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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그리고 SK 와이번스 - 김정준 전 SK 와이번스 전력분석코치가 말하는
김정준.최희진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김성근 전 SK 감독. 김성근 감독님을 수식하는 단어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야구인 김성근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이 책은 김성근 감독님이 직접 쓰신 책은 아니다, 그의 아들이 쓴 책이다. 하지만 독자인 나는 이 부분이 더 마음에 든다. 오히려 스스로가 하지 못했던, 언론에서는 말할 수 없던 애기들을 진정성있게 잘 풀어쓰고 있다. 김성근 감독님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게 포기하지 않는 끈기이다. "쓰러지면 안된다. 나를 믿고 따라준 선수들이 있다. 그들은 내가 걸어온 삶을 믿고 있다." SK는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3번의 우승컵을 들었다. 대단한 일이다. 삼성라이온즈가 10여차례 이상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몇회 우승했던 것에 비교하면 그의 재임기간 동안 있었던 일은 가히 대단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김성근 감독님은 선수들을 믿고, 선수들의 잠재 능력을 끌어내기 위해 한순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처절하게 싸움을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김성근 감독을 생각하면 가장 떠오르는 것은 바로 "포기란 없다"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늘 남보다 한 발 앞서나가려는 1등 정신. 또한 매 경기, 매 이닝마다 집중해서 아무리 약한 전력이라도 꼭 이기고야 마는 그런 분이다. 현대 사회는 끝없는 경쟁 사회이다. 스포츠 세계는 더 냉정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성근 감독이 재임했던 시절, SK를 욕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걸로 기억을 한다. 주된 원인은 재미없는 야구를 한다는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팬들의 심정도, 감독의 심정도 이해가 갔다. 승리만이 좋은 우리나라 세상, 1등만이 인정받는 사회에서, 어떻게 보면 이기고자 하는 야구를 고수하다 보니, 더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원했던 팬들 입장에서는 적잖이 실망했을 거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팀을 이끌어 나가는 감독은 "승리"를 해야만 한다. 목적한 바를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의무와 책임, 그리고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팬들의 비난과 승리 속에 그도 많은 고민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 스포츠에서 패배를 하면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야구의 위기는 어느 순간, 어떻게 올지 모르는 법이다. 9회말 2OUT이라 하더라도, 만루 홈런을 맞고 역전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야구이기 때문이다. 여론이 어떻든 간에, 팬들이 어떻든 간에, 감독 입장에서는 이기는 야구를 고수할 필요가 있다. SK 유니폼을 입은 김성근 감독님의 얼굴이 아련거리지만, 이제는 또다른 도전을 하는 김성근 감독님이 참으로 멋지다고 생각하며, SK 팬 뿐만 아니라 야구 팬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추천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