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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 : 운명을 읽다 - 기초편 ㅣ 명리 시리즈
강헌 지음 / 돌베개 / 2015년 12월
평점 :
음악 하시는 분이 사주 공부했다고 해서 왜 했을까 궁금했다.
책을 읽다보니 이해가 됐다. 사람이 뭔가 큰일을 당하면 세상을 보는 눈이 변한다.
저자가 죽을 위기를 겪은것 까지도 운명이라고 느껴지는데 23일 ? 을 깨어나지 않았다니 보통 팔자는 아니구나 싶었다.
저자는 본인의 세계를 깰 '운명'을 가진 사람이었던게 아닐까...
책은 저자의 운명에 대한 생각을 시작으로 왜 명리학에 입문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사주팔자를 보는 법과 대운, 세운을 보는법 까지 정리가 되어 있다. 저자가 내내 강조하는 것은 좋은 사주도 나쁜 사주도 없다는 것이고, 귀격, 천격을 논하지 않는다. 현대적 해석을 한 점, 그리고 책이 colorful 하다는 것, (책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본 명리학 책 중 젤 신경 쓴 티가 난다.) 그리고 책 전체에 글들이 가득하다. 빼곡하게 적혀 있어서 책 값은 하는 것 같다. 차근차근 잘 정리된 느낌이다. 대부분 전에 들어봤던 내용들이라서 쉽게 읽었는데 역시나 합, 충 어렵다. 잘 모르겠다. 특히 용신! 이것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중에 나온 명리학 책 중 (적천수 ? 이런 책들 빼고) 가격대비 내용은 좋은 것 같다.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 사주를 보거나 신점을 보러 다니거나 하지 않는다. 사방팔방 막힌 사람들이 보러 다니는데, 내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왜 그렇게 그런쪽에 관심이 많은지 뭐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대답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그런데 삼십 중반에 이르니 나한테 뭐라고 하던 사람들이 어디가 잘 보냐고 물어보러 온다. (이제야 뭔가 막힌건가..) 그런데 사주를 몇 번 보다보니 이 사주라는게 봐주는 사람의 세계관에 따라 달리 해석이 되는것 같기도 하고, 난 책을 좋아하는데 인성이 없어서 그럴리 없다고 하기도 하고 뭔가 내가 내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씩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 쪽에 재능이 없는지 탁 뭔가 이해가 되진 않지만 여튼 내 사주가 대략 어떤 구성인지는 알 수 있다. 나는 을목일주에 연주가 전부 편관이다. 천간에 있는 편관은 칠살이라고 하지만 나는 식신이 월지에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막아주고 있는 사주라고 볼수 있을꺼 같은데 여튼 다치긴 다쳤다. 저자는 편관을 가장 매력적인 십신이라고 칭한다. 마음에 든다. ㅋㅋ
내 인생중 가장 큰 사건은 다리를 다친 일이다. 그리고 지금도 후유증이 남아 있는 상태고 어쩌면 계속 그럴수도 있다. 그럼 누가 봐도 불행한 일로 보인다. 나도 몇년간은 아주 우울하고 암흑의 시간속에서 보냈으니 말이다. 그런데 조금 살만해지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많이 배웠다고. 다치지 않았다면, 내가 고통을 겪지 않았다면 하지 못할 생각들이나 감정들이 아주 많다는 걸 태어나서 그렇게 아프게 배웠다. 난 그렇게 내 자신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 배우지 못하는 인간이었을수도 있다. 이게 편관 혹은 칠살의 흉의였으나 인생 전체로 보면 한걸음 더 나아간거다.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갑목이 경금으로 쳐지지 않으면 쓸데 없다는 글이었다. 큰나무를 도끼로 쳐야 뭔가를 만들어 낼수 있는거다. 형이나 충은 뭔가 변화를 의미한다. 이런 생각이 들자 좋은 사주도 나쁜 사주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팔자 좋은 사주는 호의호식 하겠으나 변화 없는 지루한 삶일 수도 있고, 충이나 형이 많은 사주는 삶은 고단하겠으나 끊임없이 변하며 새로움을 창출해 낼 수도 있는 것이니, 동전의 양면과 같은것이구나.
나에게 사주는 일종의 해석이다.
나에게 일어난 누구의 잘못도 아닌 일에 대한 해석, 나와 잘 맞지 않는 어떤 친구에 대한 해석, (나랑 잘 맞는 친구의 사주를 물어본적은 없다. ) 즉, 사주가 이렇다고 해서 그걸 믿는것이 아니고 나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현상을 해석하는 도구다.
저자는 '만인의 명리학자화' 를 주장하는데 동감한다. 나아가야 할 때와 물러날 때를 알고, 자신의 소명을 알 수 있다면 미래가 그렇게 불안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사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미신으로 치부하며 미래를 맞추나 안맞추나에 촛점을 맞추지만 사람들에게 좀 더 넓은 시야와 올바른 견해를 제공하는데 이 책이 한몫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명리학은 무엇인가 ? `운명` 이라는 말에 이미 많은 것이 들어있다. 이 말 자체가 이미 운명은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운` 은 `운용한다, 운전한다` 는 뜻이다. 그리고 `명` 은 주어진 요소들을 가리킨다. `명`과 `운` 을 합친 말이 바로 `운명`이고, 이것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명리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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