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19
앙드레 지드 지음, 박효은 옮김 / 별글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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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고전은 어느 시대에 읽어도 재미있다. 그래서 여러 번, 여러 출판사에서 편집되고 번역되어 출판된다.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역시 오랫동안 사랑받는 작품으로, 나는 별글클래식의 파스텔 에디션으로 이 작품을 접했다. 얇고 가벼운 문고본 판형이라 언제 어디든 들고 다니며 읽기 편하고, 깔끔한 표지 디자인도 마음에 드는 책이다.


좁은 문은 앙드레 지드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다. 몸이 허약했던 앙드레 지드는 11세에 아버지가 사망하자 어머니와 외사촌 누이들 속에서 엄격한 청교도적 분위기 속에서 자랐다고 한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작품 속에서 청교도적 색채가 강하고, 지드의 사촌누이는 작품 속 알리사의 모델이 되기도 한다. 불륜을 저지른 외숙모 역시 소설에서 알리사의 어머니로 등장한다. 그의 실제 삶이 많이 반영된 소설인 것이다. 

 

좁은문은 주인공 제롬이 사촌누나 알리사를 사랑하면서 겪게 되는 고통을 담은 이야기이다. 12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삼촌집에서 살게 된 제롬은 그 집에서 두 살 많은 사촌누나 알리사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알리사 역시 제롬을 사랑하게 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지나치게 금욕적이다. 어머니가 저지른 불륜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알리사는 제롬을 사랑하는 마음을 감추고 신앙을 쫓으며 금욕적인 생활을 하고, 온 마음을 바쳐 알리사를 사랑하는 제롬은 알리사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만 자신을 받아들여주지 않는 알리사로 인해 고통스럽다.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주고받지만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제롬은 알리샤의 일기를 통해 그녀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 소설은 제롬의 수기 형식으로 되어있으며, 후반부에는 알리사의 편지와 일기가 주를 이룬다. 제롬의 시각으로 쓰여있어 왜 알리사가 제롬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지 계속 궁금증을 유발하다가 마지막에 그녀의 일기를 통해서야 그녀의 마음을 알게 된다. 이 소설 속 편지는 실제 앙드레 지드의 사촌누이이며 나중에 부인이 되는 마들렌의 편지를 따온 것이라고 한다. 앙드레 지드와 사촌누이인 마들렌 역시 이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금욕적인 삶을 살았던 것일까? 그랬다면 참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적으로 이 소설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알리샤의 금욕적이고 신앙심 깊은 삶을 높이 사기도 하는데, 나는 종교가 없어서 그런지 읽으면서 답답했다. 자신의.감정과 행복을 버려서라도 지켜야 할만큼 신앙이라는 것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인가. 이 책은 읽고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알리사가 자신의 감정에 조금만 더 솔직해질 용기가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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