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정함을 선택했습니다
안젤라 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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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나는 다정함을 선택했습니다》(안젤라 센)는 현대인의 심리적 불안과 분노, 관계의 갈등이 만연한 세상에서 ‘다정함’이라는 능동적 태도가 얼마나 커다란 내적 힘과 회복력을 주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자기 자신과 타인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이 되는지 깊이 탐색하는 심리 자기계발서입니다. 저자는 영국의 공인 심리치료사로 사회적 약자와 이민자, 외국 생활의 고독감 등을 경험한 내밀한 고백과 임상 현장의 생생한 에피소드를 토대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흔히 오해받는 다정함의 본질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다정함이란 무조건적인 선의나 맹목적 친절이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며 경계하고 또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는 ‘단단함’과 ‘분명함’을 내포합니다. 저자는 다정함이야말로 연약함의 대명사가 아니라 삭막한 시대에 자기 존중과 타인 존중을 동시에 실천하는 선택임을 강조합니다.





책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메시지는 다정함이란 자기 고유의 목소리와 감정을 상대방을 배려해 ‘필터링’하여 세상에 내보내는 행동이라는 점입니다. 저자는 분노, 불안, 상처와 같은 감정이 솟구칠 때, 그 감정을 억압하거나 부정하는 대신 자신의 말과 행동에 옷을 입혀 더욱 온전하고 선명한 방식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거짓된 포장이나 맹목적 자기희생이 아니라, 자신을 존중하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균형 잡힌 태도입니다. 삶의 다양한 관계와 갈등에서 다정함을 선택하는 일은 결코 만만하거나 약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내적 단단함을 바탕으로 자신과 타인을 균형 있게 지켜내는 능력에서 기인한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한 다정함, 즉 자기 돌봄의 중요성을 깊이 강조합니다. “다정함이 자신을 구원했다”는 고백처럼, 사소한 일상—머리 한 번 쓰다듬고, 천천히 밥을 꼭꼭 씹어먹고, 정성스레 주변을 정리하는—의 반복적 돌봄이 곧 자기존엄을 높이고 스스로를 회복하는 여정이 되었음을 털어놓습니다. 다정함이란 결국 자기비난이 아닌 자기 용서, 완벽함이 아닌 자신을 인정하는 연습에서 시작한다는 메시지가 진하게 남습니다. 동시에 “도와달라”는 말을 용기 있게 꺼내는 것, 타인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겸손함, 작은 도움을 기꺼이 베풀고, 충동적 분노 대신 상대 역시 불완전한 타인임을 이해하는 태도가 중요함을 일깨웁니다.


이 책은 다정함이 선택의 문제임을 분명히 합니다. 단순히 환경이나 타인의 요구에 떠밀려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그리고 책임 있게–‘나는 다정함을 택하겠다’고 결심하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이는 갈등이나 오해, 힘든 관계에서도 내 감정에 솔직하게 반응하되, 상처받은 자신도 감싸 안고, 타인도 배려하며, 나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연습이자 훈련임을 저자는 임상 경험과 여러 상담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다정함을 택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임을 온전히 받아들이면서도, 세상과 타인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태도로 살아가는 아주 단단한 용기의 표현입니다.






총평하자면, 《나는 다정함을 선택했습니다》는 친절하고 연약한 성품이 아닌, 타인과 스스로를 존중하는 분명하고 성숙한 결단으로서의 다정함, 그리고 이를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에 대해 가장 현실적이고 따뜻한 지침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너처럼 상처받은 사람도 많고, 언제든 도와달라고 말해도 괜찮다”는 저자의 조언은, 혼란과 불신의 시대에 살아가는 모두에게 치유와 용기의 메시지로 남습니다. 다정함이야말로 혼자서도 세상을 견디는 힘이자, 서로의 숨은 상처를 보듬는 연대의 혁명임을 깊이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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