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놀라게 한 경매 작품 250 -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를 거쳐 간 250점의 예술품과 흥미로운 뒷이야기
크리스티 지음, 이호숙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세상을 놀라게 한 경매 작품 250 Going Once>가 도착하고 책을 여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소장가치 200프로, 집에 모셔두고 있어야 할 것 같은, 집안 대대로 내려줘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백과사전과도 같은 전문서적의 느낌이, 미술관에 가면 꼭 한 권쯤 책꽂이에 꽂혀있을 것 같은 책이, 바로 그 책이 우리 집에 왔다.
책을 꼼꼼히 읽기도 전에 서적에서 뿜어 나오는 아우라가 이렇게 대단한 책은 또 처음이다.
어쩌면 경매라는 세계가 너무나도 나와는 다른 세계여서, 이쪽 분야에 대해 아는 바가 하나도 없고 궁금한 마음ㅇ 모르겠다.

'경매'라는 것이 있다는 것 자체를 중학교 3학년 때, Phantom of the Opera 뮤지컬을 보며 처음 알았던 것 같다. 뮤지컬 첫 장면은 Auction으로 시작된다. 그때 처음 들었던 "Going Once, Twice, Sold!!"를 외쳤던 장면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어가며 영화, 드라마, 혹은 기사 등을 통해 어떤 유명한 작품이 아무개에게 얼마로 팔렸다더라라는 소식을 종종 듣게 된다. 그것이 허구이든 진실이든, 항상 처음 드는 생각은, 왜 그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그까짓 물건을 사는 게 혈안이 되어 있지?였다. 하지만 물론 깊은 내면에 admire 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유는, 첫째, 그만큼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둘째, 그만큼의 재력이 뒷받침을 해주는 것, 셋째, 그 league 리그에 난 절대 들어갈 수 없어 그 세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Going Once>에 실린 오브제의 수는 정확히 250개이다. 크리스티 경매 사상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로운 작품들을 선별해 소개하고 이 작품을 통해 예술품의 파란만장한 역사와 미술사적 가치를 설명해주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최고의 작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경매 현장이 상상이 되며 읽는 내내 즐겁다.

이미 알고 있는 오브제도 몇 개 보이지만, 거의 대부분의 오브제는 처음 보는 것이었는데, 아니 이런 것도? 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오브제도 있었고, 역시 그렇구나.. 하는 오브제들도 있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왜 이런 오브제에 기하급수적인 금액을 들여 소장하고 싶은 걸까? 어찌 보면 돈지X같아 보이기까지 하는데... 하지만, 미술비평가인 허버트 퍼스트 Herbert Furst는 "크리스티는 시대에 따라 남녀가 갈망해 온 것을 보여주는 척도이다. 말하자면, 음식, 술, 의복 같은 물질적인 생활필수품이 아니라, 실질적인 유용성은 없지만 이것 없이는 문명화된 동물이 될 수 없는 형이상학적 필수품이다."라고 말에 공감한다.

많은 독서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을 구입하고 싶고 자기 집에 데리고 와 책장에 진열하고 싶어 한다. 작가의 사인까지 곁들인 책이라면 더욱더 특별하다. 이것도 어찌 보면 형이상학적 필수품인 것이 아닌가? 그저 경매에 나온 물건처럼 고가의 값을 치르진 않더라고, 소장하고 싶은 마음, 그 책을 가치를 인정하는 마음, 작가의 능력을 아끼는 마음, 그 가치를 판단하여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Why Now?

이 책에 등장하는 오브제 중, "황금 타자기"가 눈에 끈다. 이안 플레밍(1908~1964)는 제임스 본드 <007 골드 핑거>(1959), <007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 (1965) 등 모든 본드 소설은 자메이카에서 이 황금 타자기로 집필이 되었다고 한다. 이 타자기의 낙찰가는 86,750달러이고, 현재가는 137,000달러라고 한다. 당시 구입한 타자기의 가격은 174달러였다고 한다. 물론 Inflation을 생각해보더라도,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였다.

여느 미술 작품에 대해 소개하는 책들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역시 돈과 관련되어 소개되어 그런지 모르겠지만 소장하고 두고두고 보며 눈요기하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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