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지도 -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네 번째 이야기 페러그린 시리즈 4
랜섬 릭스 지음, 변용란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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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섬 릭스의 '패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팀버튼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판타지 작품이다. 나 역시 소설을 먼저 접하고 영화까지 관람하는 등 이 작품에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다. 주인공이 이상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을 만나 모험을 하고 자신 역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유럽을 주무대로 시간과 공간을 오가며 3부작에 걸쳐 모험을 하였고, 이제는 주인공의 집이 있는 미국으로 옮겨 다시금 3부작의 모험이 시작된다고 한다. '시간의 지도'는 그 새로운 모험의 시작을 여는 작품이다.

할아버지의 비밀을 파헤치다가 자신이 가진 이상한 능력을 알게 되고 모험하며 이상한 세계를 구하고 돌아온 제이콥. 그러나 현실에서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될 위기에 처한다. 그런 제이콥을 구하기 위해 이상한 친구들과 패러그린 원장이 제이콥의 집을 찾아온다. 원래 이상한 아이들은 시간이 반복되는 루프 밖으로 나오면 반복된 시간만큼 한번에 나이를 먹기 때문에 나올 수 없다. 그런데 주인공의 이상한 친구들은 몸속 시계의 변화로 다른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도록 변화되었다. 이 설정이 새로운 모험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는데, 이상한 아이들이 평범한 세상, 그것도 미국이라는 새로운 무대로 옮겨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영국에서처럼 임브린의 보호를 받을 수 없어 앞으로 더 험난한 모험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 네번째 모험이야기에서 아이들은 전작들보다 한층 더 성장해간다. 이상한 아이들은 새로운 세계로 나와 평범한 생활에 적응하는 연습을 하면서 이상한 세계를 재건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을 익혀나간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장을 하는 것은 제이콥이다. 순식간에 이상한 세계에서 영웅이 된 제이콥이지만 부모님과 친척들은 그런 제이콥을 받아들이 지 못한다. 현실세계와 이상한세계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던 제이콥은 할아버지의 비밀의 방에서 할아버지의 일지를 발견하고, 할아버지가 생전에 비밀스러운 임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들이 제이콥을 새로운 모험으로 이끈다.

앞 이야기들과 연결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새로운 무대, 새로운 모험의 시작을 열어주는 '시간의 지도'.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물론이고 앞권인 '패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할로우 시티', '영혼의 도서관'도 함께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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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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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어리고 우리 엄마가 젊었을 때에는 죽음에 대해 내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나이를 먹어 아기 엄마가 되었고 내 엄마 아빠는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다. 아직 돌아가실 나이는 아니지만, 한 해 한 해 인생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한 듯하다. 남의 일이 아니기에, 언젠가는 내 일이기에 죽음은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주제이면서도 무거운 주제이다.

그런데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죽음을 소재로 다루지만 마냥 무겁지만은 않은, 아니 오히려 유쾌해보이기까지 한 소설이다. 그도 그럴게 어머니의 장례식과 주인공 빅 엔젤의 생일파티가 맞물려 정신없이 이야기가 펼쳐진다. 생일도 그냥 생일이 아니라 인생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생일파티다. 주인공 빅 엔젤이 암 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일 일주일 전에 100세의 어머니가 돌아가신다. (100세라니.... 어머니가 장수하셨기 때문에 장례식이 무겁지 않은 분위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친척들을 두 번이나 부를 수 없어 어머니의 장례식을 자신의 생일파티 전날로 미룬 빅 엔젤. 노모의 장례식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의 생일파티라니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가 될법도 한데 이 책에서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멕시코 소설이라 멕시코인들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고 하는데 나는 멕시코인들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이 책의 등장인물들 가족관계가 너무 복잡하고, 정신이 없다. 그래서인지 책뒤에 빅 엔젤의 동생인 리틀엔젤이 그린 가계도도 실려있다. 그 복잡하고 많은 가족들이 등장해서는 떠들썩하고 정신없다. 감정표현이 풍부하고 거침없는 게 멕시코인들의 특성인가. 그리고 가족간의 유대관계도 매우 끈끈한 것 같다. 물론 가족간에 좋은 감정만 있다는 뜻이 아니다. 어머니는 아이 딸린 빅 엔젤의 아내 페를라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빅 엔젤과 아내가 데려온 아이와의 관계는 원만하지 못했다.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포용하지 못하고 아버지라면 그렇게 엄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빅 엔젤의 아버지가 새로운 가정에서 낳은 배다른 동생인 리틀 엔젤도 있다. 뭐 가정사가 이리도 복잡한지.... 게다가 복잡하게 얽힌 가족간의 이야기를 500페이지가 넘는 양에 걸쳐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하니 읽기가 쉬운 소설은 아니다. 다소 선정적인 부분도 있다. (이것도 멕시코인의 특징인가!)

그래도 읽고 나면 가족이 남는다. 가족의 소중함, 가족의 죽음 앞에서 추억과 유대감이 남는다. 가족 중 누군가가 죽는다고 해서 그 사람과의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마지막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 있어서 따뜻했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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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버스 - 방탈출 게임북
세라 지음 / 싸이프레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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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출 게임이 유행하면서 여기저기에 방탈출카페들이 많이 생겼는데요. 방탈출이라는 컨텐츠를 즐기고 싶지만 경제적으로나 시간적, 기타 다른 이유로 방탈출카페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저도 아기를 키우는지라 아기를 두고 방탈출 카페에 가는 건 엄두가 안 나거든요. 그래서 티비프로나 핸드폰 게임으로 즐기고는 해요. '코드-비밀의방', '대탈출', 중국프로그램 '밀실대도탈' 모두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지요.

아무래도 방탈출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냥 보는 것에만 만족하지 못하고 직접 수수께끼를 풀어보고 싶게 마련이에요. 이번에 싸이프레스에서 방탈출 게임북 '악마의 버스'가 출간되었을 때 반가웠던 것도 이런 이유에요. 그냥 책만 덜렁 출간되고 말았다면 스토리가 있는 퍼즐북으로 끝나고 말았을 거에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100분이라는 제한시간을 탈출 시간으로 정해두었어요.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100분 타이머를 정해두고 열어보면 좋겠지요. (아쉽게도 저는 중간중간 언제 울고 떼쓸지 모르는 아가 때문에 100분 타이머는 못 맞췄어요..) 거기에 또 하나, 삼진아웃제도가 있어요. 3번 오답을 내게 되면 탈락이에요. 그런데 책은 한 번 다음 페이지를 열어서 답을 확인하면 재도전을 못하잖아요. 이 책의 색다른 점은 힌트를 보고 답을 여러번 도전해볼 수 있도록 QR코드를 통해 카카오플러스 친구로 힌트와 문제의 답을 확인해볼 수 있도록 한 점이에요. 이 부분이 너무너무 참신하더라구요. 힌트도 카카오톡으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고, 정답을 확인하기 전에 내 답이 맞는지 틀린지를 답을 안 보고도 확인할 수 있어서 재도전이 가능해요.



스토리는 아주 새롭지는 않네요. 미스테리보다는 오컬트 쪽의 느낌이 납니다. 주인공이 불면증에 시달리다 겨우겨우 잠이 드는데 꿈 속에서 이상한 버스에 타게 됩니다. 그런데 이 버스는 악마에게 저주를 받아 지옥으로 향하는 버스입니다. 주인공과 버스의 승객들은 지옥과 악마의 저주에서 탈출하기 위해 제한시간 내에 문제를 풀어야 해요. 문제의 종류와 난이도도 다양한 편이고, 문제를 통한 스토리 전개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책과 스마트기기를 함께 사용하려 문제를 풀며 진행한다는 점이 재미를 증가시켜주는 것 같아요.

핸드폰으로 방탈출게임을 주로 하다가 책이라는 컨텐츠를 통해 방탈출 게임을 해보니 색다르고 재미있었습니다. 직접 자물쇠를 풀고 방을 탈출하는 손맛은 없지만 문제를 푸는 재미가 쏠쏠해요. 이런 종류의 책이 또 나온다면 저는 그때에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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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요정 그리고 공주 - 다 알지만 잘 모르는 이야기 아르볼 N클래식
조제프 베르노 지음, 이정주 옮김 / 아르볼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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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동화에 관심이 참 많았다. 비단 나 뿐만이 아니고 어릴 적 동심을 조금이라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마녀, 마법사, 공주, 왕자, 요정..... 이런 것들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현실에는 없을 것 같지만 마음 속에 환상으로 남아있는 것들. 그래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에게도 사랑받는 게 아닐까.


 


 

지학사 아르볼에서 출간된 '마녀, 요정 그리고 공주'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동화책이다. 게다가 읽는 재미 뿐 아니라 소장가치까지 있는 책이다. 고급스러운 붉은 양장에 검은 실루엣으로 그려진 공주와 마녀의 모습. 촌스럽지 않고 고급스러우면서 어딘지 모르게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책 속 삽화도 실루엣으로 그려져있다. 완전히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실루엣으로 내용을 표현하고 있어서 환상적이고 아름답게 보인다. 


책의 내용은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의 내용과 같다. 비탄에 빠진 소녀들/백마법, 흑마법/짤막한 이야기/살롱의 요정 이야기의 네가지 챕터로 나뉘어 있는데, 러시아의 동화인 바실리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헨젤과 그레텔, 짤막하게 소개만 되어있는 이야기들로는 키르케, 메데이아, 모건 르 페이, 멜뤼진,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일부), 무정한 미인 (존 키츠), 그라시외즈와 페르시네(요약) (돌누아 부인), 팅커 벨 등이 소개되어 있다. 


백설공주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 헨젤과 그레텔 등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그림자 삽화와 함께 읽으니 조금 색다른 맛이 있었다. 바실리사는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속 마녀의 모델이 된 바바야가가 등장하는 이야기인데, 사실 얼마전에도 바실리사의 이야기를 다른 판본으로 읽었는데 이 책과 내용이 조금 달랐다. 아마 구전된 동화이기 때문에 책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른 것 같다. 이 이야기들 외에 짤막하게 소개된 이야기들은 책이 두꺼워지더라도 자세히 소개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흥미로운 소재인 마녀와 공주, 요정 이야기를 너무 짤막짤막하게 소개해 놓으니 매력이 충분히 느껴지지 않는달까. 차라리 어른 독자를 대상으로 좀더 자세하고 풍부하게 다루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싶기도 하다. 원본을 모두 실으려면 너무 길어지는 신화 속 마녀들이나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다루다보니 그런 것 같다. 


이 책은 '영웅, 왕자 그리고 기사'와 세트이다. 동화나 신화 속 여성 등장인물인 마녀, 공주를 중심으로 다룬 이야기들도 매력있지만 남성 등장인물들인 영웅과 왕자, 기사의 이야기도 재미있을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세트로 소장해두고 싶은 책이다.  

 


#마녀요정그리고공주, #아르볼N클래식, #다알지만잘모르는이야기, #조제프베르노, #지학사아르볼, #문화충전,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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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백철 그림, 김진명 원작 / 새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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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진명 작가의 작품을 읽기 시작한 것은 '고구려' 이후로, 그 이전 작품들 중에는 아직 못 읽어본 작품들이 많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역시 유명하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작품 중 하나였는데, 이번에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라는 제목의 만화가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제목은 2019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축사를 한 내용 중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 미국과의 관계들을 생각하면 참 의미있는 제목이 아닐까 싶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우리나라에서 남몰래 핵개발에 성공했다는 가정 하에, 핵개발 프로젝트와 관련된 박사(이휘소라는 천재 물리학자를 모델로 하였다고 한다.)의 죽음, 러시아의 시베리아 개발권을 놓고 일본과의 갈등 과정, 남북 공동 핵개발과 관련된 내용들이 길게 이어지는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모든 내용을 다룬 것이 아니라 후반부의 일본과의 갈등, 일본의 공격과 숨겨진 핵을 이용한 반격 등의 내용을 만화화 한 것이다. 경제 관련하여 현재 일본과 한국이 크게 갈등을 일으켜 대립 상태이고, 독도 문제도 그 동안 끊임없이 일본이 도발을 해왔다는 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관계에 있어서 미국이 한 발 뒤로 물러서 자국의 경제 이익을 우선하여 움직이면서, 위기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도움이 불투명한 점 등 이 책의 내용이 현실 상황과 묘하게 맞물리는 부분들이 있다. 그렇기에 20년도 더 된 소설이 만화화되어 재출간 된 것이 아닐까 싶다.



현실에서 일본과의 문는 참 답답하기만 하다. 일단 과거의 문제가 있어서 일본과는 사이좋게 지내기가 힘들다. 이번 문제 역시 과거의 일이 발단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한국에 대해 경제보복으로 맞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딱히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서로 대립한 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질질 끄는 현실은 참 답답하다. 그에 비해 이 책에서 일본의 공격에 맞대응하는 모습은 통쾌기 그지 없다. 물론 실제로 우리 나라가 핵을 보유하고 있어야 가능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소설은 소설로만 읽어야 하지만, 답답한 현 상황에 대해 대리만족 정도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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