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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의 절반은
곤도 후미에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Taurus) / 2024년 8월
평점 :
캐리어의 절반은 / 곤도 후미에
대학 친구인 직장인 여성 네 명의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들의 모토는 '마이 페이스'여서 서로 친하지만 흥미가 없으면 함께 여행가려고 하지도 않았고 네 명 중 두 명만 함께 다녀도, 나머지 두 명에게 말하지 않아도 서로 신경 쓰지 않는 그런 친구였다.
서운하다고 불만을 말하는 사람도 없고 네 명 모두 성격과 취향은 다르지만, 합은 좋은 그런 친구들 말이다.
서른 살이 다 되도록 해외여행 한 번 못 간 마미는 어느 날 플리마켓에서 파란 가죽 캐리어를 충동구매한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할거라고 신랑은 타박했지만 그녀는 혼자만의 뉴욕 여행을 성공적으로 다녀온다.
마미는 '당신의 여행에 많은 행운이 깃들이기를' 이란 내용이 적혀 있는 쪽지가 캐리어 안에 있는걸 발견하고 성공적 첫 해외 여행이 캐리어 덕분인가 라고 생각하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한다.
이 행운을 가져다주는(?) 캐리어는 나머지 친구 세 명에게도 각각 대여되어 전 세계를 떠돈다. 세 명 모두에게 과연 행운이 찾아왔을까요? 읽어보고 확인하시길..
책은 뒤로 가면서 캐리어 출생의 비밀이 나오고 캐리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인간적 갈등, 고뇌 이런 이야기를 한다.
30대 여성의 우정과 여행의 기쁨,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 등을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예전에 이 작가의 '호텔 피베리'를 읽었다. 미스터리 멜로를 아주 잘 쓰는 작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소설을 쓰는 작가로 인정해야겠다.
📎30대전이라면 조금 더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하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손에 든 짐이 너무 무거워서 견딜 수 없어도, 열심히 버티면 미래가 열린다고 장담할 수가 없다.
📎짐은 점점 더 무거워지고, 길은 더 험해질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것은 있지만, 견뎌낼 수 있을 만큼 젊지도 않다. 돌아갈 집이 있고, 굳이 그곳이 싫지도 않다면 돌아가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이다.
📎인생은 손바닥 같다. 무언가를 쥐기 위해서는 손바닥 안에 있는 것을 버려야만 한다. 불현듯 생각이 스쳤다. 자신은 무엇도 버리고 싶지 않아서 변하지 않은 채로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나뿐만이 아니구나. 숨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말하지 않는 것. 누구나 하나쯤 그런 부분을 지니고 사는지도 모른다.
📎설령 낡고 너덜너덜해지는 한이 있더라도, 여행용 캐리어는 파티 핸드백보다는 훨씬 더 다양한 풍경을 볼 수가 있을 거라고.
여러분의 30대는 어땠나요?
이 책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 협찬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