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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트랜스휴머니즘
엘로이즈 쇼슈아 지음, 이명은 옮김 / 그림씨 / 2018년 12월
평점 :
만화
트랜스휴머니즘
엘로이즈 쇼슈아 글.그림/그림씨
엄마 책인데 만화라니! 먼저 읽은 아들이 재미있단다. 엄마가 보기엔 재미로 못 읽을 듯한데, 흔하지 않는 주제이고 거기다 접해보기
힘든 프랑스 만화라 그런지 이 책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많았다. 트랜스휴머니즘이라는 말이 어렴풋이 그림이 그려지기는 했지만 정확하게 무엇을
뜻하는 것일지 궁금함으로 펼쳐든 책이다.
올해 초 운전면허를 따려고 마음먹었을 때 남편이 주의를 줬던 말이 생각난다. 운전 시작하면 '잠재적 장애인'이라고! 초보운전 중인
요즘 운전대를 잡는 건 항상 조심스러운 일이다. 베테랑 기사분들의 자동차 사고 소식을 들을 때면 운전 잘해도 언제든지 사고는 당할 수 있음이 더
무섭다. 이 책의 주인공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다. 숲길에서 만난 야생동물을 피하려다가 당한 로드킬 사례이다.
사고를 당한 주인공은 의식이 돌아온 후 사라진 자신의 한쪽 팔을 보고는 충격에 빠진다. 그때 '근대 외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외과의사 <앙브루아즈 파레>가 벽에 걸린 액자 속에서 나오는데...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절단술을 발전시킨 파레는
주인공에게 '절단술'의 역사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절단한 흔적이 관찰된 중석기 시대(10000~기원전 5000) 유골이 발견되었고, 고대
그리스, 중세의 절단술도 설명해 준다. 이후 전쟁이 의학 발전의 발판이 되었던 르네상스 시대로 가서 절단술로 유명했던 다른 외과의사들의 업적도
들려준다. 만화이지만 정말 리얼한 이 그림들을 우리집 꼬맹이는 어떻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까? 엄마는 무섭기만 하구만ㅠㅠ
파레를 통해 절단술의 역사와 외과적인 수술 과정을 살펴본 1장에 이어 2장에서는 절단수술 후 찾아오는 환상통에 관한 이야기이다.
몸의 어떤 부위가 없는데도 있다고 느끼는 증상인 '환상통'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다. 책에서는 신경계와 뇌와 연관된 환상통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알려준다. 사람에 따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불쑥나타나기도 하고 그러다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며, 사라지지 않고 평생 가기도 한다니 절단
환자들의 고통이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보철구에 대한 3장을 읽을 때는 며칠 전 뉴스가 떠오르기도 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스마트로봇 의족 상용화에 성공해 목함지뢰로 다리를 잃은 김정원 중사에게 선사했다는 기사였다. 절단수술을 받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바로
보철구이다. 보철구는 정확히 '장기를 대체하거나 손상된 신체 기능을 복원하기 위해 신체에 이식된 인공 장치'라는 뜻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망막과 임플란트는 보철구이지만 안경은 아니다. 보철구의 발전은 여전히 더 많이 요구되는 것 같다.
마지막에서는 인간과 트랜스휴머니즘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트랜스휴머니즘>은 과학과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정서적.육체적
성질과 능력을 개선하려는 지적.문화적 운동을 뜻한다고 한다. 트랜스휴머니즘은 찬반하는 부류로 나뉘어져 있다고 한다. 세부적인 내용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평소 잘 생각하지 않았던 절단수술, 환상통, 보철구 등에 알게 된 책이다. 의학, 과학 분야의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다 보니 다소
어렵고 낯선 부분들도 있지만 덧붙인 각주와 만화의 도움을 받으며 수월하게 읽었다. 하지만 절대 가벼운 책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