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흔하게 일어나지만,
분명 별일이었던
너, 나, 우리... 그녀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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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조남주

 

 

스무살, 공부 꾀나 하던 장학생 딸은 집안형편을 이유로 대학이 아닌 직장을 선택했다. 어느날 늦은 저녁 사무실로 걸려온 전화,  20년도 더 넘은 그때만 해도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다. 그렇게 엄마는 딸에게 "미안하다, 미안해... 우리 OO한테 엄마가 미안하다."하시며 우시고 또 우셨다. 나는 지금까지도 드시지도 못하는 술을 드시고 취중에 엄마가 전화로 하신 그 말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엄마에게 그때 그일 기억나냐고 한번도 이야기를 꺼내보지 못했다. 책을 읽으며 나는 그렇게 특별하지 않은 나의 이야기를, 엄마의 이야기를 함께 써내려갔다.

《82년생 김지영》은 읽어보질 못했다. 그래서 전작과 비교해볼 수는 없지만 이번 책, 참 좋다. 정말 흔하게 일어나는 이 일들이 너무 흔한 탓에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스레 생각되어져 온 숱한 날들, 그래도 희망이 가득했다. 용기내어준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고맙다.
모두의 이야기는 다 다르면서도 같은 이야기였다. 그들은 때로 미혼의 여성, 직장인 여성, 임산부, 워킹맘, 청소노동자, 버스운전기사, 조리사, 딸, 엄마, 할머니였다. 그리고 사드배치 반대집회, 촛불집회, 이대 총장사퇴  촉구집회 등 현장에 있었던 이들의 목소리와  어른들이 귀기울여주지 않을 법한 아홉 살 어린이의 이야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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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조남주

 

 

"결혼해. 좋은 일이 더 많아. 그런데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엄마가 되려고 하지 말고 너로 살아." 그게 쉽지 않다는 말은 못했다. 그대로 나는 내 이혼을 진행했고 동생은 결혼을 준비했고 나와 동생의 일 모두 잘 마무리됐다. 이게 엔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야기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될 것이다. p.90

 

이 년도 입지 못한 옷. 대법원 판결이 나왔을때는 잠시 후회하기도 했다. 어차피 질 싸움을 하느라 젊은 시절을 날려버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니다. 내 복직만 생각했다면 이렇게 긴시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불안정한 고용환경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승객의 안전을 비용과 효율로 계산하지 않고, 여성의 일을 임시와 보조 업무로 제한하지 않으려는 싸움. 나는 여전히 젊고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p.153

 

 

손주들을 키우며 먼저 떠나보낸 남편에게 쓴 편지를 읽는 대목에서는 내 마음도 같이 엉엉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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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조남주

 

 

 

엄마와 쌍둥이 동생과 24평 아파트에서 사는 게 꿈인 지하2층집 진숙이 이야기. 진숙을 대하고 생각하는 국어교사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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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조남주

 

 

쓰는 과정보다 듣는 과정이 더 즐겁기도 했고 아프기도 했고  어렵기도 했다는 작가... 책을 다 읽고 나니 작가의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이 갔다. 그녀들 스스로 '특별하지 않고 별일도 아니라고' 말하는 여성들의 삶을 특별하게 엮어준 작가의 시선과 문체가 돋보이는 소설 아닌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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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조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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