 유도하거나 가르치려는
 
내용이 있을까 하여 상당 부분 저어되었던 게 사실이었으나,
 
 읽어본 결과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대체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짤막한 책들은
 
지나치게 이야기책 구성을 취해서 핵심 인과 관계는 지나치거나,
 
아니면 이미 십수 년 전에 타파되어 묵은 예전 학설만 거론하거나 아니면
 
지나친 일반화로 일관해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마저 드는 악서가 대부분이었는데,
 
민음사의 이번 시리즈는 작심한 듯 이런 편견들을 깔끔하게, "신선한 파괴"를 하였다.
 
   말하자면 "한국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서양사"가 아니라, 구구절절히 맞는 분석을 하고 있어서
 
크게 만족감이 들었다.
 
  출판사의 소개문 중 잘못된 선입견을 가져오게 하는 몇 가지 맘에 안드는 어구가 있긴 하지만,
 
그중에는  단순히 광고성 문구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볼드체로 강조한다.
 
 
  『민음 지식의 정원』 시리즈 서양사편은 고대부터 근·현대에까지의 서양사를 핵심 주제별로 관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각 권을 통해 해당 시대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으로 서양사 전반에 대한 흐름을 짚고 이해를 넓힐 수 있어 독자들에게 이해의 폭과 깊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만족시켜 준다.
 
 사실 정말 그러하다.
 
 예전 학설들을 알기 쉽게 요점 정리해서 인과 관계를 분석한 다음, 최신 학설과
 
현재의 정론 또한 절대로 빠뜨리지 않고 수록하면서도 딱딱함을 누그러뜨리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6권인 르네상스 편이 특히 뛰어나다고 생각한 점은,
 
르네상스를 다룬 이전의 교양 서적들이 지나치게 중세를 폄하하는 예전 학설을 그대로 취하거나,
 
단편적인 일화만 다루는 점이 많았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르네상스의 시대적 의미와 인과를 설명하면서도, 그것이 어느 부분에서 한계가 있었고
 
또 중세 폄하 관점이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지 정확히 집어주고 있다.
 
 
   책 맨 뒤에 구하기 쉬운 참고 서적 목록이 있는 것 또한 아주 좋은 점이다.
 
 보통은 일부러 구하기 저어되는 논문 목록만 빼곡한데, 독자를 배려해서 비교적 구하기 쉽고 읽기 쉬운
 
책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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