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잃기 싫어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 작은 성취감으로 자존감을 높여주는 짬짬이 영어 공부법
이정민.이윤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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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취감으로 자존감을 높여주는

짬짬이 영어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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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와 상하이박물관을 관람할 기회가 있었다. 엄청난 수의 유물을 보면서 오랜 역사를 자랑할 만하겠구나 싶었는데 문제는 중국어 해설을 들을 수 없으니 영어 해설을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는 거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겨우겨우 유물 관람을 마쳤다. 가장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여러나라에서 쓰고 있는 영어, 영어 실력이 좀더 좋았다면 나 스스로도 박물관 전시 관람이 더 즐거웠을 테고 아이에게도 잘 설명해주며 뿌듯했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차에 만나게 된 책이다. <나를 잃기 싫어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학업이나 취업을 위해서 하는 영어 공부가 아니라 '나를 잃기 싫어서' 시작한 영어 공부라니!

 

사정은 이랬다. 미국일리노이공대 대학원에서 학업을 한 저자는 미국 이민 생활 18년차다. 두 차례의 계류유산 후 만난 예쁜 딸. 그러나 아이를 만난 행복도 잠시 심한 육아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육아만 하다 지친 나머지 데이케어에 아이를 보내게 되면서 자신의 얕은 영어 실력으로 앞으로 영어권에서 쭉 자라갈 아이와의 관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고 18년을 살았을 정도면 얼핏 생각해도 내가 부러울만큼(^^) 영어를 잘할 것 같은데, 성장할 아이를 향한 애정과 영어 공부에 대한 도전이 참 특별하다 싶었다. 한창 독박 육아로 힘들었던 나의 경우를 떠올려 보면 한국어로 쓰인 책 한 권도 못 읽고 지냈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한국어 책도 아닌 영어 책으로 하루 정해진 분량씩 리딩하며 자존감을 회복해나간 경우라니 어떤 일을 통해 작은 성취감이 반복될 때 일어나는 좋은 결과의 한 예가 되어준 책이다.

 

 

"언어란 위축되고 두려워하면 시작조차 할 수 없다."

32쪽

"'매달 한 권의 원서 리딩'이라는 목표와 '영어 공부를 통해 잊고 지낸 나의 존재감 찾기'라는 궁극적인 생각 외에 다른 이유나 명분은 필요하지 않다. 일단 즐겁게 시작하자. 그저 자기 수준에 맞는 원서 한 권, 필기도구, 모르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는 사전만 옆에 있으면 된다고 믿고 시작해보자."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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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다양한 원서리딩 노하우를 에세이처럼 엮어준 구성이다. 각자에게 맞는 수준의 영어 원서 선택법부터 처음부터 무리해서 욕심내는 리딩이 아닌 하루 5페이지씩이라도 '원서 리딩의 습관화'를 자리잡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리딩메이트가 되어준 여동생과 함께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며 리딩을 함께한 점, 어떻게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는지, 메모와 다양한 미디어 활용, 슬럼프가 오면 잠시 쉬어가라는 조언까지 실질적인 리딩 습관법을 알려준다. 18년 동안 외국인과 대화하면서 문법을 완벽하게 아는 것보다 '풍부한 어휘력'이 더 중요함을 깨달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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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1이 불러오는 마법'이란

1개월 동안, 자신의 수준에 맞는 1권의 원서를 1일, 즉 매일매일 읽어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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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 30Days Reading

 

 

아이들 육아로 30대를 보내고 40대가 되니 밤을 지새워가며 일하고 공부하던 그런 열심을 잃었다. 체력이 제일 큰 이유인 것 같고, 어떤 목표를 가져보기엔 내게 둘러쌓인 높은 벽들에 덜컥 겁부터 나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늦은 나이에 운전도 시작하고 수영도 시작했다. 요즘 하고 싶은 건 영어와 역사 공부다. 운전과 수영은 몸으로 하다보니 비교적 수월하게 잘 하고 있는데 영어와 역사 공부는 굳어진 머리를 써야할 일이라 훨씬 더 어렵고 오래걸릴 것 같다. 그러나 원서 리딩으로 하는 영어 공부는 '장거리 마라톤을 하는 러너'처럼 끊임없이 자신을 재정비하고, 지치지않게 다독여야한다는 저자의 말에 영어 공부를 다시 용기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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