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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가드너를 위한 실내 가드닝 & 플랜테리어 - 그린어스의 꼼꼼한 식물 생활 안내서
그린어스(백일홍) 지음 / 시대인 / 2026년 1월
평점 :

「방구석 가드너를 위한 실내 가드닝 & 플랜테리어」는 식물을 잘 모르는 사람도, 햇빛이 부족한 작은 집에 사는 사람도 “그래도 나도 한번 해 볼 수 있겠다”라는 용기를 갖게 만드는 안내서였습니다.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는 일은 왠지 감각과 경험이 많은 사람만 할 수 있을 것 같은 거리감이 있는데, 그린어스는 준비물, 환경 만들기, 기본 관리법, 그리고 공간 연출까지를 차근차근 풀어내며 실내 가드닝을 생활에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 내려 줍니다.

책에서 가장 먼저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식물이 처음이어도, 좁거나 빛이 부족한 집이어도 괜찮다”는 전제였습니다. 저자는 베란다나 마당이 없어도, 심지어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방에서도 키울 수 있는 식물과 배치법을 제안하며, 실내 가드닝을 특정 주거 환경의 특권이 아닌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취미로 다시 정의합니다. 그동안 식물을 키우다 실패했던 사람들을 ‘식물 실격자’가 아니라, 단지 정보와 환경 세팅이 부족했던 초보자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인상 깊었습니다. 식물이 죽을까 봐 시작도 못 했던 제 불안을 하나씩 덜어 주는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구성 면에서 이 책은 매우 친절합니다. 먼저 PART 1에서는 실내 가드닝을 위한 기초 지식을 다룹니다. 어떤 준비물이 꼭 필요한지, 집 안의 빛과 온습도를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지, 흙·화분·배수 구조를 어떻게 세팅해야 하는지 등을 사진과 함께 세세히 알려 줍니다. 물 주는 법도 “일주일에 몇 번” 같은 단순 규칙이 아니라, 흙 상태와 계절, 식물 종류에 따라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원리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이 덕분에 독자는 ‘정답표’를 외우기보다, 식물의 입장에서 환경을 읽는 눈을 조금씩 기르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그동안 식물을 키울 때 “언제 물 줬더라”만 기억하려 했지, 흙과 잎의 상태를 진짜로 관찰해 본 적은 많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PART 2에서는 실내에서 키우기 좋은 다양한 식물을 소개합니다. 단순히 예쁜 식물 나열이 아니라, 빛 요구도, 물 관리 난이도, 성장 속도, 공기 정화 효과, 반려동물과의 궁합 같은 실질적인 요소들을 함께 알려 주는 점이 실용적이었습니다. 특히 좁은 집이나 원룸에서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소형 식물, 선반·벽·천장을 활용할 수 있는 행잉 플랜트, 어두운 공간에서도 비교적 잘 버티는 식물들이 별도로 정리되어 있어, 각자의 집을 떠올리며 상상해 보기 좋았습니다.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요소로 활용하는 균형 감각이 돋보였습니다.

저에게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플랜테리어’ 파트였습니다. 이 책은 식물 키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집 안의 구조와 채광, 가구 배치에 맞춰 식물을 어디에, 어떤 분위기로 둘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풍부한 사진과 함께 제시합니다. 창가, 책장, 소파 옆, 주방, 욕실 등 공간별로 어울리는 식물과 배치 팁을 보여 주는데, 예를 들어 책장에는 잎이 과도하게 떨어지지 않는 식물이나 수형이 단정한 식물을, 주방에는 수분과 온도 변화에 비교적 강한 허브나 내구성 있는 식물을 권하는 식입니다. 이런 설명을 읽으며, 식물이 단순히 “어디든 놓으면 예뻐지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기능과 생활 동선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책의 장점은 초보 가드너의 시행착오를 상당 부분 줄여 준다는 데 있습니다. 식집사들이 자주 묻는 질문을 모아 정리한 Q&A 파트에서는 “잎 끝이 누렇게 마르는 이유”, “벌레가 생겼을 때 대처법”, “겨울철 실내에서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분갈이 시기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같은 현실적인 고민들을 다룹니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실패 경험을 “당연히 있는 일”로 받아들이도록 도와 주면서도, 무지나 방치로 인한 반복적인 실수를 줄일 수 있도록 명료한 기준선을 제시합니다. 이 파트를 읽으며, 식물을 죽게 했던 과거의 경험들이 단지 “손이 안 맞는다”는 운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어, 약간의 안도감과 함께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책은 실제로 초보도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단계를 잘게 쪼개 두었습니다. 처음에는 1~2종의 튼튼한 식물로 시작해 환경과 관리에 익숙해지라고 조언하고, 그다음에야 종류를 늘리거나 난이도를 높일 것을 권합니다. 실패를 줄이는 스타터 식물 추천, 집의 빛과 방향에 따라 1순위로 고려할 식물 목록 등은, 방구석 가드너가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시작할 수 있게 도와 줍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처음부터 다양한 식물을 들이기보다, 내 생활 패턴과 집 구조에 맞는 두세 가지부터 신중하게 골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실내 가드닝은 결국 집이라는 가장 사적인 공간을 다시 바라보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가에 작은 화분 하나를 둘 자리조차 없다고 생각했던 제 방도, 이 책에서 제안하는 시선으로 다시 보니 여러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총평하자면, 「방구석 가드너를 위한 실내 가드닝 & 플랜테리어」는 식물을 잘 키우는 법을 넘어, 식물과 함께 사는 삶이 어떤 표정과 리듬을 만들어 내는지를 보여 주는 책이었습니다. 초록을 곁에 두고 싶지만 서툴러서 망설였던 사람에게, “먼저 한 걸음만 내딛어 보라”고 부드럽게 등을 떠미는, 친절한 동반자 같은 안내서였다고 느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