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손그림 일러스트 - 펜과 색연필로 끄적이는 정말 쉬운 손그림
김인호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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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씩 손이 심심할 때가 있다. 글적글적 되도 안하는 글을 쓸 때도 있고 그려놓고도 뭔지 모를 그림도 있다. 누구는 이런 메모나 그림으로 돈도 번다는데, 시간 때우려다 완성작을 보면 부끄러워 구겨 버릴 때도 있다. 이럴 때 <빈티지 손그림 일러스트> 책이 땡긴다. 소품을 그리거나 할 때 필요한 도안들이 많아서 요즘 자주 들춰본다. 이 책의 저자 김인호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한다. 우아한 달팽이라는 네이버 블러그와 인스타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xiipego 에 가면 많은 일러스트 도안들을 더 구경할 수도 있고, 그리는 방법 강좌도 있어 그림그리기 선생님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다.

 

 

그림의 기본은 '선'. 선을 긋는 방법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무엇보다 거창한 도구없이 볼펜, 연필 등으로 그리면 된다고 하는게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다.

 

우리집 고객님(아이)가 이것 저것 그려 달라며 띠지를 얼마나 붙였는지... 엄마가 전시회를 열어도 열겠다며 그만 붙이라고 해도 끝도 없이 붙인다. 특히 동물 그림들이 너무 귀엽다며 동물 페이지는 포스트잇으로 도배를 한다. 개체가 작게 그려져 있어서 따라 그린 결과물도 쬐그마하다. 아이는 작아서 더 좋다고 하니 된걸로.. 색칠은 아이에게 패쓰~ 좋아하는 색으로 색칠하며 즐거워 한다.

 

 이 책에서 또 빠질 수 없는 매력 포인트는 바로 마지막에 제시하고 있는 스티커북. 다이어리를 꾸미거나 메시지 카드를 쓸 때 포인트로 참 좋을 것 같다. 아이가 자기꺼라고 해서 난 못 썼지만 말이다. 스티커를 다 쓰더라도 라벨지를 하나 구매해서 책에서 배운대로 다시 그려 스티커처럼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또 오려서 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도안까지 담겨있다. 컬러링북처럼 자신이 원하는대로 색칠한 후 뒤에 글을 적어 누군가에게 선물한다면 의미 있는 카드가 될 것 같다.

 

 

 앞서 얘기했던 귀여운 동물부터, 사무용품, 가전제품, 주방용품, 이벤트 용품, 시즌 때 필요한 그림까지 다양한 그림들이 있어서 활용도가 높다. 아이 친구의 생일이라고 그림 좀 그려주면 자기가 색칠해서 선물하겠다기에 친구가 좋아하는 것 몇개를 그려줬더니 근사한 생일 카드가 되었다.  

제목에 '빈티지'라는 말이 들어간 만큼 화려한 스타일 보다는 오래되어 정이 가는 느낌의 일러스트들이 많다. 화려하고 색이 선명한 일러스트에 질렸다면, 조금 다른 색감과 소재를 담고 있는 이 책을 보는 것을 추천해 본다. 또 일러스트레이터cc를 활용해 채색하는 팁도 담고 있어 컴퓨터 작업에 관심있는 이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내 책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이가 더 좋아한 책 <빈티지 손그림 일러스트>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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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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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야 청춘이라는데 청춘도 아닌데 왜 자꾸 아플까? 어른이 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두려움도 불안함도 막막함도 다 사라질 줄 알았다. 그러나 어른이 된 나는 여전히 흔들리고 막막하고 두렵고 불안하다. 차라리 그때 마음껏 아프다 할 것을, 하기 싫다 할 것을 참기만 해서 이런 것일까?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의 저자(김혜남, 박종석)는 아프지만 하소연도 못하는 어른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저자인 박종석이 10년전 김혜남의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를 읽었을 때에는 자신감에 넘치고 원하는 것은 뭐든 이룰 수 있었다고 믿던 시기라 타인의 불안과 우울에 그다지 공감을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실제 맞이한 30대는 기대와는 달랐다. 술, 게임에 몰두해 보고, 직장도 그만두고 여행도 갔었지만, 우울한 자신에게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죽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느껴진 그 때에 20년 정도 연락이 끊긴 중학교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서서히 안정을 찾는다.

 

p. 45

 

Q: 죽음으로 향했던 그 무거운 마음을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P(박종석): 죽고 싶다는 마음의 한 끝에 아마도 살고 싶단 마음이 간절히 매달려 있었나봐요. 누구에게라도 내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내가 얼마나 힘든지 얘기하고 위로 받고 싶었어요.(생략)

 

친구는 제가 혼자 지내지 않도록 자신의 공간을 내어주고, 동굴 속에 스스로 갇힌 저를 세상 밖으로 글어내려 애써줬어요. (생략)

사실 그 무엇보다, 세상에 나를 한 인간으로서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여기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정말 감사했어요.

 

그때의 일을 통해 제가 깨달은 것은, 아주 대단하고 절대적인 사랑만이 나를 구원하고 치유해주는 것이 아니구나. 친구의 가벼운 위로, 지나가는 사람의 작은 친절도 삶의 구멍을 틔워주는 소중한 물꼬가 될 수 있고, 그것이 희망이 되어 바닥에서 다시 올라올 수 있구나 하는 것이었어요. 

 

정신과 의사라도 아프고 힘든 때가 있음을 털어 놓아준 박종석 저자. 그리고 몸이 아픈데도 사람들에게 작은 끈이라도 되어주기 위해 책을 쓴다는 김혜남 저자.

p.51
p: 정말 어디 가서 내가 이렇게 아프다고 얘기할 사람도 없고, 정신과 의사에게조차 그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없는, 꼭 그때의 나와 같은 사람이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잖아요. 그분들에게 나의 이야기가 작게나마 위로가 되고 삶으로
향하는 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요.

 

그리고 그들이 만났던 내담자들의 이야기와 정신질환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마음이 아픈 것도 몸이 아픈 것과 마찬가지로 털어 놓고 이야기 하고 치료 받고 배려받아야 하는 일임을 새삼 깨닫는다. 어떤 내담자의 사례는 마치 내 이야기 같아 공감되어 눈물이 글썽여지기도 한다. 어떤 내담자는 주위에 있는 사람같아 그의 손을 잡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담자 대부분이 어렸을 때 부모의 양육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순종적이거나 자기 희생적이거나, 현실 부정, 불안함 속에서 산다.

P.72

행복은 우리의 권리다. 설령 어릴 적 행복하지 못했던 불행한 기억이 있더라도 그건 자신의 잘못있다.(생략)그러나 그 일을 극복하고 행복을 찾는 것은 바로 나에게 달려있다.

 

저자는 어렸을 때 일은 안타깝지만 그것을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P.13

 

한번 정해진 강의 흐름을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길이 만들어진 강줄기는 좀처럼 변하지 않고 계속 다음 물을 실어 나른다. 우리의 사고도 꼭 이 물길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낼 수 있도록 실과 애도, 공황장애, 우울성 인격, 번아웃 증후군, 만성피로 증후군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습관적인 흐름으로 가던 사고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조언을 제시한다.

p.79

번아웃증후군

아예
다 놓아버리기가 정말, 정말 어렵다면 제일 중요한 일 한두 가지만 해버리고 나머지는 내버려 둬보자. 그런다고 결코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서운할 정도로 세상은 여전히 평온하고. 여전히 잘 굴러간다.

만성 피로


p.91

때론
'일이 안 풀린다고 지구가 망하나?'하는 배짱도 필요하다. 그런 태도로 우리 자신을 내버려 두어야 한다. 만성적인 피로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축적되지 않도록 하는 것, 이것이 만성피로증후군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 길이다.

 

 

 

 

나와 비슷한 사례의 내담자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자기에게 가혹한 우진 씨 이야기였다. 평소에 '바른 생활 사나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책임감을 가지고 일은 열심히 하지만, 딱히 일에서 보람이나 즐거움을 느끼지는 못한다. 일을 거절하지 못해 들어주지만, 자신은 할 줄 아는 것이 없다고 의기소침해 하는 이였다. 우울성 인격의 양상을 보이고, 불행을 이상화하는 '도덕적 자학증'이 우울성 인격과 밀접한 관리가 있다고 한다. 자신은 돌보지 않고 힘든 일을 도맡아 하지만 잦은 사고나 손실로 일이나 대인관계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들을 말한다고 한다.

 

p.68

'도덕적
자학증' -자신을 돌보지 않고 힘든 일을 도맡아하지만 잦은 사고를 당하거나 경제적인 손실을 입는 등 일이나 대인관계에서의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들을 말함.


p.69
자학적이며
우울한 사람들에게 인생은 짐이다. 그들은 고통을 느껴야 비로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고통스러운 경험을 쫓는다. 자신에겐
행복이란 애당초 허락되지 않은 것이라 생각하는 그들은, 즐거움 속에서 오히려 불안해한다. 이들의 어린 시절을 잘 들여다보면 우진 씨처럼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고 만성적인 충격에 노출되어 있었던 것을 볼 수 있다.


p.71

어릴
적 반복적인 학대나 상처를 경험한 사람들은, 고통을 사랑으로 받아들인다. 즉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주는 고통을 관심과 애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무도 없이 철저히 버림받는 것보다는 누군가 옆에 있어 괴롭힘을 당하는 편이 차라리 낫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큰 힘이 될 것 같다.

 

p.72

타인을
돌보듯이 자신을 돌보는 것. 다른 사람을 용서하듯이 자신을 용서해주는 것. 이것이 그들이 고통의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발점이다. 스스로와
화해하고 용서함과 더불어 나도 남들처럼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지 말 것. 자신을 사랑할 것.

 

이외에도 일하는 여자로 산다는 것 챕터도 마음에 남았다.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온전히 감당해야할 몫이 있고,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힘들 이들의 마음을 위로해 준다. 결론이 아이에게 엄마가 필요한 시기는 그리 길지 않으니 직장보다는 아이를 돌보고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해서 좀 당황했지만 (나도 그러고 싶은데 상황이 안 되는 것이라서..) 말이다. 그래도 직장인으로서의 역할 엄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느라 지친 마음을 조금은 달래주었기에 어떤 의미인지는 알 것 같다.

 

앞으로 내가 나를 더 사랑하고 돌봐줘야겠다고, 나의 지치고 힘든 마음을 나라도 잘 달래줘야겠다고 다독여본다. 그래도 또 내 생각의 흐름이 나쁜쪽으로 흘러갈 때는 이 책에서 얻은 팁들을 적용해 나갈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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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삶의 의미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최호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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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아들러는 몰라도 <미움받을 용기> 책은 들어본 이가 많을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아들러 심리학을 접하고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에, 많은 이들이 알기 쉽도록 풀어서 쓴 책이 바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미움받을 용기>이다. 하지만, 그 책을 읽었다고 아들러의 이론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 기시미 이치로가 재구성한 이야기이기에, 아들러의 이야기를 직접듣고 싶다면, <아들러 삶의 의미>를 정독해보길 권한다. 다소 생소한 단어들도 등장하여 긴장하게끔도 하고, 쉽게 읽히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다 읽고 나면 오랫만에 내가 공부란 것을 했구나 하는 뿌듯함이 마구 생기는 책이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내게 뜻밖의 육아서였다.

 

읽는 동안 나의 양육 방식을 점검하게 되었고, 앞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목표로 삼아야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계속 고민하게 했기 때문이다.

 

 p.43

3.  삶의 과제

 

오래전부터 나는 삶의 모든 과제를 공동체 생활, 노동, 사랑의 세 문제로 크게 분류해 왔다. 쉽게 알 수 있듯이, 이것은 우연히 제기된 물음이 아니라 우리에게 무언가를 재촉하고 요구하면서 어떤 탈출도 허락하지 않은 채 늘 우리 앞에 놓인 물음이다. 이 세물음에 대한 모든 반응은 우리의 생활양식을 바탕으로 내놓는 답변이다.

 

p.274

 

발달의 이 길, 외부 세계의 요구에 맞게 끊임없이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이 길을 바탕으로 우리는 삶이 지향하고 움직이는 방향을 이해할 수 있다.  

 

p.103

 

인간 신체와 정신의 존전한 발달이 보장되려면 개인이 이상적인 공동체의 틀 안에서 추구하고 작용하는 자로서 적응해야한다.(생략)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이런 입장에 서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 그리고 둘 사이의 대립 때문에 인간 세계에는 사소한 다툼과 폭력적인 싸움이 그치질 않는다. 

 

한 개인에게 타고난 유전적 성질, 능력보다 자라면서 겪는 경험, 부모의 양육 방식 등 후천적인 요소가 더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 지금은 상식이 되었다. 하지만 아들러가 처음 이런 이야기를 할 때는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니었을 것 같다. 책 중간 중간에도 자신의 이론에 대해 비판하는 이들을 언급하기도 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프로이드의 이론이 절대적일 때 개인 심리학이라고 자신의 이론을 명명하면서, 공동체 속에서 개인이 발전해 나가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주장한 아들러.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우리 아이를 한 명의 건강한 공동체의 구성원(작게는 가족 더 크게는 이 시대의)으로서 자랄 수 있도록 키워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자신의 일을 즐기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켜봐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없이 소중한 아이이지만, 아이만을 위해서 떠받들고 키우는 일이 아이에게 오히려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마주하게 되었다. 아들러는 응석받이로 키운 아이들의 결말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줄곧 지적한다. 응석받이의 경우 어머니가 다 해결해주니 굳이 다른 이들과 어울리려 하지 않고 뒤로 물러서고, 나쁜 일이 생기면 해결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기 때문에 공동체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얘기이다. 그런 사람들은 인간사에서 사라지고 도퇴되었다고 강조한다. 그만큼 공동체의식이 중요하다는 얘기일 것이다(멸종할 것이라는 뉘앙스). 실패하더라도 공동체 속에서 협력하는 능력을 배운 사람이라면 그 위기를 넘길 것이고 아니면 병에 시달리거나 범죄자처럼 행동하게 된다고 한다.

P.130

'문제아'부터 시작해 보자. 당연히 우리는 아이가 협력의 동등한 참여자로 나설 마음이 없다는 사실을 오랜 기간에 걸쳐 확인할 때만 이 유형을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런 아이에게는 공동체 감정이 부족하다.

(생략)

문제아를 다음과 같이 나눈다.

비교적 수동적인 아이들 - 게으른 아이, 나태한 아이, 순종적이고 의존적인 아이, 수줌은 아이, 심약한 아이, 솔직하지 못한 아이 등등이 여기에 속한다.

비교적 능동적인 아이들 - 지배욕이 강한 아이, 참을성이 없는 아이, 쉽게 흥분하고 격화된 정동을 보이는 아이, 말썽을 일으키는 아이, 잔인한 아이, 허풍 떠는 아이, 잘못을 저지르고 달아나는 아이, 도벽이 있는 아이, 성적으로 약간 흥분된 아이 등등이 여기에 속한다.

(생략)

어느 정도의 활동성이 관찰되는지를 사례별로 확인한 것이다.

성인의 실패에서도 아동기와 대략 동일한 활동성을 기대하고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것은 특히 중요하다.

 

신경증 환자의 경우에는 수동적 실패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범죄자의 경우에는 능동적 실패를 더 자주 관찰할 수 있다. 어릴 적에는 문제아가 아니었는데 성인이 되어 실패자가 되는 경우에는 어릴 적 관찰이 잘못된 탓인 듯하다.

 

P.164

 

사업을 하다가 돈을 잃고 충격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이것은 아직 신경증이 아니다. 신경성 현상은 이 사람이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비로소 나타난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 사람이 협력 능력을 충분히 습득하지 못했으며, 모든 것이 잘될 때만 나아갈 줄 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랑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사랑은 당연히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사랑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경험, 이해력, 책임감이 필요하다.

P.170

실패의 감정에 수반되고 이 감정을 특징짓는 신체적 또는 심리적 현상들을 나는 열등 콤플렉스로 서술했다. 다만 열등 콤플렉스 중에 느끼는 충격은 잘 준비된 개인보다 그렇지 않은 개인의 경우에 더 크며, 용감한 개인보다 겁 많고 늘 외부의 도움을 구하는 개인의 경우에 더 크다.

 

 **P.185

우리가 말하는 미덕이란 협력을 뜻하며, 악덕이란 협력의 방해를 뜻한다. 실패자로 간주되는 사람이 실패자인 까닭은 공동체의 발전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경우에 전체를 위한 기여가 빠져 있다. 인류의 전체 역사에 걸쳐 고립된 인간은 존재한다 인류의 발전이 가능했던 까닭은 인류가 공동체로 존재했으며 이상적인 공동체라는 완전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가 뜬금없이 우리가 책을 읽고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가 어쩌면 이상적인 공동체를 꾸려나가기 위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전으로 살아남은 책들은 인간으로서 또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추구해야하는 가치에 대해 알려준다. 과거의 일을 현재에 대입해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하는 게 바로 고전이니 말이다.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공동체가 바르지 않다면 그 공동체 역시 멸종하게 될 것이다. 바름이 통하는 공동체, 협력이 미덕인 공동체. 결국 바른 개개인이 서로 협력하여 만들어 가는 공동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패해도 서로 안아줄 수 있는 공동체, 내가 손해를 봐도 지키고 싶은 공동체가 개인의 뿌리를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바름의 기준을 발견하기 위해 고전을 읽고 공유하고 실천해야할 것이다.

 

P.278

공동체 감정이란 무엇보다도 영원한 것으로 간주될 만한 공동체 형태의 추구를 뜻한다. 이것은 예건대 인류가 완전의 목표에 도달했을 때 공동체가 띨 형태와도 같은 것이다. 이것은 결코 현존하는 공동체나 사회가 아니며, 정지적인 또는 종교적인 형태도 아니다. 이것은 오직 완전을 위해 가장 적합한 목표, 전체 인류의 이상적인 공동체이자 진화의 마지막 성취가 될 목표다.

 

P.287

과거와 현재에 걸쳐 개인과 대중의 삶을 자세히 고찰해 보면 더 강력한 공동체 감정을 얻기 위한 인류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인류는 이 문제를 알고 있으며 이 문제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음에 틀림없다.

 

 

**마음에 남는 문구

P. 97

인간이 된다는 것은 곧 자신이 열등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P.106

 

공동체 감정의 훈련을 아직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공동체 감정이 발달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을 기대하는 식으로 너무 성급하게 무거운 시험을 부과하지 말아야 할 의무도 있다.

 

P.107

 

특히 부모의 응석받이 때문에 제대로 학습할 기회가 없었던 타인과의 협력으로부터 멀어지게 되고, 아이는 공생 과제의 면피와 편안함만 찾게 된다.

P.187

 

옳은 견해를 가지는 것이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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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자는 글을 쓰지 않는다 - 평생 말빨 글빨로 돈 벌며 살아온 센 언니의 39금 사랑 에쎄이
최연지 지음 / 레드박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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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했다. 반박하고 싶었다. 자꾸 반발심이 들었다.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었다. 결혼생활을 10년 정도 해 본 이라면 작가의 말들에 난 아니라고 버럭할 자신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었다. 우리 엄마보다 1살 어리신 최연지 작가의 말들은 거침이 없었다. 산전수전 다 겪어보았기에 내뱉을 수 있는 말들이었다. 힘들 때 다독거려주는 스타일이 아니라 거침없이 "야 이*아. 내가 그랬지? ㅣ버앟엉ㅎㅇㅎㄹ'이렇게 욕해 주는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뭐라하다가 '그래도 살아, 사는 거 별거냐'라고 쿨하고 무심하게 위로해 주는 큰 이모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평생 말빨 글빨로 돈 벌며 살아온 센 언니의 39금 사랑 에쎄이라는 부제목이 와닿는다.


1. <질투><연인><애인> 작가 최연지


<질투>하면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사람. 고 최진실이다. 너무 예쁘고 똑소리나던 모습이 여전히 내 기억에도 남아있다. 망자를 이렇게 공개적으로 글에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최연지 작가는 거침없다.

 

p.98

 

혼자서도 두 아이를 잘 기를 수 있는 충분한 애정과 재력을 갖추고 있겠다, 중견 연지자로서 CF모델로서 일하고 돈벌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새로운 연애에도 몰입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최진실이 오해했듯 아버지가 있다고 해서 아이가 행복한 건 아니다. 아버지가 없다고 아이가 불행해지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어떤 아버지인가, 아이를 존중하고 한없이 신뢰하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좋은 아버지인가'이다.


행복한 아버지만 아이를 행복하게 한다. 꼭생부여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아이를 존중하지 않고 훈육이라며 자기 기분 따라 야단치고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폭행하여 아이를 망가뜨리는 그런 아버지. 그런 아버지는 차라리 없는게 훨~낫다.

 

 

질책하는 말투로 보이지만, 잘 보면 곳곳에 그녀를 얼마나 아꼈는지, 안타까워하는지 느껴진다. 독자에게 최신실씨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빛나는 사람인지 제대로 알아보라고, 떠난 인연에 미련두지 말고 즐기라는 메시지를 전해 준다.


이처럼 결혼 생활에 대해, 가족이라는 존재, 일에 대해 꾸밈없이 솔직하게 작가의 생각을 들려준다.


2. 사랑, 결혼, 육아, 효도

p. 36 

 

사랑이 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계절이 지나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p. 60 

 

결혼은 아무나 하지만

이혼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아무나 이혼을 잘할 수는 없다.

 

p. 105

 

견딜 때까지 견디다가 정 안 되면 끝낸다는 건

후자에 속한다.

그런 상태론 담담할 수도 현명할 수도 없다.

본인도 고통스럽고 배우자와 자식들도 불행해진다.

정 안 되면 끝낸다는 건 허약한 자신을 속이는 말이다.

끝내기 전에 자기가 끝난다.

울화병 혹은 암으로....


p.109

멀쩡한 사람 하나 노새 만들어 놓고

안 노새인 사람끼리 편안하고 화목한 게 가정인가.

p.122


빚 갚으러 나온 자식이 효자고

빚 받으러 나온 자식이 불효자다.

(생략)

그러니 자식이 효도를 하거든 감사히 받고

불효를 하면 '아, 내가 채무가 있었구나~'하고

미안해하며 그 자식에게 더더욱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절하고 공손하게 대해야지,

자식 복 드럽게 없다고 한탄하거나 효도 타령을 해서는 안 된다.

 

 

위의 글들 외에도 날카로운 말들이 많이 있다. 작가의 엄마는 작가를 임식했을 때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중이라서 아이가 방해가 되어 중절 수술을 하러 갔었다고 한다. 다시는 임신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해서 참고 돌아갔다가, 입덧때문에 못견뎌 다시 수술을 하러 가기도 했단다. 자신이 살해 당할 뻔 했다고 작가는 그 일을 이야기한다. 성장 과정에서도 아버지가 하도 때려서 아버지가 죽기를 바랬던 일도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절대 폭력은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녀의 글을 읽는 동안 나의 성장과정, 연애, 결혼, 육아. 그리고 딸로서의 나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된다.


3. 행복이란?


서두에 거북하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너무나도 단호히 불행한 여자가 글을 쓰다고 해서였다. 또한, 여자에게는 예쁘다고 해야한다던지 하는 표현들도 불편했다. 하지만...연륜있는 분들의 이야기는 슬프게도 틀린 적이 없다.

 

p.19

이거, 내가 만난 모든 여자 작가들이 급동의하는 말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글은 A4지 한 장 이상의 긴 글이다.

특히 팔기 위해서 쓰는.

 

행복한 여자는 첫째, 글을 쓸 시간이 없다.

또 글을 쓰겠다는 욕구도, 써야 할 이유도 없다.

 

글을 한 장 쓰는 건

한 마지기의 밭을 매는 것과 비슷한 강도의 노동이다.

것도 반드시 혼자 해야 하는.....

누구와도 더불어 함께할 수 없는 노동집약적 작업이 집필이다.

 

행복한 여자는 불러주는 곳이 많고

가야 할 데도 많다.
(생략)

반면, 불행한 여자를 오라고

적극적으로 부르는 데는 별로 없다.

(생략)

그래서 불행한 여자는 돈 안드는 곡괭이를 들고

땅을 파는 거다.

병신 삽질.


P.24

 

그런데 딱 자살만 안 하고 버티면

이 모든 것이 그대로 기막힌 재산이 되는

유일한 직업이 작가다.

P. 26

 

충분히 불행한 쥐만 고양이를 문다.

충분히 불행한 추락에만 날개가 펼쳐진다.

충분히 불행한 여자만 글을 쓴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찌보느냐에 따라 행복이 되기도 불행이 되기도 한다. 작가 입장에서 눈 앞에 펼쳐진 죽을 것 같은 상황이 재산이 된다. 작가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닌게 성공한 이들에게도 위기는 있었고 그 위기를 기회로 바꿔낸 이들만이 성공의 열매를 가져갈 수 있었다. 그리 생각하는 처음에는 거슬렸던 작가의 행복과 불행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딱, 그 느낌. 드라마 같은데서 '이그 살아가 뭐하노 니 그케 봤자다, 뻘 짓 해서 힘 빼지 마라' 하다가 '그래서 니 밥은 묵었나' 하며 밥 비벼주는 그런 캐릭터에게 위로 받는 기분이었다.

 

확실히 호불호가 있을 책이다. 또한 39금 사랑 에쎄이라는 말처럼 어린 세대에게는 다소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르겠다. 이 이야기들이 와닿았다면 그 독자 역시 어느 정도 살만큼 살아 봐서 인생의 쓴 맛도 아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책 마지막에 에필로그에 "써놓고 다시 보니 글이 아니다. 말이다."라고 얘기했듯, 인생 선배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읽으면 좋은 책일 것 같다.

 

                                         출판사의 책을 제공받아 읽고 남기는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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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행복한 수채화 캘리그라피
박나미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요즘 그림을 참 많이 그린 듯하다. 아이와 놀아주다 보면 이것 저것 그릴 것이 많아진다. 물감으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인지라 더더욱 그렇다. 그러다 <생활 속 행복한 수채화 캘리그라피>를 읽게 되었는데 오랫만에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진 기분이 들어 절로 힐링이 되었다.

 

우선, 이 책은 총 4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PART1. 수채화 입문하기

PART2. 캘리그라피 입문하기 

PART3. 수채화 캘리그라피 디지털화하기 

PART4. 수채화 캘리그라피 생활 속에서 활용하기

켈리그라피에 관심이 있어 가지고 있는 책이 몇 권이나 있으면서 또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초보단계부터 시작해 활용 단계까지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생활 속에서 활용할 소품 아이디어가 많아서 바로 만들어보고픈 마음이 커지기만 한다. 쬐금 아쉬운 점은 요즘 동영상 qr코드가 수록된 책이 많은데 없어서 이것까지 있었다면 초보자들도 더 쉽게 따라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점이다. 하지만, 미술 시간에 다들 물감 한 번 씩은 해봤으니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이런 책은 일단 따라해 봐야 제맛이다. 감사카드를 만드려고 하던 참이라서 카드 만들기에 도전해 보았다. 물감을 사용해 내 그림을 그린지가 오랫만이라 조금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일단 책에서 알려주는대로 따라하다 보니 모양이 갖춰져 간다. 물의 농도에 따라 옅어졌다 진해졌다 하는 색의 변화에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모르게 몰입해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다 그리고 나니 그럴듯해 보여 더 기분이 좋다. 받는 이도 그림을 그리는 동안 즐거웠던 내 기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길 바래본다. 

아이가 물감 놀이를 좋아하지만 딱히 어떻게 놀아줘야할지 감이 안 잡혔는데, 아이들용 책은 아니지만 놀이에 활용할 수 있을 팁도 많이 얻었다. 물감으로 컬러 차트 만들기, 물감 다 칠하고 물 떨어뜨려 보기, 빨대 이용해서 색 번지게 하기, 스펀지 활용하기, 페인트 마카 활용해서 병꾸며주기 등을 하면 이번 주말은 금방 끝날 것 같다.  

 

나의 힐링과 아이와 함께 할 미술놀이에 도움을 받은 책 <생활 속 행복한 수채화 캘리그라피>였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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