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력
이승후 지음 / 아침사과 / 202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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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이승후의 『심장력』은 “심장을 지키는 것이 곧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실을, 심장내과 의사의 임상 경험과 깊이 있는 통찰로 설득력 있게 보여 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심장이 우리 몸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며, 이 엔진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삶의 길이가 아니라 삶의 질 자체가 달라진다고 강조합니다. 병원에서 매일 심장 환자들을 마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숫자와 의학 용어에 가려졌던 심장의 의미를 우리 일상과 감정, 습관의 문제로 끌어내려 풀어내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심장력’은 단순히 심근의 힘이나 혈액을 내보내는 펌프 기능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저자는 심장력을 “내 몸을 살리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힘”, 다시 말해 심장을 지키는 지식과 생활습관, 그리고 마음가짐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합니다. 심혈관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돌발 변수가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누적된 선택과 방치의 결과라는 점을 반복해서 보여 줍니다. 책을 읽다 보면 ‘심장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심장을 방치해 왔던 것은 아닐까’라는 자책 섞인 성찰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저자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25만 명이 넘는 구독자와 소통해 온 의사이기도 해서, 책의 문체와 설명이 매우 친절하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심전도, 심장초음파, 운동부하검사, 24시간 활동심전도와 같은 검사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보는 것이며, 어떤 경우에 필요한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어, 막연히 “쓸데없는 검사 아닌가” 의심하던 독자들의 불안과 오해를 상당 부분 덜어 줍니다. 또한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등 한국인에게 흔한 심장 질환들의 원인·증상·치료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어, 한 권의 실용적인 안내서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런 부분은 정보의 양이 많으면서도, 실제 진료실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읽는 내내 ‘실제 진료실에 앉아 상담을 듣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심장력』이 단순한 심장 건강 설명서를 넘어서는 지점은,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저자는 심혈관질환이 일단 시작되면 완전히 되돌리기 어렵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현실을 솔직히 말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부터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충분히 다른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대한심장학회의 권고를 토대로 소개하는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들은 단순한 수치 목표가 아니라, 스트레스 관리, 꾸준한 운동, 절제된 음주와 금연, 균형 잡힌 식단처럼 생활 전반을 조율하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으로 제시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심장 건강이 병원에 맡겨야 할 일이 아니라, 결국 매일의 작은 선택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책에서 저자가 보여 주는 환자들의 사례는 단지 의학적 케이스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의 궤적을 압축해 보여 주는 이야기처럼 다가옵니다. 젊어서부터 과로와 스트레스를 버티며 달려온 결과로 40대에 심근경색을 맞는 사람, 가족력은 있지만 생활습관을 철저히 관리하며 위기를 피해가는 사람, 증상을 참다가 골든타임을 놓쳐 큰 후유증을 남기는 사람 등의 이야기가 차분한 어조로 이어집니다. 저자는 이 사례들을 통해 ‘누가 옳고 그르다’를 단정하기보다, 각자가 놓인 현실과 선택의 결과를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그 속에서 독자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습니다. 이런 태도가 책을 설교처럼 느끼지 않게 만들고, 오히려 더 진지하게 나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게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심장의 문제를 단지 신체의 이상으로만 보지 않고, 스트레스와 감정, 삶의 태도와 긴밀히 연결된 것으로 설명하는 대목이었습니다. 과도한 업무, 해결되지 않은 갈등, 장기간 이어지는 불안과 우울이 심장과 혈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읽다 보면, “마음의 짐이 결국 몸을 통해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심장병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에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휴식, 적절한 인간관계의 거리 두기가 포함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건강을 지킨다는 것이 단지 운동과 식단의 문제가 아니라, 일과 관계, 감정의 사용법까지 포괄하는 보다 넓은 주제라는 사실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총평하자면, 『심장력』은 결과적으로, 우리 각자에게 “당신의 심장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 그리고 그 심장을 위해 오늘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를 조용하지만 강하게 묻는 책입니다. 전문적인 의학 정보와 일상적인 언어, 임상 현장의 생생한 경험과 따뜻한 시선이 잘 어우러져 있어, 의학 지식이 많지 않은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책을 덮고 난 뒤에는 심장의 박동 소리에 한 번 더 귀 기울이게 되고,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심장력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이 책이 단순한 건강서가 아니라, “지금부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심장이라는 렌즈를 통해 다시 묻게 만드는 의미 있는 성찰의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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