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마지막 그림

내 생애 마지막 그림 -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
나카노 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6월

"보티첼리부터 고흐까지 한 폭의 그림에 펼쳐지는

위대한 화가들의 삶과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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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서양회화사는 어려운 분야이다. 하지만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그림>은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분야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이번에 읽은 <내 생애 마지막 그림>은 미술사에 대한 식견이 없더라도 화가의 인생과 작품 속에 얽힌 이야기로도 충분히 즐거운 책이다. 명화 인문학!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어내는 저자의 풍성한 이야기꺼리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기도 했고, 더불어 미술사에 대한 소소한 공부가 되기도 하였다.

서양문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저자는 <신화와 신>, <화가와 왕>, <화가와 민중>이라는 주제로 나누어서 시대적 배경 및 화가들의 개인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경 이야기를 잘 정리해주고 있다. 틈틈이 저자 자신의 소견들을 나타내면서 화가들과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책 제목처럼 가장 초점을 두는 부분은 화가들의 생애 마지막 작품에 대한 해설과 작풍의 변화를 겪게 되는 사건이나 사연이다. 15세기에서 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시대 또한 다양한 총 15명의 화가를 소개하면서 주요 작품들을 실어주고 있어서 명화를 감상하는 재미도 톡톡하다.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화가라면 사보나롤라의 영향으로 인해 신앙뿐만 아니라 작품 전반에 큰 영향을 받은 보티첼리, 다른 분야 뿐 아니라 예술 역시 여성에 대한 편견이 만연했던 시대에  화가가 되어 여든일골 살까지 장수하며 그림을 그린 비제 르브룅... 책 표지에도 나와 있는 그림인 <부인의 초상>은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다.

"말년에 가까운 일흔여섯 살 때의 작품이 남아 있다. 러시아풍 헤어스타일을 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여성의 초상화인데, 생기 있는 터치가 화가의 나이를 짐작하지 못하게 한다. 훌륭한 작품으로 명성을 떨친 18세기 최고의 프로네셔널 여성 화가는 자신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듯하다." (p. 187) 

그리고 풍속화를 그린 주인공들이라서 그런지 마지막 3장의 화가들이 더욱 친숙하게 느껴졌다. 교회와 궁전이 화가들의 생활을 책임져주던 시대를 지나 민중과 함께하는 회화사가 시작되었다.

"성양회화는 먼저 신과 함께 존재했고, 왕후 귀족의 기호와 함께 존재했으며, 각 시대에 따른 민중의 생활과 함께 했다. 이 점을 알아두지 않으면 그림을 감상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화가들의 삶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잔뜩 담겨 있다. 또한 서양회화사에 대한 재미있는 공부와 더불어 화가들의 인생과 시대를 읽어내주는 이야기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그림을 보는 관점이 넓어지게 도와주는 책이었다.

"마지막 작품이 최고의 걸작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성공한 예술가가 인생 말기에 이르러 어떤 심경의 변화를 겪는지 관찰하는 일은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절정기의 작품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지요. 마지막까지 혁식적인 시도를 기어이 이루어낸 그림, 젊은 날의 모방일 뿐인 영혼 없는 그림, 스타일이나 기량이 조금도 흔들림 없는 그림, 명경지수의 경지를 떠오르게 하는 그림... 그림이란 화가의 삶의 방식 그 자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시작하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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