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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위로 - 삶을 바꾸는 나만의 집
소린 밸브스 지음, 윤서인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7월
평점 :
저의 큰 스승, 제 아들의 삶의 여정에서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 같은 산티아고 데 까미노의 여정.
아픔을 훌쩍 딪고 성장한 아들을 보면서 그 길을 걷고 싶은 마음이 들어, 마음 먹은 2년 후.
이번 여름, 보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그 길 위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그 길에서 나그네였던 제가 삶의 여정을 반추할 고마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설펐던 나그네인 저의 등짐은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차 있었는데,
지혜로운 나그네들은 그야말로 봇짐만으로 저보다 훨씬 더 긴 기간을 길위에서 보내고 계시더군요.
그걸 깨닫는 순간 삶의 여정에서의 제 모습도 훤히 그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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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번씩 생각하는 내일이라는 시간대의 제 모습 안에는,
정갈하고 소박한 방, 작은 탁자, 이불 한 채, 책 몇 권....을 그리곤 합니다.
온갖 것들로 가득 찬 제 공간은 지금의 모습과 거리가 너무 먼 데.
산티아고를 짧게 걸으며 그 부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저를 또 이끌어주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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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소개를 보고 난 후,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 썼던 글을 서평의 서두로 다시 기억하는 것은 이곳에 나의 지향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국에서 보냈던 보름이라는 짧은 시간을 끝내고 시작한 일상에서,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서둘러 길을 떠나던 부지런한 나그네들의 모습이 시나브로 내 마음에서 불쑥불쑥 나타나곤 했다.
강렬한 태양 빛을 피해 다리 쉼을 하던 곳에서 만났던 나그네들도..
아니 정작 내 안에 여운을 깊고 길게 남겼던 것은 그 나그네들이 아닌, 그들의 등에 있던 가벼운 등짐이었었던 것 같다.
배낭을 가득 채워 뒤에서 보면 사람이 보따리에 가려 보이지 않던 우리 일행과 큰 대조를 보였던 그들.
그 속에서 인생이라는 여정에 선, 나그네인 내 삶이 고달프고 힘든 이유를 '비로소' 보았고.
그리고 알게 되었다.
그 짐은 누가 내게 얹어주지 않았고 다른 이의 것을 대신 진 것도 아니었으며,
순전히 내 손으로만 쌓은 짐이라는 것을.
많이 내렸다고 생각했었는데...
많이 버렸다고 생각했었는데...
오직 생각만 그러했구나. 나만이 가볍게 할 수 있는데....어떻게 해야하나....
그리고 신께 기도했다. 내 안의 신께.
만날 듯 만나지 못하는 내 안의 나를 만나야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또한 자연스럽게 내가 몸담고 살고 있는 생활의 공간(집과 직장)도 떠올랐다.
집에서는 직장을 핑계 삼고, 직장에서는 언젠가는(곧) 떠날 곳인데...하는 마음으로
어느 곳에서나 적당히, 대충대충 감추고 안 보며 지냈던 '게으른 ' 내가 또렷이 보였다.
내 삶의 등짐을 가벼이 하는 것과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의 정갈함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마음은 분명하게 느꼈다.
그런 참에 만난 <공간의 위로, SoulSpace>.
이 만남은 우연이었을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집을 휴식처, 쉼터로 인식하는 데 비해 redesign(공간 개조 작업)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저자 소린 밸브스는 집을 제단, 신성한 사원, 영혼의 공간이라 여겼다. 집을 단순히 육체가 기운을 되찾는 것을 넘어서 창의성을 키우고 격려할 수 있는 곳, 영혼이 편히 쉬고 영감을 얻고 고양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집에 대해 접근하는 시각부터가 차원이 다른 밸브스의 의식 세계를 만날 수 있음에감사를! 이 책은 집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독특한 비법을 가르쳐주는 인테리어 책이 아닙니다요~)
무엇보다도 집에 사는 이의 '내면의 탐구'가 선행되어야하는 중요성을 가장 우선 순위로 알려준다. 진정으로 나답게 살기를 원한다면 지금이 기회임을, 영혼의 공간을 창조하는 과정은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독특한 과정임을 말해주는 天氣를 저자께서 누설했다고 생각했다.ㅎㅎ~
(오래 전 읽은 책 내용 중, 아마 성해영교수라 기억하는데, 그분이 쓰신 자신의 꿈 관련 글이 생각났다. 꿈에 眞人께서 천기를 알려주시며 이것을 널리널리 사람들에게 전하라 -홍익인간~ㅋ- 하시니, 성해영선생께서 천기를 그렇게 함부로 뭇 사람들에게 알려줘도 됩니까? 여쭙자, 그 진인 가라사대,
- 아무 걱정 말라. 아무리 천기를 알려줘도 잠들어 있는 자 그걸 알아듣지도 못하고 깨어있는 자, 인연 닿은 자(이것을 나는 은총이라 생각함)만이 알아듣는다~~~~그러니, 그대는 열심히 귀 있는 자에게 알려주어라....예수, 붓다의 가르침과 유사하지요? ㅎ~
이 책을 읽으며 이 내용이 갑자기 생각났다는~~~ㅋ)
친절한 소린은 영혼의 공간을 창조하는 과정을 세 부분(과거를 알기, 미래를 표현하기, 현재에 살기)으로 나누고 이를 또 여덟 단계로 구성하여 실제적인 예를 들어가며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각 영역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밑줄 그어가며 열공하여 읽었지만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20여 쪽에 이르는 저자의 '들어가는 말'이라 생각한다.
영혼의 공간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나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근원, 중심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혼의 위로>와 비슷한 시기에 다시 만난 멋진 건축가 한 분.
지난 봄 온라인 연수(인문학 관련)에서 이분 강의를 듣고 멋진 분이라 생각하고 지나쳤었는데, 여름 여행 직후 돌아와 우연히 유트브에서 이 분 동영상을 다시 만나게 되었고, 두 번째 만난 감흥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전율을 느끼게 했다.
건축가 승효상선생님.
우리에게 익숙한 건축이라는 말 대신 영조營造, 즉 '지어서 만든다'라는 말을 제안하며, 집은 세우는 게 아니라 짓는 것이라 했다.
밥을 짓고 농사를 짓고 시를 짓듯이 집은 지어서 만드는 것이라 했다. 짓는다는 것은 어떤 재료를 가지고 생각과 뜻과 마음을 통하여 전혀 다른 결과로 변화시켜 나타내는 것으로, '사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 건축이라고 했다.
소린 밸브스와 승효상의 집에 대한 아니 삶과 인생에 대한 통찰이 선택한 단어만 달랐지 그 근원에서는 같았다. 멋진 스승들의 가르침을 받아 가슴에 감동이 있으면....그렇게 行하면(살면) 된다. 어느 새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정리, 정돈, 청소를 하고 있는 나.
더불어 마음의 알아차림, 행동의 절제가 이루어졌다.
먼 이국에서 만난 나그네의 등짐과 나의 등짐을 보면서 시작된 내면의 울림.
그 울림을 따라 간 길에서 주신 신의 큰 선물들..
풍요롭고 충만한 인생을 살기 위해 혼자 애쓰지 않길.
소린의 도움으로 각자의 영혼의 공간을 창조해 가길.
영혼의 공간((SoulSpace)을 개선하는 작업은 영혼의 속도(Soul's pace)에 맞춰서 하시라는,
소린의 고요한 가르침을 기억하면서~
샬롬~.*
'당신'의 집도 당신만으 이야기를 갖고 있다. 당신의 집은 세상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가?... "지금 나는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 아니면 이제는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고 더욱 발전하고 성숙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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