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걱정 없는 크리스천'이란 제목은 얼핏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노하우라도 가르쳐 줄 듯하다. 그러나 이 책은 믿지 않는 사람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수많은 크리스천들의 잘못된 재정관, 물질관, 자녀관 등의 민낯을 다 드러내 보여주는 부끄러운 책이다.
예수님은 부자가 되라고 하신 적이 없고, 성공하라고 하신 적이 없다. 오히려 십자가를 지라 하셨고, 남을 섬기라 하셨고, 좁은 길로 가라 하셨다. 그러나 수 많은 그리스도인은 성실한 믿음의 행위에 대해서 으레히 받게 되는 '축복'으로 부와 성공을 말해 왔고, 교회는 그렇게 잘 못 가르쳐 왔다. 목회 현장에서 늘 빠지기 쉬운 유혹의 가르침이다.
이 책은 두 명의 저자가 쓴 책이다. 15년간 재무 상담 현장에서 만난 많은 크리스천들의 실제 상담 사례와 더불어 자신들의 삶에서 겪었던 사건들과 그 사건들을 통해 깨닫게 된 신앙관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교회의 현 주소를 보는듯하여 안타까웠다. 부끄러웠다. 믿음이라는 보기 좋은 허울을 벗겨내 보면 재정관리, 자녀교육, 내집마련, 노후문제 등에 있어서 결국 그 주권을 하나님이 아닌 내가 가지고 있는 우리들, 한국 교회의 모습이고 나의 모습이다.
나는 어릴적 형제 많은 가난한 시골 농사꾼의 딸로 컸다. 공부에도 제법 욕심이 많아서 시내에 있는 사립고등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지만 매달 기숙사비, 학원비, 보충수업비 등등 을 내주기가 버거우셨던 부모님이다. 가난이 늘 원망스러운 청소년기를 보냈지만, 그 가난 덕분에 하나님을 만났다. 청년이 되어 가난한 부모님 그늘을 벗어나 내 손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을 때, 나는 돈을 열심히 모아 많이 벌어서 얼른 '부유함'에 거하고 싶어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만난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길은 그런 길이 아니었다. '아,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구나!', '가난해도 천국을 소유했으니 나는 진짜 부자구나!' 그걸 깨닫는 순간 내 인생은 돈으로 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었고, 그 이후 어려운 신학생, 어려운 전도사, 어려운 사모, 어려운 개척교회를 그나마 지금까지 걸어올 수 있지 않았을까! 재정관이 바로 설 때에라야만 믿음의 삶을 살아낼 수 있음을 말해주고 싶어하는 책이다.
책은 끝으로 재정, 자녀, 결혼, 성공, 내집마련, 노후문제의 원칙을 크리스천답게 어떻게 세워나갈 것인가의 방향을 알려준다. 그 원칙에는 첫째, 내 삶의 주인을 누군인지 분명히 정할 것! 둘째, 예산세우기와 자족함으로 빚지지 말것! 셋째, 이웃사랑 통장으로 저축하고 나누는 기쁨을 누릴 것! 넷째,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할 것! 그리고 지금 현재 쪼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단기부채부터 갚아 나가고 신용카드를 없애는 등의 실제적인 재무관리를 하도록 돕는다.
가정 살림과 교회 살림은 닮은 꼴이 많다. 주변에 화려하고 편리한 시설에 아늑함까지 마련한 훌륭한 예배당 건물을 갖춘 교회들을 보다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실상 그 안에는 건축으로 인한 큰 빚과 매달 나가는 대출이자, 그로 인한 목회자와 교우들의 근심이 가리워져 있음도 알기 때문이다. 믿음의 가정, 믿음의 교회들이 재정부분에서 이젠 좀더 건강해져야하지 않을까! 바라기는 크리스천이라는 이름이 '돈' 앞에 부끄러워지지 않기를, 돈 앞에 무너지지 않기를, 돈 앞에 절망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나부터가!
두 저자의 이야기가 여기 저기 섞여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조금 정신없이 읽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