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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 미역국 - 2022 아침독서신문 선정, 2021 문학나눔 선정, 2021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 2021 KBBY 추천, 2021 월간 책씨앗 선정 ㅣ 바람그림책 109
권민조 지음 / 천개의바람 / 2021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네 생일날 왜 미역국을 먹는 줄 아니?’로 시작하는 그림책.
이야기의 첫 시작이 옛날에~로 시작한다.
마치 어릴 적 화롯가에서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같다.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 키운 딸이 새끼용을 배었는데 도통 입맛이 없어 어떤 맛있는 음식도 먹질 못한다.
아비의 맘은 애가 탄다.
그리고 들려오는 소문에 미역을 먹고 펄펄 날아다녔다는 돌고래의 소식을 듣고 생미역을 딸에게 가져다 주지만 먹질 못하고 뱉어낸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사는 곳에선~~하고 미역국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빠 용은 당장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찾아간다.
가뭄이 들어 사람들은 각자의 문을 쾅! 쾅! 닫는다.
꼭 마음의 문마저 꼭꼭 걸어 잠그는 듯하다.
그런 사람들에게 아빠 용은
“큰-솥 하나만 있으면 맛있는 국 한 솥 뚝딱 만들어 배불리 먹여 줄텐데...”
이 부분부터는 <돌멩이국> 이야기를 보는 듯하다.
큰 솥에 물을 붓고 몽돌을 넣고, 불을 지피고, 미역을 넣고...
용이 하는 것 같지만 큰 솥을 내어오는 것부터 각종 양념들이 하나씩 추가되는 것은 그 주체가 마을 사람 한 사람, 한사람이다.
각자의 형편에 따라 내어낼 수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와서 큰 솥에 미역국을 펄펄 끓여낸다.
그리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맛있게 맛을 보고, 아빠 용도 본인이 필요한 한 그릇만 퍼간다.
아기를 낳는 딸을 위해 미역국을 끓인 아빠 용의 이야기는 방방곡곡 알려지고 그 후부터 사람들은 아기를 낳고 미역국을 먹게 되었대. 또 욕심껏 솥째 다 먹은, 과거시험을 준비하던 최도령은 과거시험을 보러가지 못하고 시험에 떨어졌대. 그래서 우리는 시험에 떨어진 걸 ‘미역국 먹었다’라고 한 대. 믿거나 말거나 그렇지만 재미진 구전같은 이야기이다.
권민조 작가의 <할머니의 용궁여행>을 너무나 재미있게 봤던 터라 <몽돌 미역국>도 기대를 하고 펼쳤다.
이 그림책은 재미있는 스토리 위에 그림을 자세하게 들여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글자에 이미지를 그려 넣어 글자를 모르는 유아들도 그림을 통해 유추하게 만든다.
또한 텍스트 밖 이미지 위에 넣어진 말들이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든다.
-사람들의 기대가 커질수록 국은 더 뜨끈하고 뭉근하게 익었어.(책 내용)
<돌멩이국>에서도 느꼈던 공동체성을 이 책에서도 우리의 정서로 엿볼 수 있다.
돌멩이국, 몽돌미역국 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것은 함께 하는 것이다.
내 것은 꼭꼭 걸어잠그고 팔짱끼고 ‘어디 한번 해봐라’하는 자세는 어떠한 결과도, 확장도 또 의미도 만들어 내지 못한다. 기대하고, 내어주고, 참여할 때 뭉근한 진국이 완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