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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한자 찾기 1 - 말하는 개 삼년이
서보현 지음, 이광익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6년 1월
평점 :




종종 이렇게 글을 쓰는 나에게도 우리말의 세계는 늘 방대한 느낌이다. 아이들에게 한글은 어떻게 느껴질까?
정확한 뜻은 알지 못하면서도 그 뜻을 다 아는 척 쓰고 있는 말들이 많지는 않을까?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어휘를 점점 어려워하는 이유도 한자어가 유독 많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동네에서 한자 찾기>는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흔히 만나는 한자어를 주인공 은호와 한자를 가르쳐주는 개 삼년이를 통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삼년이는 역시나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風月)을 읊는다'의 속담에 나오는 그 개였다.
개가 말을 하고 붓으로 한자를 쓰다니!!! ㅋㅋ거기다 한자를 거의 모르는 은호에게 훈장님처럼 꾸지람하며 척척 가르쳐준다. 이런 재미있는 설정 때문에 처음부터 아이는 흥미를 가지고 책을 읽어 나갔다.
은호는 동네 골목, 시장, 음식점, 학교앞, 지하철, 대형마트에서 여러 생소한 한자어를 만난다. 하지만 도통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말이 수두룩한데...
평소에 한자공부를 좋아하는 둘째가 알고 있는 것도 있었지만 새롭게 알게 되는 것도 많았다. 특히나 짜장면이 직장면이는 한자어와 중국발음인 짜지앙미엔이 섞여서 생긴 말이라는걸 신기하게 생각했다. 주인공 은호도 제일 신기하다고 한걸 보니 말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유래를 알아보는 것도 좋은 말공부가 될것 같다.
말하는 개 삼년이와 한자공부를 통해 동네 곳곳에서 쓰이는 말을 제대로 익히게 된 은호, 우여곡절 끝에 삼년이를 집에서 키우게 되는데....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나고 아마도 2편에서는 은호와 삼년이가 다른 주제로 한글.한자 공부를 할 것 같다.
한자공부에 막 입문했거나 우리동네 곳곳에서 쓰이는 말의 뜻이 궁금한 친구들이 읽으면 더욱 유익할 것 같은 책이다.
동네 구석구석에 쓰여진 말, 간판등의 흐린 사진 위로 눈에 확 띄는 한자를 같이 넣어주어서 책을 읽는동안 한자가 더 쏙쏙 들어오기도 했다.
또, 부록 <동네에서 찾은 한자 어휘 쓰기 노트>에서는 한자 공부의 노하우와 길거리편, 시장편 등 책에 나왔던 장소에서 만났던 한자 어휘를 써볼 수 있게 되어있다. 핵심 어휘 하나만 알면 관련 어휘들을 쉽게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아이도 재미있어 했다.


아쉬운 점은 아이들의 흥미를 위해서 사용한듯 엿보이는 몇몇 구절은 마음에 들지 않기도 했다. 엄마인 나한테만 좀 거슬린듯...ㅎㅎ
"한자 공부 좀 해라. 이 무식한 소년아."
"뭘? 좋은 수라도 생각나셨나, 무식 소년?"
그리고 오타 발견~~p.90 '재연경계벽' --> '제연경계벽'
덕분에 덜 제(除), 연기 연(煙)을 다시한번 새겨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