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별일 없냐고 묻지 말아주세요"
가끔 아프기도 하고,힘든 일이 많아도그때마다 엄마에게, 가족들에게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나에게 있어서는..."잘 지내지?"그 안부에"잘 못 지내. 요즘 많이 힘들어"라고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이 책은 그런 우리 모두의 공감을 불러낸다.[밤삼킨별]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작가분은잡지 《PAPER》에 2004년부터 사진과 글을연재하는 유명한(^^) 분이었다.검색해보니 나랑 동갑에 딸 둘을 키우는 엄마.책을 읽으며 사진도 글도 '참 감성돋는다'했는데놀라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예쁜 사진 캘린더와 함께 온 책
contentsspring / 다가서다summer/ 두근거리다autumn / 달래다--winter/ 다시 나에게로
사진을 한번 제대로 배워보고싶다는 생각을 늘 할 정도다 보니봄, 여름, 가을, 겨울과일상의 소소한 풍경, 인물을 담아낸책 속 사진들이 참 좋았다.
하루종일 고정되어 있는 주파수처럼당신을 틀어놓고 지내요하루 종일 당신을 틀어놓은 채커피를 마시고책을 보고낮잠을 자요.꺼지지 않는 고장 난 라디오.나의 오래된 주파수.나는 늘 당신에게 고정되어 살아요.p.55
마음도 오래 혼자 두면 상해요오래 혼자 두면 상한다고요.음식 말고 내 마음도 그래요.당신 마음 속에서 나를 꺼내두면내 마음도 상하고기분도 많이 상한다고요.당신과 나의 싱싱한 관계를 위해나는 당신 속에당신은 내 속에조금만 더 머물기로 해요.p.99
마지막 겨울편은 북해도 여행 에세이가주를 이룬다.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로 잘 알려진 곳이고,작가도 영화에 대한 특별한 추억을 갖고 있었다.나도 허리디스크로 대학휴학 중이었을 때 봤던 영화인데 여자 주인공의 대사"오겡끼데스까?... 와다시와... 겡끼데쓰~"(잘 지내나요? 나는 잘 지내요.)와 얽힌 이야기 읽으면서추억 소환도 하고, 책 제목과 연결고리를 찾아보기도 했다.또, 작가의 어린 딸들이 들려주었던 일상의 스치는 이야기들은엄마인 나에게 더 쏙쏙 들어왔다."생각이 너무 쪄서 생각이 나질 않아요."(생각이 뚱뚱해요.)"오늘 눈 내리는 걸 봤는데 하루 종일즐겁게 내리는 것 같았어."(열심히 내리는 게 아니라...)'열심히' 대신 '즐겁게'!!
책 편집이 특별해서더 기억에 남는 사진 에세이~추워지는 겨울 초입에서 따뜻한 차 한잔과잘 어울리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