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례 시간 - 수업이 모두 끝난 오후, 삶을 위한 진짜 수업
김권섭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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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선생님이 선물하는 지혜 한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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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학교 학부모상담을 다녀왔다.
엄마가 만나왔던 지난 세대의 <선생님>들보다
아이가 만나고 있는 요즘의 <선생님>들은
참 좋으신 것 같다.
가르치고 배우는 사제 관계 뿐 아니라
서로 소통하는 모습이 더욱 그렇다.

아이들이 다 천사같다고...
아이들 때문에 너무 행복하다고 하시는 선생님과
함께 지내는 학생들이니 아이들도 얼마나 좋을까?

돌이켜보면 고민만 가득했던 나의 학창시절에
따뜻하고 희망적인 메시지 하나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때는 왜 좋은 책 한권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좋은 선생님도 제대로 만나지 못했었는지....

이 책은 현직 국어 선생님이 29년간 교직에
몸 담으면서 10분이라는 짧은 종례시간을 통해
제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려 애쓴 흔적들,
그 마음의 이야기를 모아 엮어낸 것이다.

교사로서 스스로 부끄러운 시절도 있으셨던 것 같고
그래서 제자들에게는 반성문으로,
또 어떤 제자들에게는 감사장으로,
동료 교사들에게는 고백록으로 쓰셨다고 하니
진심을 담아낸 자서전적 에세이라 보면 되겠다.

실제로 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울 법한 선생님 자신의 일상을
빗대어 들려주시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하나 하나 겪은 소소한 일들을
헛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제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말해주고 싶어하는
그 진심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종례시간!!!
빨리 선생님 전달사항이 끝나고
반장의 차렷경례가 끝나면 후다닥 교실문을
나가기 바쁜... 그런 시간으로 기억하는 시간인데
이 책은 교사가 제자들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언어의 잔칫상>이다.

자칫 아이들이 고전적이고, 유교적인 것을 싫어할 거라
생각했는데 인문학적 가치를 갈망하고 있다는 걸 아셨다니
그런 제자들을 만난 선생님도,
이런 의미있는 종례를 들려주시는 선생님을 만난 제자들도,
모두가 행운이 아닐까?ㅋㅋ

책을 다 읽고 나도 참 좋았지만 우리집 그녀(^^)와
담임 선생님께도 선물해 드리면 더욱 좋겠단 마음이 들었다.
삶을 살아내느라 아둥바둥 애쓰는 우리 모두에게
잔잔한 울림과 도전과 교훈을 전해준다.
입시와 공부에 지친 아이들도
지식을 배우는데 그치지 않고 그 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이 책에서 발견해보면 좋겠다.

혹시나 선생님의 지루한 훈계로만 듣고
나처럼 나이들어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는 건 아니겠지??...ㅋㅋ

 

"고교 생활은 버스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마구 달리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고교 시절이라는 이름의 버스에 탑승한 여러분들이 멀미에 시달리지 않는 방법은

운전자가 되는 것입니다. 자기 의지대로 고교 시절이라는 이름의 버스를 운전해보세요.

차창을 스치는 풍광이 멀미를 사라지게 할 겁니다.

꼭 그러기를 응원합니다."

(차멀미)


"삶은 시간, 공간, 인간, 즉 삼간(三間)을 잘 구별하는 과정입니다.

시간을 아껴 쓰고 자신이 있어야할 공간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과 어우러지는 삶.

참 단순하면서 지극히 아름답지 않나요?"

(삼간)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는 즐거움이 공부의 토대입니다.

미완성인 상태에서 완성된 상태로 발전하면 공부하는 보람을 느낍니다.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였던 매슈 아널드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모든 미완성을 괴롭게 여기지 마라. 미완성에서 완성에 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神)이 일부러 인간에게 수많은 미완성을 내려주신 것이다.》"

(노 젓기와 콩나물 기르기)

"방향을 정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러다 보니 조급증 때문에 답답해지기도 합니다.

 남들보다 조금 뒤처진다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늦은 것이 아니라면 좀 더 기다려도 됩니다.

방향을 정하려 노력하고 있다면
조금 늦는 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속도와 방향)

 

매년 100권의 책을 읽고
한시, 시조, 역사서 등 배우는 일을 쉬지 않으시는 선생님이라는 점에서

더욱 귀감이 되었다.
올봄 들어 <고전>에서 묻어나는 글귀로 써내려간 책을
여럿 읽었는데 이 책도 특별히 옛글에서 찾아낸
깊은 맛이 곁들여 있다.

선생님에게 짧은 종례시간이란 시간이 주어졌다면
나는 우리집 삼남매에게 더 긴~~ 조례.종례시간이
허락된 엄마선생님이 아닐까?
가르치고 훈계하는 이야기만 죽~ 늘어놓는 선생님이 아니라 마음으로

감동을 전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문득 생각해본다.

특히나, 아이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느끼지 못하고 있고, 자신만이 가진 장점이 얼마나 많은 지를 모르고 있다면...
우리집 종례시간(?)을 다시금 채워가봐야함을
느끼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부모와 교사 모두에게 1독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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