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절을 보냈고
아이 셋을 낳고 키웠던 서울,
경기권으로 이사한 후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서울의 추억이 하나하나 떠오르며
그리움이 뭉클하게 밀려오기도 했다.
하루 종일 해가 들지 않았던 반지하방도
옆집 창문과 맞닿아 있던 연립주택 2층도
아름드리 느티나무에 둘러쌓여
신나게 그네타며 놀던 놀이터도 많이 그리웠다.
한강시민공원의 푸른 잔디와
양재천, 경마장, 고궁, 현충원, 선유도...
추억만으로도 참 좋았다.
또 침대를 거실 창가에 두면
호텔방 같은 느낌을 얻을 수 있고,
스탠드를 천장으로 비추면 훨씬 더
분위기를 좋게 할 수 있는 등의
공간과 관련된 생활팁도 얻을 수 있었던 책이다.
책을 다 읽고서야 알았다.
'인생을 살면서 모든 순간이 아름다울 순 없다.
순간순간이 아주 가끔 아름다울 뿐이다.
우린 그 순간들을 이어서 별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삶이 모두 대낮처럼 밝을 수 없고
약간의 별빛만 있다면
우리는 그 별빛들로 별자리를 만들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작가가
그래서 독자들에게 묻고 있었던 것을...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라고...
복잡한 도시 속, 똑같은 모양의 아파트,
딱딱한 사무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도시를 사랑할 수 있는 여유를 불어넣어주고,
머무르고 스치는 별스러울 것 없는 일상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별자리를 찾아보도록 권유하는 책이다.
그리고 작가도 이미 그렇게 찾아가고 있었다.
사진가 양해철의 사진이 더해져서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던 책!
봄햇살이 따뜻한 날,
혼자 조용히 여행가고 싶어지기도 하고,
서울 한강 벤치나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다시 한번 읽으면 잘 어울릴 것 같은 에세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