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24시간 살아보기 - 3000년 전 사람들의 일상으로 보는 진짜 이집트 문명 이야기 고대 문명에서 24시간 살아보기
도널드 P. 라이언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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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을 보다 보면 옛날 사람들의 일상생활 모습에 곳곳에 묻어나는 장면들을 볼 수 있다. 지금과는 다른 옛날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우리로서는 직접 체험할 수 없기에, 간접적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보면서 재미를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옛 모습과 주변국가인 일본, 중국 등의 나라 사람들의 옛모습,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다루는 미국이나 영국 사람들의 옛모습은 우리들애게도 익숙한 편이다. 반면에 아프리카나 이집트 등의 나라 사람들은 옛모습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이집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미라와 피라미드, 스핑크스 등이 고작이다.

'이집트에서 24시간 살아보기'는 3000년 전 고대 이집트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그렇지만 지루한 다른 역사책들과는 조금 다르다. 아멘호테프 2세의 재위 기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팩션이기 때문이다. 이집트의 유적과 유물, 왕조를 딱딱하게 나열하는 대신 생생하게 도굴꾼, 파라오, 장의사, 농부, 주부, 군인 등 살아있는 이집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극으로 치면 주인공급인 위인이나 왕의 이야기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장터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곳곳에서 엑스트라로 등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중있게 보여주는 셈이다. 이 책에서는 24시간을 1시간 단위로 나누어 각 시간에 맞게 여러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보여준다. 이집트의 시간 기준으로는 밤의 일곱번째 시간인 0시부터 시작해서 한 시간 단위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게 독특하게도 도굴꾼의 이야기이다. 이집트 무덤을 생각하면 투탕카멘의 저주가 가장 먼저 떠올라서 도굴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었던 모양이다. 무덤에 상당한 양의 귀중품을 시체와 함께 매장했던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인 듯도 하다.

이 책에서는 밤의 일곱 번째 시간 <왕가의 무덤에 내린 저주를 두려워하는 도굴꾼>을 시작으로 <잠 못 이루는 파라오>, <미라를 만드는 장의사>, <지나간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노병>, <태양신 아문-라에게 영광을 바치는 사제>, <소를 빌려 땅을 경작하는 농부>, <빵과 맥주를 만드는 주부>, <오벨리스크를 만드는 채석장을 방문한 감독관>, <파피루스 줄기로 낚싯배를 만드는 어부>, <도자기 공방에서 진흙을 빚는 도공>, <상형문자를 배우는 어린 소년>, <술과 음악의 여신 하토르를 모시는 사제>, <재심 판결을 내리는 고관대작>, <파라오의 그늘을 책임지는 자>, <세 가지를 약속받는 파라오의 왕비>, <죽은 자를 배웅하는 전문 울음꾼>, <파라오의 무덤 설계를 감독하는 건축가>, <나무로 가구와 관을 만드는 목수>, <포로로 끌려와 벽돌공으로 일하는 시리아인들>, <성대한 파티를 준비하는 대저택의 안주인>, <여왕을 위한 금 장신구를 만드는 보석 세공사>, <하프 연주에 맞춰 춤추는 소녀 댄서>, <하마 지방을 이용해 대머리 치료제를 만드는 의사>, <아이의 탄생을 축복하는 산파> 등 총 24명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왕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한 인간군상이 모여있어서 고대 이집트의 다양한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내 경우에는 특히나 미라를 만드는 장의사 편에서 미라 만드는 방법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해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직업군이 모여 사는 고대 이집트의 모습을 보며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구나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라는 책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집트 편을 읽고나니 로마편도 궁금해젔다. 딱딱하지 않은 소설 형태의 역사서라 읽기 편하고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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