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귀신 샴푸

귀신 샴푸 ㅣ 검은달 3
김민정 지음, 마영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7월

예전에는 중학생들이 머리 염색을 하거나 파마를 하고 화장을 하면 날라리라고 혼이 났던 것 같은데,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화장을 하고 다닌다. 그만큼 어린 친구들도 외모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고 신경을 많이 쓴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물론 예뻐지고 싶은 마음은 어린 초등학생 소녀들이라도 누구나 다 가지고 있겠지만, 너무 외모에만 신경을 쓰거나 외모에 대해 콤플렉스를 느껴서 친구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다. 어린이를 위한 공포문학 시리즈인 검은달의 세번째 이야기 '귀신 샴푸'는 지나치게 자신의 외모에 신경 쓰고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주아'라는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다. 외모에 한창 관심이 많을 나이의 어린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공포 동화이다.

주인공 주아는 심한 곱슬머리를 타고 났다. 스트레이트 파마를 해서 찰랑거리는 생머리를 가지고 싶지만 미용실에서도 어떻게 안되는 악성 곱슬이다. 이 곱슬머리는 주아의 가장 큰 콤플렉스다. 동네 미용실이란 미용실은 다 돌아다녀서라도 해결하고 싶을만큼 주아는 곱슬머리가 싫다. 이 곱슬머리 때문에 친구들이 무슨 말을 해도 자기를 놀리는 것 같다. 학교에서 학예회 준비로 공연팀을 나눌 때에도, 주아는 주특기인 댄스를 하고 싶지만 머리 때문에 비웃음을 당할까봐 손을 들지 못하고 개그팀에 들어간다. 방송댄스를 하는 친구들, 특히 미나는 긴 생머리에 예쁘다. 그런 미나가 부럽다. 주아는 긴 생머리를 찰랑이며 예쁘게 춤추는 아이돌처럼 되고 싶어 미칠 지경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 수아와 함께 집에 돌아오는 길에 주아는 '귀 뷰티헤어'라는 간판을 보게 된다. 호기심에 못 이겨 들어간 가게는 온통 검은색으로 기이하기만 하다. 여름인데도 하얀 털옷을 입은 주인도 이상하다. 하지만 그 가게에서 주인 아주머니가 샴푸를 해준 뒤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다른 미용실에서는 펴지지 않던 곱슬머리가 찰랑찰랑한 생머리가 된 것이다. 주아는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놀라지만, 만족하지 못하고 미나처럼 하얀 피부에 곧게 뻗은 생머리를 갖고 싶어한다. 그리고 귀 뷰티헤어에 다시 찾아가 샴푸와 하얀 피부 크림을 훔친다. 훔쳐온 샴푸와 크림을 사용한 뒤로 주아에게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자신의 곱슬머리가 너무나도 마음에 안 든 나머지 친구들이 뭐라고 얘기해도 삐딱하게 받아들이고 예민하게 구는 주아. 그와 반대로 동생인 수아는 친구들이 자신의 머리를 만지며 노는 것도, 춤출 때 머리가 특이해서 가운데에 세워주는 것도 좋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우울하고 음산한 기운을 품은 주아와 밝고 긍정적인 수아. 두 자매의 모습, 그리고 귀신 샴푸를 사용하며 점점 이상해져가는 주아의 모습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억지로 '외모는 중요한 게 아니야'라는 교훈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심각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다른 사람들은 크게 신경 안 쓸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주어 아이들이 더 받아들이기 좋을 것 같다. (사실 다들 예쁜 걸 좋아하는 것은 사실인데 억지로 '중요하지 않아'라고 가르치는 것보다는 이 편이 더 납득하기 쉬운 것 같다.) 무서운 이야기 끝에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책이라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업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개인적인 감상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