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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희의 황금 레시피 - 집밥의 품격을 높이는 비법 노트
황지희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각종 SNS에 올라오는 화려한 음식 사진들을 보면 감탄하게 된다. 따라 해볼까? 해서 만들고 먹고나면
막상 다음 식사는 뭘로 하냐..하는 또 끝없는 고민이 시작된다.
그래서 결국은 삼시세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 맛깔나는 반찬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
멸치조림, 김치, 깻잎 등 너무 빤한 반찬이지만 실제로 만들어보면 맛나게 만들기는 절대 빤하거나 쉽지 않다. '황금 비율'이 들어간 '황금 레시피'가 얼마나 맛을 좌우하는지~!!
수십 수백 번 만든 음식도 tv에 레시피가 나오면 메모하는 엄마를 보면 그 황금비율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황지희의 황금 레시피>에도 물론 손님 접대 요리나 근사한 요리들도 등장한다.
하지만, '기본'이 되는 음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음식의 '기본'이 되는 각 재료의 특징, 양념의 종류, 조리 도구들, 육수 내는 방법 등. 읽고 있자면
소위 신부수업을 받는 느낌이다.
저자는 황지희레시피연구원 대표이고, 살림9단 만물상에도 출연한 유명 요리 연구가이다.
저자가 화려함을 추구했다면 맘껏 발휘했을텐데
이 책은 '기본'을 잡아주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 책 곳곳에서 느껴진다.
먼저, "맛을 업그레이드하는 조리의 기술" 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똑같은 레시피로 만들었는데 맛이 다른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술'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데 이를 짚어준다.
p.13
" 1. 조리의 온도
조리 기술에는 조리의 온도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적당한 온도를 알아야 하는데
대개 음식 온도는 체온을 중심으로 25~30도 전후의 범위가 알맞습니다.
(생략)
2. 밥짓기
쌀을 씻을 때 비타민 B1의 손실을 막기 위해 첫물을 얼른 따라내고 너무 으깨어 씻지 않으며, 3~4회 정도 행군 후 30분 정도 체에 받칩니다. (생략)
이처럼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놓치기 쉬운 것들을 차근이 살펴봐 준다.
신랑이랑 함께 책을 봤는데 신랑은 조미료를 소개한 부분이 제일 인상적이라고 했다.
솔직히 천연재료들로는 맛이 안날 때가 많으니 말이다.
그래서 조미료에 손이 가게 마련인데, 이 책에 연두가 등장한다.
요리 초보들은 조미료를 손에 쥐어줘도 어찌 쓸지 모르는 데 어느 정도 쓰면 되는지도 챙겨서 설명해줘 든든하다.
다루고 있는 요리는 기본 반찬, 국, 찌개, 김치종류, 손님상요리, 나를 위한 한 그릇 요리들이다.
레시피에 요리에 사용되는 재료의 특징을 언급하기도 하고, 요리 팁도 담고 있어
요리의 초보에게도 요리를 계속했던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다.
엄마가 쌈을 좋아해서 쌈장을 자주 만드시는데, 이 책에는 강된장이 등장해서 레시피를 알려드렸다.
강된장 마무리 단계에 마요네즈를 넣어 보라고 하니 너무 맛난다며 진짜 좋은 팁이라고 좋아하신다.
P.29
양배추.근대.곰취 쌈과 강된장
포인트: 마요네즈가 짠맛을 잡아주고 텁텁한 맛을 제거해 줍니다.
사진 속 플레이팅도 집에서는 안 쓸 것 같은 화려한 것을 쓰지 않고
정갈하며 깔끔한 느낌의 접시나 냄비를 쓰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진짜 친정 엄마가 딸 시집보낼 때 하나하나 짚어주며 가르쳐주는 느낌이다.
그리고 책 후반의 나를 위한 요리도 인상적이었다.
육아 휴직 때 아이 쭈쭈 먹이고 잠들었을 때 허겁지겁 아무꺼나 먹고 때우던 기억이 나서였다.
말그대로 간단하지만 나를 위한 요리를 이렇게 만들면
혼자 때운다는 서러움이 아닌 특별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아서이다.
레시피들 중에 아이가 좋아하는 멸치볶음과 신랑이 좋아하는 명란젓 무침에 도전해 보았다.
아이는 엄마가 큰 맘 먹고 만든 스페셜한 요리라고 인식도 안하는 것 같아 살짝 아쉬움은 있었지만..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이런 일상적이지만 함께 하는 요리들이 맛이 나야 끼니마다 즐겁고 신나지 않을까?
도란도란 함께 모여 먹는 식사가 그려지는 책 <황지희의 황금레시피>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