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경영을 가꾸다 - 관찰학자 최재천의 경영 십계명
최재천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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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에서도 감투에 관심없이 오로지 연구와 강의만 하고 논문과 책을 쓰며 얌체처럼(^^) 잘 먹고 잘 살았다는 그가 리더라는 자리에 섰다. 국립생태원 원장을 지낸 최재천 교수가 전해주는 경영 이야기.

"우리는 숲에 다다르면 다짜고짜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 바쁘다. 그러나 숲속에서 나무만 들여다보지 말고 때론 멀리서 숲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나는 결코 전문 경영인이 아니다. 하지만 평생 숲과 문명사회를 넘나든 덕에 자연스레 나무도 보고 숲도 보며 산다. 숲에서 가꾼 경영에서는 은은한 솔향이 풍겼으면 좋겠다."(들어가는 말)

집 근처 광릉수목원에 가는 걸 좋아하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숲 내음이 그리워졌다. 특히나 가을녘 계수나무가 내뿜는 달콤한 향이 그렇다. 꼭 경영이나 리더쉽에 관한 것이 아니더라도 에세이처럼 삶에 대한 사색이 꽃잎처럼 뿌려진 책이였다. 아니 사실은 내가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렇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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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는 자신의 사리사욕만 챙기는 리더들 때문에 몸살을 치른 나라다. 우리는 어떤 리더상을 꿈꾸는가? 정치, 경제, 문화, 학계... 그 어느 분야든 자신의 분야에서만큼 자리와 권력에 대한 욕심이 아닌 국민과 구성원들을 위한 리더로 일해주길 너무나 간절히 바란다. 그러면에서 이번 책은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리더쉽의 본을 보여준 최재천 교수의 자서전적 에세이, 리더쉽도서라 하면 될 것 같다.

"일상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 영혼이 자유로워진다. 자본주의의 고질인 과소비를 덜어내고 단순한 삶을 살면 기후 변화의 생물다양성 고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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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을 역임하는 동안 그가 실천하고자 했던 여러 경영철학들은 그가 살아온 삶에서 또 공부한 생태계에서 그 교훈을 많이 얻은 듯하다. SNS에서 화재가 되었다는 사진 한장 속에 담긴 무릎꿇은 모습 만큼이나 실제 경영에서도 그가 강조한 소통, 통섭 등의 노력이 많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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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우리 들꽃 포토에세이 공모전' 시상식
 

"남보다 너무 많이 가진 건 결코 자랑이 아니다. 한정된 자원을 공유하며 살아가야 하는데 혼자 지나치게 많이 움켜쥐고 나누지 않는 것은 사회적 동물로서 창피한 행동이다."(p.93)

책을 읽으며 느낀건데 이런 경영철학들이 나오기까지 저자의 독서력이 상당하다는 데 있었다. 내 젊은 날 왜 책 한권 제대로 읽지 못하며 살았을까 싶기도 했다.

"우선 리더(leader)는 리더(reader)여야 한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일단 리더로서 자격이 없다. 리더는 조직의 그 누구보다 많이 알아야 한다.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것들을 미주알고주알 다 꿰고 있을 필요까진 없을지 모르지만 사태의 전후좌우는 확실하게 파악해야 하고 이런저런 위기를 해결해낸 선지자들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리더는 무엇보다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러더는 생각하는 사람(thinker)이어야 한다. 생각을 깊이 할 줄 모르고 경거망동하는 사람이 조직의 리더가 되면 본인의 인생만 망치는 것이 아니라 애꿎게 함께 하는 많은 사람의 인생도 한꺼번에 수렁에 처넣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리더는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깊이 해서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줘야 한다. 리더는 길잡이(pathfinder)여야 한다."(p.128)

나는 생태학자가 아니고 어느 기관의 원장도 아니지만 저자의 경영철학을 어떻게 내 삶에 적용해 볼 수 있을까?
1) 관찰: 가족과 공동체 안의 <사람>을 잘 살펴야겠다. 잘 돌보기도 하고, 때론 배우기도 하면서...
2) 독서: 책 앞에서도 겸손해지면 배울 것이 너무 많다.
3) 야단치지 않기: 헉, 제일 힘들지 않을까? 하지만 야단을 많이 맞는 학생은 야단을 맞지 않으려 노력할 뿐 근본적으로 더 훌륭한 학생이 되는 것은 아니며, 성장은 남이 키워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크는 것이라는 저자의 철학이 내 마음에 콕콕 박혔다.

또, 조직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치사해질 수 있는 용기와 열정, 누가 뭐래도 개인의 행복과 직원들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철학이 멋져 보인 건 내가 그렇게 살지 못하기 때문인듯...
아무튼 책을 다 읽고 나니 서천 국립생태원에 얼른 가보고 싶은 마음이다. 부지런히 농사짓고 있을 잎꾼개미에게 한수 배울거리가 있을 것 같고, 봄이 되어야 맡아볼 수 있을 찔레꽃 향기도 맡고 싶다. 장사익 시인의 《찔레꽃》시비를 실수로 거대하게(^^) 제작한 직원을 왜 야단치지 않을 수 있었는지 그의 경영철학을 생각하면 찔레동산이 왠지 더 아름답게 느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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