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 -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새로운 신호들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최이현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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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아날로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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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현대 민주주의,

새롭게 직면할 미래를 상상하다"

 

 

책은 몇가지 질문을 던져주며 시작한다.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 실패한 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정착된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것은 무엇일까?...

코로나 19의 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21대 국회의원 총선은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에 무관심하던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를 '한 표' 안에 담음으로써 민주주의에 참여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선거'만 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단순한 제도가 아니다. 이 책은 민주주의가 겪고 있는 문제 앞에서 과연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논지를 던져준다. '민주주의가 종말할 수 있다는' 그 동안 한번도 생각지 못해 본 '현대 민주주의 붕괴 시나리오'가 흥미롭다.

 

 

서구 민주주는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지금의 사태를 하찮은 일로 축소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중년의 위기는 비참할 수 있고, 심지어 치명적일 수 있다. 이는 전면적인 위기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불안정하고 탈진했다는 사실, 그리고 사람들이 그런 민주주의에 분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심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서 이 위기를 이해해야 한다.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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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전통적인 방식은 쿠데타였다. 불안정한 민주주의는 쿠데타를 부르고 그것은 실패하거나 내전으로 이어진다. 낡은 방식의 국가 전복 쿠데타가 아직 있을까 싶지만 2017년 잠바브웨 대통령이 '쿠데타'로 실각한 예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쿠데타가 일어나기 전과 후가 명확하지 않는데에 주목한다. 이뿐 아니라 민주주는 여러 위협에 봉착해 있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핵전쟁의 위협, (생물학 무기에 이용될) 생명과학,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기계들의 초래 등을 '대재앙'으로 본다. 이런 것들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실존적 위험'으로 보고 있다.

 

 

현대 민주주는 상실감에 사로잡혀 있다. 그 상실의 일부는 진정한 자기표현 능력이다. 우리는 줄타기를 하지 않는다. 그런 줄타기는 떨어지지 않으려는 간절한 바람을 지닌 공무원들이 우리를 위해 대신한다.

160쪽

 

 

데이비드 레시먼은 기계가 인간을 대신해 사고하는 인공지능의 발전과 민주주의를 연결해서 어떻게 기계와 공존할 것인지를 생각해본다. 우리나라만 봐도 이번 총선에서 유튜브 등과 같은 네트워크를 이용해 정치유세를 펼치는 모습을 쉽게 보았다. 쇼셜 네트워크가 범람하면서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가 더 높아졌다고는 말하기 어렵겠다. 쇼셜 네트워크의 활용이 독이 되는 사례들도 실제 보았으니까. 특별히 '가짜뉴스'는 이제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의 사례는 세계 다양한 국가들의 예를 포함하고 있지만 그래도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큰 틀 위에 쓰여졌다. 2017년 정치 경력이 전무한 기업인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 미국과 전세계는 충격이었고,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를 띈 이런 책이 나오는 것은 미국에서 당연한 과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전성기를 지난 서구의 민주주의는 '중년으로서의 민주주의'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함이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해결책의 제안 대신 현대 민주주의 나타나는 양상들의 직시와 분석을 통해 경각심을 일궈준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반면 뒤늦은(?) 민주주의의 과정을 밟고 있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지금 청년의 때를 보내고 있는 중일까? 적지만 변화하고 있기에! 그리고 산재해 있는 민주주의 숙제들을 잘 해결해 주길 이번에 선출될 정치인들과 국민 모두에게 더욱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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