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파는 상점 2 : 너를 위한 시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을 파는 상점. 판타지같은 제목에 이끌려서 샀다가 읽다보니 너무나도 깊이있는 청소년 소설이었고, 청소년 소설이라 넘기기엔 어른인 내가 읽어도 생각할 게 너무 많은 소설이었고, 다 읽고 강한 여운을 남겼던 책이다. 7년 만에 그 책의 2권이 출간되었다.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책 속의 주인공들은 여전히 고등학생이며, 시간을 파는 상점은 그 모습을 좀 더 구체화하여 돈이 아닌 시간으로 다른 사람의 시간을 사고 파는 시스템으로 발전하였고, 온조 혼자만의 상점이 아닌 여러 친구들과의 공동운영이 되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생각과 고민을 안고 사는 고등학생 아이들의 모습이 현실적으로 그려져 소설 안에 우정, 사랑, 고뇌가 녹아들어가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가위손'이라 불리는 온조네 학교의 해고되는 것에서 시작한다. 부당한 해고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의뢰를 받은 아이들은 시위를 하며 학교측에 맞선다. 졸업생들도 발벗고 나서서 학교측에 의사를 전달한다. 학생들을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가위손의 해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고 나서는 아이들. 이 에피소드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데, 그런 의미에서 참 씁쓸하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부당한 일에 대해 침묵하는 어른들과 자신들이 당할 불이익에도 아랑곳없이 발벗고 나서는 아이들. 이 소설 속 아이들의 모습은 어른으로서 참 부끄러운 마음이 들게 한다. 가위손의 부당해고라는 큰 사건 외에도 시간을 파는 상점에서는 다른 의뢰들도 처리한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를 위해 책을 읽어달라는 의뢰는 이현이 처리한다. 가만히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버지는 안락사를 생각하고 있는 듯, 이현에게 자신의 목숨을 끊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려 하고, 난감한 이현은 그의 말을 피한다. 의뢰인의 아버지가 말한 살아있는 것과 살아가는 것의 차이. 이 책에서 독자에게 던지는 가장 큰 물음표이다.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살아있다'와 '살아간다'는 단어가 묵직하게 다가왔다. 예전에 읽은 '미 비포 유'라는 책이 생각이 났다. 예전에 누가 그랬던 것 같다. 살아짐 당하지 말고 살아가야 한다고. 자신의 삶에 의미를 갖고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청소년 소설이라기엔, 아니 청소년 소설이기에, 주인공들이 어른들의 이기적인 논리에 물들지 않고 자신들이 생각하는 옳은 것, 그리고 성장기에 겪는 고민들에 대한 답을 솔직하게 찾아갈 수 있지 않나 싶다. 읽으면서 여러가지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