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미식가 - 외로울 때 꺼내먹는 한 끼 에세이
윤시윤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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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쿡방이 대세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즘, 시선을 끄는 에세이집을 발견했다. '외로운 미식가',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고 싶으면서도 바쁜 일상 속에서 올로 식탁에 앉는 경우가 많은 현대인들을 대변하는 듯한 제목이었다.

 

작가 윤시윤은 유명한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한 18년차 예능 작가이다.

방송작가여서 그런지 소설가나 시인이 쓴 에세이와는 살짝 다른 감성이 느껴지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글을 담고 있는 듯했다.

 

 

요리 레시피 책이 아니라는 경고문구와 함께 차례에는 신맛, 단맛, 쓴맛, 매운맛, 감칠맛, 짠맛 6가지의 주제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맛에 비유한 감각적인 글들이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핑크레모네이드같은 달콤새콤한 공기의 맛, 좋아하는 사람을 마음에 품고 뒤에서 바라보는 꿀같은 감정의 맛, 새해를 시작하는 설렘을 느끼게 해주는 비누의 맛, 이별의 아픔을 담은 짭짤한 눈물맛 소주, 새벽공기에서 느껴지는 씁쓸한 맛....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겪을 법한 사랑, 이별, 외로움, 그리움, 설렘과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이 저마다의 맛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작가는 하나 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젓가락이나 토마토, 별사탕, 우유 등 다양한 음식 또는 음식과 관련된 물건들에 작가와 주변 사람들의 추억이 하나하나 새겨져있다. 마치 내 추억인 듯 읽으면서 감상에 젖었다. 공기의 맛, 눈물의 맛, 이별의 맛, 추억의 맛.... 다양한 감정들이 저마다의 섬세한 맛들이 이 책에 표현되어 있다. 각자 추억이 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경험을 떠올리며 공감을 하고, 나에게도 그 맛이 느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페이지마다 실린 감각적인 사진도 추억을 되새기고 각 글의 분위기와 맛을 느끼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맛은 기억이고, 기억은 그리움이다.'

엄마의 손맛과 관련된 글에서 보았던 문장이다. 나도 나와서 살고 있으며 어머니의 딸로서 엄마의 손맛을 그리워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또한 음식이나 맛에 관한 다양한 추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장이 책을 덮은 후에도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리와 음식이 아닌 인생의 맛, 추억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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