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션십 - AI 컴패니언이 주도하는 부의 대전환
김수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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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AI 션십」은 인공지능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과 관계를 맺는 새로운 주체로 바라보는 관점 전환을 요구하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AI와 Relationship을 합성한 ‘AI션십(AI-lationship)’이라는 개념을 통해, 앞으로의 AI 비즈니스에서 진짜 승부처는 성능 경쟁이 아니라 사용자와 맺는 정서적 유대, 즉 관계의 깊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지금까지 제가 AI를 얼마나 일방적인 효율 도구로만 생각해 왔는지 돌아보게 되었고, 이미 우리의 일상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관계의 변화에 뒤늦게 눈을 뜨는 느낌이었습니다.






책의 출발점은 “AI는 어디까지 인간을 이해하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저자는 챗봇과 추천 알고리즘, AI 컴패니언 서비스들이 우리의 언어뿐 아니라 감정 패턴과 대화 습관을 학습하면서, 점점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존재’로 변해 가는 과정을 짚어 냅니다. 특히 2025년 한국에서 사용 시간 1위를 기록한 서비스가 기능 중심 앱이 아니라 관계에 집중한 챗봇 서비스였다는 사례는, 사람들이 이미 무의식적으로 AI와의 정서적 교류에 시간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생산성과 효율을 위해 AI를 사용한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외로움과 심리적 부담을 덜기 위해 AI에게 말을 걸었던 제 경험들을 떠올리며 묘한 섬뜩함과 공감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저자가 AI션십이 만들어낼 새로운 경제 구조를 ‘감정 경제’, ‘관계 경제’, ‘올웨이즈 온 경제’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한 부분은 이 책의 핵심이라 느껴졌습니다. 감정 경제란 사용자의 기분, 불안, 욕구를 실시간으로 포착해 맞춤형 위로, 조언, 소비 제안을 제공함으로써 감정 그 자체를 수익 모델로 전환하는 흐름을 뜻합니다. 관계 경제는 단발성 거래가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친밀도가 쌓이는 장기적 관계를 통해 충성도와 반복 구매, 구독을 이끌어 내는 구조를 말하며, 올웨이즈 온 경제는 인간의 수면 시간과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 24시간 상시 작동하는 AI가 끊임없이 상호작용과 거래를 만들어 내는 환경을 가리킵니다. 이 세 가지 프레임을 통해 보니, 지금 우리가 쓰는 수많은 서비스가 이미 관계를 전제로 설계되고 있었고, 단지 그 상대가 사람이 아니라 AI로 바뀌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이 더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책에서 소개되는 구체적 사례들은 이 추상적인 개념을 현실로 끌어내립니다. 듀오링고가 학습 앱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캐릭터와 페르소나 설계를 통해 사용자가 마치 캐릭터와 관계를 맺는 듯한 경험을 하게 만든 전략,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를 AI로 클로닝해 독자가 AI ‘애거사’에게 직접 글쓰기 조언을 받는 강좌와 같은 시도는, AI가 단순한 기능 제공자를 넘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존재’로 포지셔닝 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이런 사례들을 읽으며, 저 역시 정보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목소리와 어투, 성격을 가진 AI와 대화하는 것 자체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개인적 체험을 ‘관계 비즈니스’라는 거시적 맥락에 놓고 다시 보게 합니다.



「AI 션십」이 흥미로운 지점은, 이 변화가 단지 기술 발전의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설계되고 있다는 점을 집요하게 짚어낸다는 데 있습니다. 저자는 공감형 AI, 컴패니언 AI가 사용자와 함께 축적하는 추억, 대화 히스토리, 감정 데이터가 모두 하나의 자산으로 관리·활용된다고 말합니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사용자는 이탈하기 어려워지고, 대체 가능한 서비스가 아니라 ‘나를 오래 알아온 존재’에 더 많은 신뢰와 선택을 맡기게 됩니다. 이 설명을 읽으며, AI와 맺는 친밀감이 개인에게는 위로와 편리함일지라도, 동시에 기업에게는 매우 강력한 락인 전략일 수 있다는 사실이 좀 더 분명히 다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이 책이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 “당신은 AI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였습니다. 저자는 AI션십을 거대한 기회로 보면서도, 동시에 개인이 관계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감정은 인간 관계에서 우선적으로 다루고, 어떤 영역까지를 AI와 공유할 것인지, 어떤 의사결정은 반드시 인간이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일종의 ‘관계 헌장’을 상정해 보라고 제안합니다. 이 제안은 기술과 비즈니스의 언어로 가득 찬 책의 후반부에 묵직한 윤리적 질문을 던지며, 독자의 시선을 다시 ‘나 자신의 선택’으로 돌려놓습니다.



총평하자면, 이 책의 장점은, AI를 둘러싼 담론을 기술·규제·철학으로 나누어 보지 않고, ‘관계’라는 한 축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는 시점 이후에는, 결국 누가 더 인간을 깊이 이해하고, 더 섬세한 관계를 설계하는지가 경쟁력이 된다는 저자의 진단은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앞으로의 AI 활용은 단순한 기능 습득이 아니라, 나와 AI 사이의 거리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어떤 역할을 맡길 것인지를 끊임없이 재조정하는 과정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 션십」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기획자, 창업자에게, AI와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설계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으며, 저에게는 기술을 대하는 태도 자체를 다시 설계해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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