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문해력 잡는 어휘 사전 - 수능·내신 1등급을 위한
김주혜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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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시험 문해력 잡는 어휘 사전」은 ‘어휘→문해력→성적’으로 이어지는 직선적인 고리를 가장 현실적인 언어로 보여 주는 책이었습니다. 국어 공부를 오래 했는데도 모의고사 점수가 제자리인 학생들, 지문은 분명 읽었는데 문제로 넘어가면 막막해지는 학생들에게 이 책은 “문제는 지능이 아니라 어휘”라고 단언하며, 시험장에서 실제로 점수를 만들어 내는 단어들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막연히 “국어는 많이 읽으면 는다”고 생각해 온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나, ‘시험 문해력’이라는 훨씬 구체적인 층위를 보게 되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첫째 지점은, 이 책이 다루는 어휘가 단순 국어사전식 단어 풀이가 아니라, ‘시험에서 점수를 가르는 단어들’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저자는 지난 10년간 평가원 기출을 분석해, 수능·내신 지문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문단의 방향과 출제 의도를 결정짓는 어휘들을 선별해 담았다고 밝힙니다. 즉, 어디선가 본 듯한 어려운 말들이 아니라, 실제로 아이들이 지문을 읽다 멈칫하는 접속어, 한자어, 추상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책장을 넘기다 보면, 수능 지문 속 굵직한 문장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아, 여기서 이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문맥을 놓쳤겠구나’ 하는 장면들이 생생히 재구성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눈에 들어온 것은, 이 책이 ‘어휘 = 단어 암기’라는 통념을 정면으로 비판한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어휘를 “뜻풀이를 외우는 대상”이 아니라 “문장과 태도를 읽어 내는 기준”으로 정의합니다. 같은 ‘비판하다’라는 말이라도, 지문에서 쓰일 때는 ‘성토하다, 문제 삼다, 문제 제기하다, 반박하다’ 등으로 미묘하게 나뉘며, 특히 한자어는 그 단어 하나만으로 글쓴이의 입장이나 문단의 기능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은 이런 단어들을 단독으로 설명하는 대신, 기출 지문 속 대표 문장을 함께 제시해 문맥 속에서 다시 만나게 합니다. 이 구성 덕분에, 단어 하나를 외운 느낌이 아니라 ‘이 단어가 등장하면 글이 이렇게 흐른다’는 감각이 따라붙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의 큰 강점 중 하나는 ‘시험 문해력’이라는 개념을 매우 구체적으로 풀어낸 대목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수능 국어는 이제 더 이상 “감으로 분위기를 읽는 시험”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그 단어가 문단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까지 따져 묻는 시험입니다. 이를테면, ‘반면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 더구나’ 같은 연결어만 정확히 읽어도, 글의 논리 구조가 눈에 들어오고, 선지에서 말하는 ‘논지 변경, 방향 전환, 강조’ 유형의 함정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실제 강의 현장에서 아이들이 반복해서 걸려 넘어지는 접속어와 논리 어구들을 모아, 이 책에서 따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설명을 읽으며, 저 역시 독해에서 흔히 말하는 ‘감’이 실은 이런 미세한 어휘 감각의 총합일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 책이 ‘한자 기반 어휘’의 중요성을 강하게 밀어붙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저자는 유튜브 강의와 인터뷰에서, 공부를 많이 해도 성적이 정체된 아이들의 공통점으로 “한자어를 음만 알고 뜻을 모른다”는 점을 repeatedly 지적해 왔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상쇄, 귀결, 함의, 환원, 전제, 도출’ 같은 단어들은 한 번 정확히 이해해 두면 모든 과목의 지문에 걸쳐 활용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문장을 통째로 모호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책은 이런 핵심 한자어를 ‘어휘→구문→문단→기출 문제’라는 흐름 속에서 다층적으로 반복 제시함으로써, 수험생이 자연스럽게 여러 맥락에서 그 의미를 체득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책의 대상 독자는 분명합니다. ‘수능·내신 상위권을 노리는 중·고등학생’과 그들을 지도하는 교사·학부모입니다. 그래서 내용 전개도 시험 문항과 직결되는 방향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예컨대, “이 단어를 헷갈리면 이런 오답을 고른다”, “이 어휘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대표 문제 유형은 이것이다” 같은 식의 설명이 이어지는데, 이는 단순히 국어 실력을 기르는 교양서가 아니라, 시험 언어에 대한 실전형 교재임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다 보면 단지 성적만을 위한 공부를 넘어, 언어 감각 자체가 예민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문장을 읽을 때 단어 하나하나가 주는 뉘앙스에 훨씬 민감해지는 것입니다.






저자 김주혜가 25만 구독자를 가진 ‘김주혜 국어’ 채널을 운영하며 수많은 수험생을 지도해 온 현장 교사라는 점도 이 책의 설득력을 높입니다. 책 곳곳에는 실제 학생들의 오답 패턴, 학부모 상담에서 자주 오가는 질문, 수업 시간에 반복해서 설명해야 했던 개념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지문을 다 읽었다고 말하는데도 왜 틀릴까?”, “많이 푼다고 느는데 왜 점수는 그대로일까?” 같은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이 곧 이 책 전체의 구조로 응답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문체 역시 지나치게 학술적이기보다 학원 강의실에서 들을 법한 직설적이고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읽는 동안 지루함이 덜했습니다.



총평하자면, 이 어휘 사전은 수험생에게는 ‘성적을 올리는 실전 도구’이자, 교사와 학부모에게는 ‘시험 언어를 이해하는 안내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국어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도, 우리말이 시험에서 어떤 방식으로 쓰이고 있는지, 어떤 단어들이 사고의 깊이를 가르는 기준으로 작동하는지 들여다보게 하는 흥미로운 텍스트였습니다. 저에게 이 책은, 앞으로 지문을 읽을 때 어떤 단어에서 속도를 늦추고, 어떤 표현을 기준으로 문단의 방향을 파악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나침반을 쥐여 준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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