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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몸짓은 개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 동물행동학자가 들려주는 개와 인간의 심리와 행동 이야기
패트리샤 맥코넬 지음, 신남식.김소희 옮김 / 페티앙북스 / 2011년 3월
평점 :
10년전에 고양이를 키웠었다.
우리집 전체가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곧 아빠를 제외하곤 모두들 야옹이에게 빠졌었다.
길냥이였는데 우연찮게 인연을 맺게 되었다. 교통사고로 죽었지만.
이번에는 개 두마리를 키우게 됐다.
역시 의도치 않게 우리와 인연을 맺게 된 이놈들은 고양이와는 다르게 정말 손이 많이 간다.
얘네가 뭘 원하는지 아무리 봐도 모르겠어서 키운지 5개월만에 책을 찾기에 이르렀다.
이 책을 읽어보니 너무 늦은감이 있어뵈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게 우리 큰놈과 작은놈은 미스터리 그 자체다.
얘네가 하는 행동들이 해독불가한 상태. ㅋㅋㅋ
이 책은 거의 400쪽에 달하는데 단순히 개만을 다루고 있지 않고 개와 인간의 차이, 유사점 등등을 여러 자료를 들어가며 방대하게 설명해 놓았다.
그래서 뭔가 간단한 지침을 원했던 나로선 우연치 않게 뭔가 복잡한 것을 읽게 됐지만 유익했다.
그리고 깨달음. 내가 우리 개들에게 한참을 잘못하고 있었구나.
얘를 들어 개 눈을 정면으로 보고 몸을 앞으로 숙이고 팔을 벌려 안으려고 하는 행동들이 개에겐 매우 공격적일수도 있는 거라는거.
난 사람들한테 하듯 우리 개들과 항상 눈을 마주쳐 왔는데 이 놈들은 날 보면서 덤빌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던거 같다. ㅋㅋㅋ
저자가 개가 인간들과 살면서 미치지 않는게 신기하다고 할만큼 우리의 모든 몸짓이 그들에겐 어떤 신호로 가는 모양이다.
내가 무심코 올린 손이, 눈짓이, 몸의 기울기 각도가 싸움을 불러일으킬수도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일정치 않은, 산만한 내 신호들을 보며 이 두 놈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ㅋㅋㅋ
정말 내가 모르는 세계고, 알아야 하는 지식이었다.
내가 동물에 지극정성을 다하는 것을 보고 친구든, 지인이든 의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도 의외다.
내가 동물을 사랑하는지 십년전에야 알았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서야.
개나 고양이가 하는 행동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관찰하고 추측하는 재미가 일단 있고, 나를 알아봐주고, 따라주고 하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좋은것 같다.
아이를 낳으면 더 좋겠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아이와 동물은 다르다.
일단 동물은 나와 말을 할 수 없으니까. 말이 많은 나는 말 못하는 개나 고양이가 마냥 신기하다.
그리고 그들의 생김새는 또 어떤가.
물론 우리 개들은 멋있진 않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난 훈련같은 거 못 시키는데 책을 읽다보니 예의바른 개로 키울려면 훈련을 시켜야 할 것 같다.
우리 애들은 무례한거 같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것도 같고.
마지막 챕터에서 저자의 개의 죽음에 대한 글들을 읽었을때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우리 야옹이가 죽었을때도 이틀을 울었다.
내 바램이 죽음을 비통해 하지 않는건데 죽음은 너무 애통하고 비통한거 같다.
저자의 글 스타일이 괜찮다. 유머러스하기도 하고 개들을 마치 사람처럼 성격 파악을 다해놓고 묘사해놔서 친근하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에 개에 대한 오해가 만연한거 같고 그래서 슬픈 운명속에 놓이게 되는 개들이 너무 많은거 같다.
그들을 이해해 보려는 첫번째 시도로 이 책을 권한다.
"동물을 인간의 잣대로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것보다 더 오래되고 더 완벽한 세상속에서, 우리는 이미 잃어버렸거나 아니면 단 한번도 가져본 적 없는 거대한 감각능력을 선사받은, 그리고 우리는 결코 들을 수 없는 음성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 그들은 더 완벽하고 완전하게 움직인다. 그들은 우리의 형제도 아니며 우리의 종도 아니다. 그들은 삶과 시간이라는 그물 속에 우리와 함께 갇혀 있는 또 하나의 종이며, 어머니 가이아의 화려함과 산고를 함께 나누는 동료 수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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