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의 섬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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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저는 여러 일본 작가들의 작품을 찾아 읽었는데요. 그 중 히가시가와 도쿠야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국내에 출간된 작품들을 일부러 찾아 읽었던 작가입니다. 한동안 신간 소식이 없어 아쉽던 와중에 '속임수의 섬'이라는 신간이 출간되었군요. 저택섬의 후속작이라고 하는데 좀 오래되어서 저택섬을 읽었는지 긴가민가 하면서 읽기 시작했어요. 참고로 저택섬을 읽지 않은 분들도 이 책을 읽는 데에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택섬이 궁금해져서 읽고 싶어질 거에요. 정통 추리 미스터리 작품이지만 마냥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되지 않고 유머가 적절히 스며들어 몰입감과 유쾌함을 주는 게 히가시가와 도쿠야 소설의 매력입니다.

 




이 책은 프롤로그에서 중학생 세 명이 고기잡기로 돈을 벌기 위해 한밤중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나서며 시작합니다. 미끼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잡히는 물고기를 보며 만선의 꿈을 꾸던 중, 갑자기 물 속에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생물체가 날아옵니다. 이로 인해 결국 세 사람은 의문의 사고를 당하는데요. 독특한 시작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이후 외딴섬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이다이지 출판사의 사장이자 창립자 회장의 2세인 고로의 사망으로 인해 사이다이지 가문의 친족들과 관련자들이 유언장 개봉을 위해 모이는 것이지요. 이 무리에는 변호사 아버지를 대신하여 사이다이지 출판 그룹의 유산 상속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비탈섬으로 향하는 젊은 변호사 야노 사야카와 수상한 느낌의 스님, 스스로 명탐정이라는 사내 고바야카와 다카오,죽은 고로 사장의 조카 쓰루오카 가즈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외딴 비탈섬의 별장인 화강장에서 유언장이 개봉되고, 가족들은 사장의 조카인 가즈야도 유산을 상속 받는 것에 불만을 품습니다. 저녁식사 자리에서 가족들의 불편한 시선 받은 가즈야는 '사이다이지 가문의 비밀을 알고 있으니 나를 무시하지 마라. 안 그러면 비밀을 발설하겠다' 라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쓰루오카 가즈야가 사체로 발견됩니다. 타살로 추정되지만 태풍으로 인해 섬은 고립되고, 경찰이 도착하기도 힘든 상황. 탐정 다카오와 변호사 사야카는 쓰루오카의 죽음에 대한 수사를 진행합니다. 사건을 수사하면서 23년 전 비탈섬에서 벌어졌던 또 하나의 살인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는데요.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당시 사이다이지 가문의 가장이었던 사이다이지 도시로 씨가 비탈 섬의 별장에서 살해당했고, 범인은 북쪽으로 도망친 끝에 몸을 던졌다고 합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이며 23년 전의 사건은 쓰루오카 가즈야의 살인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소설은 꽤나 본격적인 추리소설입니다. 그런데 등장 인물들의 대사나 행동 등 곳곳에서 작가 특유의 유머가 드러나지요. 이 작품도 역시나 재미있습니다.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유머 덕분에 재미있으면서도 반전이나 트릭에 허술하지 않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네요. 사회파 미스터리나 진지한 추리물도 좋지만, 저는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이런 유머러스함이 참 좋네요. 저택섬도 읽은 지 오래 되어서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한 번 구해서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단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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