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만 친절합니다 - 독일인에게 배운 까칠 퉁명 삶의 기술
구보타 유키 지음, 강수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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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게만 친절합니다

구보타 유키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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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나?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좀 친절한데? 책표지의 가시돋힌 선인장처럼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가시'를 내뽑으라는 걸까? 그러나 책의 부제처럼 '철학의 나라 독일'에서 찾은 라이프스타일의 어떤 부분에 분명 작가는 빠져들었을테다. 그렇게 궁금증으로 읽기 시작했던 책이다.

작가가 독일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들려주고 싶었던 이유는 '어디서든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싶은 마음에서였다. 일본에서 출판사 편집자로 일했던 작가는 어느새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인 스트레스의 덩어리를 발견한다. 그렇게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고 즐거운 일이 생겨도 웃지 못할 정도로 메마른 상태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그 즈음,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1년 동안 살았던 서독 생활을 떠올렸고, 독일을 삶의 탈출구로 삼았다고 한다. 2002년에 1년 정도 생각하고 떠났던 베를린에 머무르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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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일하기, 쉬기,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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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렇게 맨날 노는데 독일 사회는 대체 어떻게 굴러가는 거지?

 

 

독일인들이 일을 하는 방식은 어떤가를 들려준다. '서비스 불모지' 라 불릴만큼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운 곳이다. 덕분에 상대의 일을 존중하고 감사의 기준이 확 내려갔다고 하는데, 조그마한 불친절에도 화내기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겐 견디기(?) 어려운 문화이겠다 싶다. 단축 근무나 플렉스 타임제 등 일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서 집안일이나 육아를 회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당당하게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는 게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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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일하든 나만의 기준이 있다면

 

 

독일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성공에 대한 생각이나 일을 하는 방식이 같지는 않다. 작가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도 독일에서 살아야만 바라는 대로 살수있다는 게 아니다. 어디서 일하든 나만의 기준을 세우라고 한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일은 내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무엇에 시간을 들이고 싶은지...... 그런 면에서 어릴 때 부터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훈련을 하고, 토론하기를 좋아하는 독일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우리보다 잘 알고있다는 것이다. '나는 나에게만 친절합니다'의 의미는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기준에 매여 '내가 원하는 것', '나만의 기준'대로 살지 못하는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음을 알았다.

 

 

1년의 계획은 휴가 계획부터

 

'일하기' 챕터에서 독일인들이 업무 스타일을 맛보았다. 그런데 그들이 회사에서 최대한 집중해 빨리 일을 마치는 이유는 집에 빨리 돌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일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퇴근 후 직장 상사와의 회식을 내키지 않아 한다니 나같은 집순이에겐 참 반가운 스타일이다. 특히 휴가 문화가 멋지다. 유급 휴가가 연간 30일이면 휴가를 1년에 몇주씩, 예를 들면 7월에 주말을 포함하여 연속 3주를 쉬어도 된다. 그러니 당연히 1년의 시작은 휴가 계획부터라는 게 이해가 된다. 지치고 힘든 연말을 보내고 있는 요즘 같은 때에 휴가를 떠날 수 있다면 생각만해도 좋다. 내가 쉰 만큼 남도 쉬는 동등한 쉼표, 집안일은 함께 하거나 함께 안 하거나 등 쉼에 있어서의 독일인들의 스타일도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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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00년 된 집에서 산다

 

지은 지 100년 이상 된 '알트바우'가 많다는 베를린. 예전에 영국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도 같은 이야기를 읽었는데 오래된 것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서양적인 사고방식인 듯하다. 독일은 의식주 중에서 압도적으로 '주'를 소중히 여긴다고 한다. 그렇게 집을 '삶을 만끽하는 나만의 공간'으로 가꾸어간다. 덴마크어에 '휘게'가 있다면 독일어 버전으로는 '게뮈트리히'이가 있다고 한다. 자신만의 편안한 장소는 주방이 되기도 하고, 거실이 되기도 한다.

 

주방에서 요리하는데 들이는 시간과 뒷설거지가 항상 힘든 나에게 특히 눈에 들어온 독일 라이프스타일은 '요리에 그리 수고를 들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재료 자체가 가진 맛을 즐길 줄 알고, 가족이 모두 요리를 하는 집이 많다는 점, 정원에서 기른 제철과일로 만드는 젬과 수제케이크... 그런 소박함에 작가가 반한 것처럼 빵과 과일, 커피만 있어도 식사가 되는 나에게도 딱 맞는 스타일이다.(영양을 위해서는 물론 푸짐한 식탁도 필요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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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친절할 땐 피곤했던 나의 삶이             

나에게 친절한 순간 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작가가 독일인에게 배운 스트레스 받지 않는 10가지 삶의 습관을 그대로 한국에서 해볼 수는 없지만, 아름답고 멋진 사진과 함께 책을 읽는 동안 이미 '게뮈트리히'를 맛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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