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와 인어 상상 고래 2
김정현 지음, 마수민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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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글, 마수민 그림, 고래가숨쉬는도서관 펴냄)


70주년 8.15 광복절이 지난 지 며칠 안되었다.
외세의 침입에 끊이없이 어려움을 격었던 우리나라의 역사, 그 역사 속에 독도라는 이름은 너무나 중요한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아이들과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가 울릉도와 독도인데 이 책 '독도와 인어"는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하에 아름다운 울릉도와 독도에 얽힌 아픈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이야기의 주무대는 울릉도와 그 주변 바다인데 어부가 왕래하다가 아이를 만나게 된 '외딴섬'이 바로 지금의 독도이다.  저자는 독도를 이렇게 묘사했다.
"수군만호는 외딴섬이 눈에 들어오자 마치 산 덩어리만 한 울퉁불퉁한 큰 바위가 바닥에 박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커다란 바위 같은 두 섬이 우뚝 서 있고, 그 주위에는 기묘묘한 작은 섬이 옹기종이 모여 있었다. '이런 곳이 있다니!' 수군만호와 수군들이 절로 감탄사를 뱉었다.  곳곳에 있는 기묘한 바위섬과 쪽빛 바다, 하늘이 매우 아름다웠다."
(p.139)
이런 표현에 걸맞게 그림작가는 우리 땅 독도를 아름답게 그려내준다. 또 돌고래떼와 아이가 외딴섬 서도와 동도를 휘감싸고 있는 표지 그림처럼 아이가 등장하는 그림은 신비로운 느낌이 난다.  오래전 부터 전해내려 온 남자인어에 대한 이미지를 잘 담아내준 것 같다. 다른 등장인물들과 배경 그림, 의상, 배 그림 등을 통해서는 어린이 독자들을 우리의 역사 속으로 초대해주기도 한다.
 
주인공 어부는 이름도 없는 가난한 사람이었다.
왜군의 침입 때문에 모두가 뭍으로 떠날 때 오히려 아무도 없는 비어 있는 땅에 농사라도 지어서 먹고 살아보려고 울릉도로 들어갔다. 아내는 왜군이 두려웠지만 남편의 뜻을 따랐다. 그러나 얼마뒤 아내의  염려대로 어부는 사랑하는 아내와 뱃속의 아기 '안복이'를 왜군들 때문에 잃고 만다.

혹시나 돌아올 아내를 기다리기 위해 또, 왜군이 울릉도를 차지하려는 계략에 맞서 더더욱 누군가는 섬에 있어줘야한다는 수군대장의 부탁을 받고, 그렇게 젊은 어부는 울릉도에서 삶을 살아낸다.
어부는 마치 울릉도와 독도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삶을 살아내준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서민들의 표상인 것 같다.
지난 광복절에 한 TV프로그램에서 독도를 세계에 알리고, 독도가 우리땅임을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 관한 보도를 보았다. 또 오래 전 독도를 지켜내기 위해 움막을 짓고 섬에 기거했던 독도의용수비대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다.
나라가 힘이 없어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 이름없이 우리땅을 우리땅으로 알고, 믿고, 살아낸 이름없는 또다른'어부'들이 있었음을 생각하니 고맙고 존경스러웠다.

왜군들이 울릉도의 대나무를 어린 나무까지 모조리 다 베어 가는 장면은 역사적으로 지독한 일본의 침략근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이 곳은 일본땅 다케시마(죽도)이니 조선인들의 출입을 금함' 이라는 팻말의 기막힘은 2015년 지금도 변한 것이 없다는 것에서 더욱 기막힌 일이었다.

왜군의 침입과 약탈에도 불구하고 어부는 죽을 각오를 하고 굳게 다짐한다.
"수군이 돌아서자 어부는 곧바로 집을 고치기 시작했다. 어부는 울릉도가 왜인들 땅이 아님을 보여 주기 위해서라도 죽음을 각오하고 섬에 남아 있겠다고 마음먹었다."(p.78)
그리고 다 약탈해 간 대나무숲을 보면서도 희망을 말한다.
"경이가 대나무 숲 바람 소리를 참 좋아했는데 아빠가 미안하구나. 그렇지만 영영 못 듣는 건 아니야. 나무가 다시 자라면 바람도 다시 찾아온단다."(p.82)
이와같은 역사의식과 민족애가 책 곳곳에서 고취되는 점과 더불어 임신한 아내를 왜군 때문에 잃은 어부와 왜군에게 잡힌 후 바다에 몸을 던진 아내, 3년후 외딴 섬 지금의 독도에서 만난 한 아기 '경이'와 아이를 돌봐준 돌고래떼 이야기는 눈물이 핑돌게하는 슬픔과 아픔인 동시에 또한 희망이기도 했다.

우리 수군과 왜군 사이의 전투에서 '경이'와 돌고래떼는 큰 활약을 펼치면서 이야기의 후반부는 전투장면이 주를 이룬다. 싸움에서 수군이 승리했지만 그 와중에 총상을 입은 엄마돌고래와 '경이'는 결국 영영 돌아오지 않고... 어부는 경이가 자신의 아들 '안복이'였음을 비로소 감지한다.
그러나 '아이'는 더이상  사람이 아닌 '인어'로 사람들 사이에 점점 퍼져나가고 실제로 동해지역에서 내려오는 전설이 이 책의 모티브가 됨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역사적으로 한반도에 속한 울릉도와 울릉도에 속한 섬 가운데 하나인 독도를 왜 일본 사람들이 자기네 섬이라고 우기는지 그 까닭을 예로부터 내려온 그들의 침략근성에서 찾는다.
온 섬과 대나무숲을 망가뜨려놓은 왜인들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오른 어부의 심정은 우리 모두의 심정일 것이다. 이렇게 책은 울릉도와 독도에 얽힌 일본과의 오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한 어부의 아픈 인생을 문학화하여 쓰여졌다. 어부의 고되고 기구한 인생 만큼이나 울릉도와 독도가 겪어온 아픔도 같지 않을까?

이야기의 소재와 전개 방식이 동화보다는 조금 더 높은 수준이며 이야기의 구성 또한 아동소설에 가까운 점을 보면 주 독자층은 초등고학년부터 청소년들이 적합한 것 같다. 더불어 부록 '울릉도를 알면 독도가 보인다'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이런 지식기반이 우리의 것을 지켜내는데 또한 힘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울릉도와 독도를 더 잘 알고, 아끼고 사랑하는 일에 한걸음 나갈 수 있기를 바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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