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마운틴 스캔들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너는 모른다'와 '그림자', '마리오네트의 고백' 의 작가 카린 지에벨이 쓴 '빅마운틴 스캔들'. 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사고와 그 뒤에 숨겨진 음모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배경은 프랑스의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이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책에는 많이 등장한다. 이 곳에 살면서 산악가이드로 일하는 뱅상 라파즈는 5년 전, 떠나겠다는 쪽지 한 장 달랑 남기고 자신의 곁에서 사라진 아내 로르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차 여자와 사랑을 믿지 않게 된다. 그리고 또 다른 등장인물 세르반. 그녀는 콜마르 군인경찰대 소속으로 새롭게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에 발령받아 오게 되면서 뱅상의 도움을 받는다.

바람둥이처럼 생활하던 뱅상에게 시련이 닥친다. 하룻밤을 보냈던 미리암이 자살을 하고 만 것이다. 그때부터 그의 삶은 어두운 그림자 속으로 휘말려들게 된다. 미리암의 죽음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비난을 받던 중 자신과 늘 함께 해오던 친구 피에르까지 의문의 실족사를 당하게 된다. 오랫동안 산을 알아온 친구가 그렇게 쉽게 사고로 죽을리 없다고 생각한 뱅상은 사건을 파에치기 시작한다.

하나의 사건을 밝혀내려 하면 또 다른 어둠이 기다리고 있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드러나는 사람들의 욕망과 부정, 음모가 드러난다. 믿엇던 친구 피에르에게도 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비밀이 숨겨져 있었으며, 하나의 사건의 뿌리가 다른 사건으로 뻗어나가면서 소설의 끝부분을 향해 가면서는 인간의 추악하고 이기적인 면을 마주 대하게 된다.

사건을 풀어나가는 와중에 뱅상과 세르반의 감정 변화도 볼만하다. 사랑을 믿지 않던 뱅상이 세르반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하고 사랑을 느끼며, 남자를 사랑할 수 없는 세르반에게서도 미묘한 감정변화가 느껴진다. 그러한 두 사람의 감정변화를 읽는 재미가 있다.

 

예전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은의 잭'을 읽으면서 이 책은 꼭 영상화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작가 역시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한다. 그만큼 눈덮인 설산에 대한 묘사가 아름답고 눈으로 보는 듯 실감났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산에 대한 묘사가 그러했다. 산을 둘러싼 사람들의 마음은 욕망으로 가득하고 추악하였을지 모르나,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산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아름답고 모든 것을 포용해줄 것 같은 산의 모습과 그 안에서 자신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고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주었기에 더욱 극적인 효과를 낸 것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내면에 대해, 그리고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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